‘장애의 벽을 넘어 생활체육의 기쁨을 나눈다’라는 표어를 내걸고 지난 6일 잠실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열린 ‘2008 서울특별시장애인생활체육대회’. 장애인 참가자들과 비장애인 자원봉사자, 시민 등 3,500여명이 모여 화합과 소통의 한바탕 축제를 벌였다.
장애인에게 생활체육은 커다란 의미를 갖고 있다. 생활체육은 장애인 개인의 건강관리뿐만 아니라 사회참여와 욕구충족, 복지수준 향상이라는 차원에서 시대적 요구로 다가온다.
이번 대회를 성사시키기 위해서 서울시장애인체육회는 큰 노력을 기울였는데, 특히 잠실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대회를 치러질 수 있도록 한 점에 대해 장애인들은 입을 모아 칭찬했다. 하지만 조금만 더 노력했으면 더욱 더 멋진 행사가 될 수 있었는데, 몇몇 부분에서 운영의 묘를 살리지 못한 점은 아쉬움으로 다가온다.
먼저 잠실종합운동장의 장애인 편의시설이다. 잠실종합운동장은 중증장애인 접근 불가지역으로 불릴 만큼 장애인 편의시설에 심각한 문제점을 안고 있다. 장애인화장실은 이용하기 불편하고, 운동장 좌석은 휠체어장애인은 접근할 수 없다.
일부 장애인들은 왜 장애인 편의시설이 부족한 곳에서 장애인 행사를 하느냐고 불만을 토론하지만, 또 다른 장애인들은 장애인들이 편의시설이 부족한 곳에서 행사를 해야 개선책이 나오지 않겠느냐고 말한다.
장애인 편의시설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운영의 묘을 살리지 못해 장애인들 불편이 속출했다는 것이다. 먼저 오전 9시 30분에 행사를 시작한다고 공지했는데, 대부분의 장애인들이 아침 출근시간 러시 아워에 걸려 늦게 도착해 결국 오전 10시부터 시작됐다. 잠실종합운동장 지하철역에서부터 자원봉사자들이 배치돼 장애인들을 안내해 주어야했는데, 자원봉사자들은 운동장 입구 한 곳에만 몰려 있었다.
지하철역에서 가까운 주경기장 입구 남문에는 장애인화장실이 있으나 계단이 있어 중증장애인들은 전혀 이용할 수가 없었다. 계단에는 손잡이도 없고, 시각장애인들 위한 점자유도블록도 없었다.
장애인화장실 불편을 덜어주기 위해 서울시장애인체육회는 이동식화장실을 북문에 5개 설치할 계획이었으나 개막 전까지 설치가 안 되고 전기공급도 안돼 장애인들은 사용할 수가 없었다. 이곳에는 자원봉사자도 배치되지 않았고, 화장실 문제를 알리는 안내방송도 없었다. 결국 문제가 불거진 다음에야 안내방송이 나왔다.
점심시간에 도시락이 나왔는데, 중증장애인들을 위한 식탁이 준비가 안돼서 휠체어장애인들이 무릎에 도시락을 올려놓고 식사를 하는 모습이 곳곳에서 연출됐다.
이에 대해 한 참가자는 "비장애인들이 이렇게 행사를 하면 장애인 당사자들이 심각한 문제를 제기하면서 장애인단체가 행사를 하면서 장애인들에게 불편을 주고 있다"며 "비장애인들이 보면 무엇이라고 하겠는가"라고 불만을 터트렸다.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