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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위 UN CRPD 독립보고서’ 지적 쏟아져

초안 공개…50개 중 18개 조항 현황·권고 등 내용

장애여성·정신장애인 관련 ‘미흡’, ‘현실적 대안 없어’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22-05-17 17:49:09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유엔 장애인권리위원회에 제출할 유엔 장애인권리협약(UN CRPD) 독립보고서 초안에 대해 장애인 단체들의 지적이 쏟아졌다.

인권위가 국민의 인권 보호와 향상을 위한 업무를 수행하는 기관으로서 독립보고서를 발표한 것은 고무적이나 장애여성, 탈시설, 정신장애인 등 다양한 분야에서 미흡한 부분이 많다는 것.

이번 독립보고서는 협약의 모니터링 기구로서 국내법과 UN 장애인권리협약의 부합 정도를 검토하고 협약 이행과정에서의 문제점을 확인 후 장애인의 인권 및 정책의 개선 발전을 위한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작성됐다.

특히 인권위는 17일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장애인 당사자 및 장애인단체, 관계 기관의 의견을 보다 폭넓게 수렴하고자 토론회를 개최했다.

권리협약 초안 전반에 관한 외교관, 각국 대표,세계 장애대표로 구성된 유엔의 심의위원회 모습. ⓒ에이블뉴스DB 에이블포토로 보기 권리협약 초안 전반에 관한 외교관, 각국 대표,세계 장애대표로 구성된 유엔의 심의위원회 모습. ⓒ에이블뉴스DB
우리나라는 2009년 1월 10일 UN 장애인권리협약이 발효됐으며, 2014년 9월 17일과 18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1차 정부보고서를 제출했다.

정부보고서는 UN 장애인권리위원회(이하 위원회)에 협약 이행 상황에 대해 보고하고 심의를 받기 위한 절차다.

이를 통해 위원회는 ▲인권에 기반하지 않고 의료적으로만 접근하고 있는 장애인 관련법과 장애인판정 시스템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의 효과적 이행 부족 ▲장애여성을 위한 전문적 정책 부재 ▲대중교통 및 건축물에 대한 접근권 등을 지적하고 권고를 내렸다.

이후 2019년 3월 제2·3차 정부보고서를 제출했고, 위원회는 2022년 8월 15일부터 열릴 제27차 회기에서 이를 심의할 예정이다.

17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이룸센터 이룸홀에서 개최된 UN 장애인권리협약 국가인권위원회 제2?3차 독립보고서 초안에 대한 공개토론회에서 발제하는 국가인권위원회 장애차별조사과 안은자 과장. ⓒ유튜브 캡쳐 에이블포토로 보기 17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이룸센터 이룸홀에서 개최된 UN 장애인권리협약 국가인권위원회 제2?3차 독립보고서 초안에 대한 공개토론회에서 발제하는 국가인권위원회 장애차별조사과 안은자 과장. ⓒ유튜브 캡쳐
인권위 독립보고서: UN CRPD 50개 조항 중 18개 조항 28개 쟁점

발제를 맡은 인권위 장애차별조사과 안은자 과장은 제 2·3차 독립보고서 초안을 통해 우리나라의 UN 장애인권리협약 이행에 대한 현황 및 문제점과 권고안을 발표했다.

인권위의 독립보고서 초안은 UN 장애인권리협약 50개 조항 중 18개 조항 28개 쟁점으로 이뤄졌다.

구체적으로 ▲제4조 일반의무: 장애등급제 및 서비스 지원 종합조사와 ‘장애인복지법’ 15조 정신장애인 제외 조항 개정 ▲제5조 평등 및 비차별: 법원의 권리구제 및 법무부 시정명령 ▲제6조 장애여성: 장애여성 관련 다중 복합적 차별해소 ▲제8조 인식제고: 장애인식제고 ▲제9조 접근성: 대중교통·공공시설·정보 ▲제11조 위기와 인도적 차원의 비상사태 등이다.

이외에도 ▲제12조 법 앞의 동등한 인정 ▲제13조 사법에 대한 접근 ▲제14조 신체의 자유 ▲제15조 고문 등으로부터의 자유 ▲제16조 착취·폭력·학대로부터의 자유 ▲제19조 자립생활 및 지역사회의 참여 ▲제21조 의사표현의 자유와 정보접근 보장 ▲제24조 교육 ▲재25조 건강 ▲제 27조 노동과 고용 ▲제29조 정치 및 공적 생활 참여 ▲제33조 국내적 이행 및 감독 등 내용이 포함됐다.

17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이룸센터 이룸홀에서 개최된 UN 장애인권리협약 국가인권위원회 제2?3차 독립보고서 초안에 대한 공개토론회에서 토론하는 한국여성장애인연합 김혜영 사무총장. ⓒ유튜브 캡쳐 에이블포토로 보기 17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이룸센터 이룸홀에서 개최된 UN 장애인권리협약 국가인권위원회 제2?3차 독립보고서 초안에 대한 공개토론회에서 토론하는 한국여성장애인연합 김혜영 사무총장. ⓒ유튜브 캡쳐
간략한 장애여성 조항에 대한 권고안 ‘아쉬움’

한국여성장애인연합 김혜영 사무총장은 제6조 장애여성 조항을 중심으로 추가 의견과 권고사항에 대한 의견을 제시했다.

김혜영 사무총장은 “독립보고서는 정부의 장애여성 관련정책이 구체화 돼 있지 않고 정부정책과 사업에서 성인지적 관점을 기초한 장애여성 관련 통계가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면서 “이에 대한 권고로 정책전반에서 장애여성의 입장 고려, 성인지적 관점을 기초한 장애여성 관련 통계 구축 등 간략한 권고안을 제시하고 있어 아쉽다”고 꼬집었다.

이어 “장애여성의 체계적인 건강권·재생산권을 위해 감염성 바이러스, 산업재해, 교통사고, 오염된 생태계, 장시간 노동, 각종 질병과 여성 질환 등으로부터 재생산권 보장을 위한 지원정책 마련과 함께 장애친화병원의 설치·확충을 통한 건강권 시스템 구축 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100만원의 출산지원금은 장애여성의 현실을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장애여성이 임신에서 출산을 하기 까지의 과정동안 부담해야 하는 의료비용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 금액으로 책정이 돼야 하며, 장애여성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의료비 본인부담금에 대한 별도의 지원 대책도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공공기관 및 민간기관의 장애인 의무고용 중 장애여성 의무고용률 50% 할당제 도입과 성폭력·가정폭력 등 장애여성들을 위한 통합상담소 및 쉼터와 자립지원을 위한 체험홈의 설치, 평생교육권 확보를 위한 장애여성 평생교육원의 설치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17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이룸센터 이룸홀에서 개최된 UN 장애인권리협약 국가인권위원회 제2?3차 독립보고서 초안에 대한 공개토론회에서 토론하는 한국장애포럼 최한별 사무국장. ⓒ유튜브 캡쳐 에이블포토로 보기 17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이룸센터 이룸홀에서 개최된 UN 장애인권리협약 국가인권위원회 제2?3차 독립보고서 초안에 대한 공개토론회에서 토론하는 한국장애포럼 최한별 사무국장. ⓒ유튜브 캡쳐
“현실적 대안 아닌 오직 인권의 원칙·관점에서 방안 제시해야”

인권위는 독립보고서에서 탈시설 현황과 문제점에 대해 탈시설 전담기구 및 전담부서 설치, 지역사회 지원주택 및 지역사회복지서비스 확대 등의 내용을 포함하고 있음을 확인하고 정부가 장애인 탈시설 정책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언급했다.

또한 공동생활가정이 현행과 같이 거주시설에서 관리 운영되는 형식은 주거 및 서비스 통제권이 여전히 시설에 있기에 자립생활에 한계가 있음을 분명히 했다고 작성했다.

이에 한국장애포럼 최한별 사무국장은 “정부 탈시설 로드맵은 계획 달성 시점인 2041년에도 여전히 ‘24시간 지원이 필요한 장애인의 시설 거주’를 인정하고 있고, UN 장애인권리위원회에서 소규모 시설로 규정한 체험홈, 그룹홈 등을 ‘자립 주거 형태’의 일부로 여기고 있기에 탈시설 로드맵의 목표와 정책방향에 대한 긍정적 표현이 매우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동생활가정이 거주시설에서 관리운영되는 형식에는 한계가 있다’는 서술 역시 UN 인권 기준에 비춰볼 때 너무 느슨할뿐만 아니라, ‘공동생활가정’ 형태가 ‘잘’ 운영되면 탈시설의 일환인 것처럼 여겨질 수 있다는 점에서 오용의 소지가 매우 높다”고 압박했다.

아울러 “UN 장애인권리협약의 이행은 ‘좋은 시설 만들기’나 ‘장애인만을 위한 마을’ 따위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살고 있는 바로 지금 이 도시, 이 공동체에서 모든 유형·정도의 장애인이 살아갈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최한별 사무국장은 “이번 보고서는 ‘너무 많은 관계자들’을 고려한 ‘착한’ 보고서”라며 “탈시설뿐만 아니라 장애인 노동권, 이동권 등 다양한 장애인권 영역에서 ‘UN 기준은 한국 현실에 맞지 않는다’라며 현실적 대안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지만, 인권위는 오직 인권의 원칙에서, 인권의 관점으로, 한국 정부의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정확히 매핑할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17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이룸센터 이룸홀에서 개최된 UN 장애인권리협약 국가인권위원회 제2?3차 독립보고서 초안에 대한 공개토론회에서 토론하는 사단법인 정신장애인권연대 카미 대표이사 권오용 변호사. ⓒ유튜브 캡쳐 에이블포토로 보기 17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이룸센터 이룸홀에서 개최된 UN 장애인권리협약 국가인권위원회 제2?3차 독립보고서 초안에 대한 공개토론회에서 토론하는 사단법인 정신장애인권연대 카미 대표이사 권오용 변호사. ⓒ유튜브 캡쳐
정신장애인 관련 제5조·14조·15조 등 권고 ‘미흡’

사단법인 정신장애인권연대 카미 대표이사 권오용 변호사는 인권위 독립보고서 권고 중 정신장애인과 관련 미흡한 사항을 지적하고, 제언했다.

먼저 제5조 평등 및 비차별과 관련해 법원의 권리구제 및 법무부 시정명령에 대한 사례 중심의 현황과 권고를 담았지만, 장애를 이유로 한 법적차별인 성년후견제도와 비자발적인 입원 및 치료에 대해 차별을 없애고 의사결정지원제도를 마련할 것과 본인의 자유롭고 자발적인 동의에 의해 치료 및 입원이 제공되도록 하는 권고가 기재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한 제14조 신체의 자유에 관한 내용이 입원절차에 있어 불복제도 마련과 조력인제도, 보호의무자제도 폐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이지만, 행정입원 등에 대해서는 모호하나마 그대로 유지하도록 권고안이 기재돼 있다는 설명이다.

이외에도 제15조 강제치료, 제16조 착취, 폭력 및 학대로부터의 자유, 제19조 탈시설과 관련해서도 위원회의 1차 보고서의 최종견해의 내용에 전혀 부합하지 않은 내용, 장애인을 차별하는 국가제도와 관행을 그대로 용인하는 내용의 권고 등 미흡한 점이 있다는 것.

권오용 변호사는 “정신장애인의 인권 보장을 위해 인권위가 스스로 UN 장애인권리협약의 완전한 권리보장을 제한하지 않았으면 한다”며, “개방적, 포용적으로 UN 장애인권리협약의 완전한 이행을 위해 노력해달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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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민 기자 (bmin@abl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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