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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연·김성태 특수학교 건립 ‘합의’ 반발

법·행정적 불필요한 절차, 건립대가 지불 ‘나쁜 선례’

부모단체, “모든 장애가족에게 사과, 합의파기” 요구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8-09-05 14:38:32
5일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진행된 기자회견 현장.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서울지부 회원 등이 조희연 서울시교육감과 김성태 자유한국당의 특수학교 합의를 규탄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에이블포토로 보기 5일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진행된 기자회견 현장.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서울지부 회원 등이 조희연 서울시교육감과 김성태 자유한국당의 특수학교 합의를 규탄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자유한국당 김성태 의원과 강서구 한방병원 건립을 위한 학교부지 우선협조(제공) 합의를 두고 장애인부모단체가 반발하고 나섰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서울지부 등 3개단체는 5일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특수학교 건립에 대가를 지불하는 나쁜 선례를 남겼다”면서 “모든 장애가족에게 사과하고 합의를 파기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4일 조희연 서울시교육감과 자유한국당 김성태 의원은 국회 정론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강서 특수학교 설립에 대한 합의문을 발표했다.

합의문은 인근학교 통·폐합 시 해당 부지 한방병원 건립에 최우선적으로 협조(제공), 공진초 기존 교사동 활용 주민복합문회시설 건립, 신설 강서 특수학교 학새 배정 시 강서구 지역학생 우선 배정, 기타 지역주민이 필요로 하는 사항에 대한 추가협력 등이 담겼다.

조 교육감과 김 의원은 현재 특수학교 (가칭)서진학교 공사가 진행 중인 구 공진초 폐교부지를 두고 각각 다른 입장을 보여왔다. 조 교육감은 구 공진초 부지를 서진학교 건립 최적지로 설명하고, 김 의원의 국립한방의료원 공약을 겨냥해 ‘가공된 희망’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김 의원은 구 공진초 폐교부지가 보건복지부의 국립한방의료원 최적지로 선정됐다며 특수학교 대신 한방의료원이 건립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립한방의료원은 서울 강서구를 지역구로 둔 김 의원의 공약이기도 하다.

이와 관련해 지난해 9월 공진초 인근 탑산초등학교 신관 3층 강당에서 진행한 ‘강서지역 공립 특수학교 신설 2차 주민토론회’에서 부모들이 무릎을 꿇고 특수학교 건립을 호소하는 모습이 보도됐고, 우호적 여론 속에 특수학교 건립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서울지부 김남연 대표가 서울시교육청 본관으로 이동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에이블포토로 보기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서울지부 김남연 대표가 서울시교육청 본관으로 이동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하지만 합의문을 바라보는 부모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이미 건립이 결정돼 서진학교 공사가 시작된 마당에 반대 측과 ‘합의’를 하는 것은 행정적·법적으로 불필요한 절차라는 것이다.

더군다나 이번 합의는 마치 특수학교가 기피시설인 듯한 인식을 더 강하게 심고 앞으로 특수학교 건립 때마다 대가를 지불해야하는 나쁜 선례를 남겼다는 게 부모들의 설명이다.

언론 역시 부지 소유권을 가진 교육청이 어떤 권한도 없는 지역구 국회의원에게 학교 설립을 ‘결재’ 받은 모양새를 연출했다고 꼬집고 있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서울지부 김남연 대표는 “서울시교육청은 발표 전 한방부지 제공 합의에 관한 것이 무산됐다고 했으나, 당일 오후 3시 조희연 교육감과 김성태 의원이 한방병원 건립에 협조하겠다는 내용의 합의문을 발표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조 교육감은 앞으로 특수학교 건립에 반대하는 집단을 위해 대가를 지불할 것인가”라고 반문한 후 “서초구 특수학교를 두고 주민들은 땅의 등급상향을 요구하고 있다. 그들에게는 또 무엇을 대가로 줄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특히 김남연 대표는 “조희연 교육감은 특수학교 건립을 어렵게 하는 나쁜 선례를 만들었다. 서울시교육청과 김성태 의원은 불의한 합의를 철회하고, 한방병원 부지제공 등을 합의한 조희연 교육감은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윤종술 회장은 “조 교육감 입장에서는 김 의원과 합의를 아름다운 합의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김 의원이 특수학교 건립반대 과정에서 보인 작태를 보면 납득을 할 수 없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이번 합의로 인해)한국사회의 님비는 가속화될 것 같다. 특수학교를 짓겠다고 발표하면 님비세력은 나쁜 말로 개때처럼 모여 반대를 할 것”이라면서 “조 교육감은 김 의원과 합의를 철회해 장애자녀를 둔 학부모의 가슴에 대못을 박지 말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강서장애인가족지원센터 이은자 센터장은 “한방병원은 가공된 희망이라고 조 교육감이 1년전 말했다. 반대주민들의 욕설을 들으면서도 본인의 소신과 철학을 담은 메시지를 전했다. 교육감 때문에 포기하지 않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형식적으로 무릎만 꿇지 않았을 뿐, 김 의원(특수학교 설립을 반대하는 세력)에게 무릎을 꿇은 것과 다르지 않다”면서 “조 교육감이 책임있는 행동을 할 때까지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조 교육감은 사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희연 교육감이 5일 서울시교육청에서 진행된 ‘무릎 호소 그 후 1년 - 특수교육 혁신을 위한 간담회’에서 합의문 논란에 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에이블뉴스 에이블포토로 보기 조희연 교육감이 5일 서울시교육청에서 진행된 ‘무릎 호소 그 후 1년 - 특수교육 혁신을 위한 간담회’에서 합의문 논란에 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에이블뉴스
한편 조희연 교육감은 기자회견 후 진행된 ‘무릎 호소 그 후 1년 - 특수교육 혁신을 위한 간담회’에서 “서진학교 건립을 반대하는 주민과 의원도 건립에 동의하는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했다. 이 과정이 실무선에서 장애학부모님들과 소통되고 있는지 알았다. 소통이 안됐다는 말을 듣고 당황스러웠다. 너무 죄송하다”고 해명했다.

이어 “특수학교 건립을 대가로 반대급부를 내줘 동일한 반복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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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석범 기자 (csb211@abl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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