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세종청사 종합안내실. ⓒ박종태

정부세종청사 종합안내실이 장애인복지카드를 신분증명서로 인정하지 않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발생했다. 단순 실수가 아니라 행정안전부 청사관리소의 지침에 의한 것이라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대전장애인자립생활센터 정영민 소장은 지난 6일 편의시설 점검을 위해 정부세종청사를 찾았고, 종합안내실에 출입증을 발급 받기 위해 장애인복지카드를 제시했다. 하지만 직원은 신분증으로 인정할 수 없기 때문에 주민등록증 또는 운전면허증이 있어야 출입증 발급이 가능하다는 말만 되풀이 했고, 행안부 청사관리소 지침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장애인들과 종합안내실 직원 간 실랑이가 오갔다. 결국 편의시설 점검을 함께하기로 한 정부세종청사 관리 담당직원이 나와 신원보증을 한 뒤 출입증을 발급받아 들어갈 수 있었다.

이에 대해 정 소장은 “장애인복지카드도 엄연히 지방자치단체장이 발행한 것으로 신분증으로 인정을 받지 못한다는 것을 이해할 수 없고,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장애인 복지카드는 신분증명서가 아닐까? 행안부 민원과 관계자에 따르면 주민등록증, 운전면허증, 여권, 공무원증 등 국가·지자체·공공기관이 발행한 사진이 부착된 증명서는 ‘신분증명서’로 사용할 수 있다.

행안부 청사관리소는 “잘못 알고 장애인복지카드를 신분증명서로 이용 못하도록 해 불편을 준 것에 대해 미안하고 죄송하다”고 사과한 뒤 “장애인들이 그동안 광화문, 과천, 대전, 세종 등 4곳의 정부청사를 출입할 때 장애인들이 불편을 겪었는데, 연락해 곧바로 개선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세종청사 종합안내실. 이곳에서 신분증 제출후 출입증을 발급을 받는다. ⓒ박종태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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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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