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아인 다이버들의 장애 해방

장애는 환경에 의해서 규정 된다는 것을 명백히 보여주는 사례가 있다.

농아인들 중에 스쿠버 다이빙을 하는 분들이 있다. 다이버들 간에는 중요한 의사소통을 의미하는 손동작들이 있다.

예를 들면 엄지를 아래로 내리면 하강하자, 엄지를 위로 올리면 올라가자, 공기가 부족하다 등.

이렇게 음성언어를 사용하는 비농아인 다이버들은 바다 속에서 제한된 의사소통을 할 수 밖에 없다.

입에는 호스가 물려져 있고 바다속이라 입을 벌려 말을 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반면 우리 농아인들은 어떠한가.

물 만난 물고기와 다름 없다. 두 손이 자유롭기 때문이다. 깊은 바다속이라 해도 손을 사용하여 수화로 소통을 하니 육지에서 하는 대화나 바다속에서 하는 대화나 어떠한 환경적 제약도 받지 않게 된다.

그래서 마음껏 수화로 대화를 하며 바다 속을 누빌 수 있다. 그렇게 자유롭게 수화로 대화를 나누다가 비농아인 다이버들을 보면 간단한 손동작 만으로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보게 된단다.

그럴 때면 자신들이 비농아인 같이 여겨지고 바다속 비농아인들이 자신들 처지가 된 것 같아 헛웃음이 나온다고 한다.

물론 숙달 된 다이버들이야 경험에 의해 의사소통 방법이 더 다양하겠지만 아무리 그렇다 한들 바다속에서 장애 해방을 맛보는 수화사용자인 농아인들을 따라 갈 수는 없다.

깊고 넓은 바다 속, 그곳에서 장애해방을 맛보는 농아인들의 그 기쁨. 그래서 그들은 더욱 바다를 찾아가는지도 모른다.

*한국농아인협회 이미혜 사무처장이 보내온 글입니다. 에이블뉴스는 언제나 애독자 여러분들의 기고를 환영합니다. 에이블뉴스 회원 가입을 하고, 취재팀(02-792-7166)으로 전화연락을 주시면 직접 글을 등록할 수 있습니다.

-장애인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대안언론 에이블뉴스(ablenews.co.kr)-

-에이블뉴스 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 발송 ablenews@ablenews.co.kr-

이미혜 칼럼리스트
한국농아인협회 사무처장으로 근무했다. 칼럼을 통해서 한국수어를 제 1언어로 사용하는 농인들이 일상적인 삶속에서 겪게 되는 문제 또는 농인 관련 이슈에 대한 정책 및 입장을 제시하고자 한다.
저작권자 © 에이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