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직임(Movement)은 말, 얼굴표정, 행동으로 표현되지 못한(언어화/의식화) 인간의 욕구나 감정이다.” -프로이드(Freud)-

호흡, 심장박동, 얼굴표정, 일상적인 행동들은 무의식적이며 습관적인 몸의 기억으로 움직이고, 인간의 몸은 살아있는 한 잠시도 쉬지 않고 자신의 역할에 최선을 다해 움직이고 있으며, 인간은 몸속에 있는 근육이나 세포 하나하나에 살아온 감정, 생각, 역사를 담고 있다.

우리의 몸은 단지 생리적, 물리적 기능만 하는 것이 아닌 마음(mind)과 정신(soul)이 끊임없이 상호작용을 하고 있다. “마음이 움직이면 몸이 움직이고, 몸이 움직이면 마음도 움직인다”라는 말처럼, 몸이 아프면 마음이 약해지고 마음의 상처를 받으면 몸의 면역성이 떨어지는 것과 같이 몸과 마음은 상관성이 깊다.

또한 내면에 존재해 있는 심리적 갈등을 외부로 표출시켜 줌으로써 긍정적인 신체구조에 대한 자각을 도와주고, 자연스런 호흡과 표현으로 근육의 긴장으로부터 이완의 반복을 깨닫게 함으로써 신체 움직임이 조화로운 통일감을 느끼게 한다. 이렇게 우리는 몸을 통해서 존재를 확인하고 살아있음을 확인 하게 된다.

신체상(Body Image)은 우리가 살아온 역사를 반영해 준다. 장애인들의 신체상은 선천적, 후천적, 장애등급, 유형, 발생 시기, 원인에 따라 다양한 영향을 미치며, 사고나 질병으로 변화된 신체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본래 가지고 있던 신체상의 갈등심리를 보인다.

심리적 갈등상태로 인한 신체의 긴장은 정서를 더욱 억압하며, 지속적인 신체의 근육 긴장상태는 갈등을 더욱 고조시켜 그로 인한 신체의 왜곡(歪曲)된 상(image)과 기능을 저하(低下)시킨다.

그러나 예술의 창조적인 과정은 인간의 회복뿐만 아니라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 다양한 유형의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예술의 치료적 가치를 발견할 수 있는 방법으로 자신의 재능과 상상력,

그리고 독창성을 사용하며, 장애로 변화되거나 왜곡된 자신의 신체상을 올바르게 변화시키고, 심리적, 정서적으로 갈등상태를 해소, 장애수용, 신체만족도, 신체의미에 긍정적 역할을 한다.

신체의 표현적인 움직임을 통해 무의식속에서 억압하는 갈등요인들을 전이(轉移)시키고, 심리적 정화(淨化)를 느껴 정서적, 감정적 심리가 안정을 되찾을 수 있으며, 자아의 자발적이고 창조적인 움직임을 통한 내면적 표현을 발견할 때 신체자아의 인식과 신뢰를 촉진시키고 혼동된 자아개념을 재정립할 수 있게 된다.

몸이 뒤틀리고 척추가 휘어진 마네킨이 설치될 패션스토어 제작을 위한 장애인 모델들 ⓒhttp://blog.naver.com/stussy9505/60204999678

인간은 본질적으로 타고난 자기 리듬이 있으며 리듬을 가진 움직임을 춤(Dance)이라고 한다. 모든 일상적인 움직임은 리듬을 갖기 시작하면 춤이 될 수 있고, 이 리듬적 움직임(춤)을 통해서 나타나는 감정표현이나 이미지들은 카타르시스(정화)작용을 해 주기도 하고, 창의적인 에너지로써 전이되어 예술적인 승화를 이루어 낼 수도 있다.

또한 춤은 신체적, 정신적인 외상을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 자신들의 통찰력을 증가시키도록 도와줄 뿐 아니라 스트레스와 상처가 된 경험들 앞에 더 굳세게 맞설 수 있도록 창조적인 경험을 통해 긍정적인 삶의 기쁨을 느낄 수 있도록 도와준다.

내 몸과 만나고 타인과 함께 움직이면서 리듬을 나누는 그 과정 속에서 자신에 대한 인식과 통찰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스스로 관찰하고 탐색하게 된다. 실제적인 우리 몸과 함께 여러 가지 표현예술(그림, 음악, 춤, 드라마) 치료요법들은 우리를 근본적인 의식과 무의식의 다리를 놓으며 자기 치유가 된다. 그리고 그것은 사회와 문화 속에 적응하면서 변화한다.

춤은 단지 몸만 움직이는 것이 아니다. 우리의 모든 움직임이 리듬과 만나 춤이 되고, 춤은 우리 안에 삶의 상처를 만나 치유와 변형이 일어나 새로운 생명력을 얻는다. 그리고 그것은 형식적인 춤이 아닌 나의 삶의 춤이 되는 것이다.

언어를 넘어선 몸의 움직임은 조율을 통해 생각의 한계를 넘어 말이 아닌 또 다른 언어로 생각을 경험하게 한다. 어릴 적의 심리적인 상처, 외로움, 이별, 장애 등, 우리의 상처는 마음에만 기록되어 있지 않고, 머리에게 발끝까지 다양한 형태로 우리 몸에 흉터처럼 남아 있다. 우리는 확인해야 한다. 그리고 이제 몸이 들려주는 움직임의 속삭임과의 만남은 또 다른 언어로 나를 춤추게 하라!

다음 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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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위에서 춤을 추는 무용수에서 교통사고로 손가락 하나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는 전신마비장애인이 되었고, 재활치료로 만난 그림은 제2의 새로운 인생을 살아가게 하였다. 현재는 아내, 엄마, 화가, 임상미술치료사. 한국장애인표현예술연대 대표... 예술을 통해 꿈, 희망, 도전 할 수 있는 교육, 전시, 공연기획, 제작을 하며 많은 사람들에게 꿈과 희망을 전하는 기획자, 강연자로 활동하고 있다. 이번 칼럼에서는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예술과 장애, 세상과의 소통, 나의 내면과의 화해를 통해 힐링 할 수 있는 다양한 예술과 예술가들의 이야기를 소소하게 풀어내며, 그 안에서 나를 찾고 감동과 눈물로 또 다른 삶의 경험을 통해 꿈과 사랑 그리고 희망을 전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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