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가나가와현에 있는 지적장애인 시설에서 지난 26일 새벽 전직 종사자였던 우에마쓰라는 26세 청년에 의해 45명의 장애인들이 흉기에 찔려 그 중 19명이 사망한 사건이 있었다. 그는 대마를 투약한 것으로 의심받은 적이 있었고, 그것으로 인해 강제입원을 당한 적이 있다. 그리고 그는 무직자였다.

그가 장애인시설에서 일을 할 당시에도 장애인은 안락사하는 편이 낫다거나 장애인들은 살처분 해야 한다는 등의 말을 한 적이 있다고 한다. 이런 말을 한 사람이 장애인거주시설에서 일을 했다는 것이 놀랍다.

사전에 이런 사람은 종사할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어야 했다. 근무 중에 이러한 인격이 발견되어 그만두었는지는 모르겠으나, 사전에 그러한 인권불량자를 거를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것도 문제이다. 어쩌면 이 시설에서 이런 말을 해도 웃고 넘어가는 분위기였는지도 모른다.

한국에서는 장애인시설에서 종사자 임용에서 인권불량이나 비윤리성을 검증하는 방안이 있을까 생각해보면 역시 무방비상태라 결론지을 수 있다. 어쩌면 장애인시설에서 근무하기 전에는 비윤리적 생각을 하지 않았으나, 근무하면서 나태하고 무뎌져서 시설 환경이 그러한 생각을 가져도 되도록 제공했을지도 모른다.

종사자들이 6명이나 근무를 하고 있었고, 유리창을 깨고 침입을 하여 50분이나 난동을 부리고 살인극이 일어났음에도 시설은 아무런 방어를 하지 못했다. 직원 두 명은 제압당하여 묶여 있었다고는 하나 다른 직원들은 누구도 이를 막거나 장애인을 보호하지 못했다. 이러한 엄청난 상황을 외부에 알릴 수 있는 시스템도 없었다. 종사자들은 자기 살기에 바빴다.

사건 시작 40분이나 지나 한 직원이 외부에 있는 다른 직원에게 SNS로 사건을 알렸고, 경찰은 범인이 밖으로 나가 사건이 종료된 후 10분이 지나서야 도착했다. 여기서도 이러한 긴급 상황에서 왜 종사자가 바로 경찰에 신속하게 신고하지 못했는지 의문이다.

범인 우에마쓰는 중의원에게 살인을 할 계획을 암시하는 편지도 보냈고, 경찰에서는 경비를 강화하는 조치를 취했지만 사건을 막지 못했다.

일본 언론에서는 정신적 장애를 가진 사람으로 범인을 몰고 있으며, 강제입원을 한 사람이 퇴원을 하여도 추적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사전에 예고했다는 것은 장애인의 삶이 무의미하여 죽이겠다는 것이 아니라 자기 존재나 원한을 알리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우애마쓰는 휠체어에 묶여 사는 것이 무슨 행복이 있는가라는 위험한 발언으로 해직당하고 중의원에게 보낸 범죄 사전 예고 편지로 인해 강제입원되었다고 이야기가 맞추어지고 있는데, 강제입원의 원인은 대마흡입이었고, 그것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나 풀려났다.

우에마쓰는 비참한 장애인시설에서 인간의 권리를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살아가는 모습을 보고 장애인들이 사육을 당하는 무의미한 삶보다 차라리 존엄사가 낫다고 생각한 것인지, 아니면 지적장애인은 인간이 아닌 것처럼 보아 살처분을 이야기한 것인지도 판단할 수는 없으나 언론은 후자로 확정하여 보도하고 있다. 그리고 지적장애인시설이라 하면서 중증 지체장애인들을 이야기하고 있어 일본 언론은 혼선이 있다.

우에마쓰가 처음에는 장애인의 인간성을 제대로 인정하지 못하는 시설에서 마치 장애인편에서 한 말이었으나, 오랜 실직과 마약으로 인한 강제입원 등으로 반사회적 감정이 이상적으로 성장하면서 가장 약자인 장애인을 해하는 것을 범죄가 아닌 것이거나, 보복의 일종으로 혼돈했을 가능성이 전혀 없지는 않다.

강제입원이 오기를 키워 실행을 감행하게 했을 수도 있다. 그가 마약성분이 검출되어 강제입원되었다가 재검사에서 검출이 되지 않아 퇴원되었으니 자신이 강제입원을 당하면서 악만 남고 사회에 주목을 받을 만한 악을 실행하고픈 유혹이 촉진되었을 수도 있다.

장애인이 가해자가 되면 장애인 전체를 예비 범죄자나 위험인물로 지목하여 밖에 나오지 못하게 하거나 격리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데 오히려 비장애인들이 강력범죄를 더 많이 저지르고, 이번 사건 역시 비장애인이 한 것이므로 위험한 사람이라 격리해야 한다는 주장에 맞추어 보면 비장애인들이나 종사자들을 격리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단순 격리라는 절차는 해결책이 아니다. 시설의 문제를 행정처분으로 해결된다고 믿고 할 일을 다 했다는 것이 얼마나 심각한 문제인가를 여실히 보여주는 사건이기도 하다.

지적장애인시설에서 인권문제가 조사되면 종사자들은 그러한 조사에서 문제의 발언을 한 사람을 거짓말을 너무나 잘하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장애인들은 거짓말을 밥 먹듯 한다고 한다.

그래서 시설 이용자 장애인들을 종사자들이 아무리 잘 해 주어도 자신을 괴롭힌다고 말한다는 것이다. 왜 그런 거짓말을 한다고 생각하느냐고 물으면 애정결핍으로 주의를 받고 싶어서이거나 습관적으로 하는 것이라고 한다.

실제로 점심을 먹었음에도 밥을 먹었느냐고 물으면 마치 중증 치매환자처럼 밥을 안 주었다고 말하는 장애인을 만난 적이 있다. 반찬이 무엇인가는 전혀 기억도 하지 못하는 자라 밥을 먹은 것을 잊어버린 것은 아닐까 생각했고, 그냥 웃어 넘겼는데, 종사자들은 저런 거짓말이 밥뿐이겠느냐며 항상 거짓말만 한다고 했다.

시설에서 전원조치된 장애인에게 전에 생활하였던 시설에서 매일 전화를 하여 그 장애인은 거짓말을 잘 하니 조심하라고 전하는 경우가 있었다. 그런데 오히려 장애인은 참으로 거짓말을 잘하는 자는 종사자라고 말했다.

엄마도 아닌데 엄마라고 부르라고 한다고 했다. 주지도 않은 용돈을 매주 준다고 인권조사원에게 답하라고 시켰단다. 장애인들에게 ‘너희들 때문에 너무 힘들다’고 노래를 하면서 장애인을 사랑하고 장애인을 위해서 늘 일한다고 한단다.

세상은 너무 무서운 곳이고 안전한 곳은 시설밖에 없다고 했단다. 늘 꿀꿀이죽을 주면서 자격증을 가진 전문가가 해 주는 음식이란다. 가족이 자주 오면 정을 떼지 못해 적응하기 어려우니 오지 말라고 하면서, 누군가 왜 가족이 자주 오지 않느냐고 물으면 가족이 피한다고 말한단다.

텔레비전 뉴스를 보고 일본의 장애인시설에서 종사했던 사람이 살인을 저질렀다고 말하니까 장애인을 돌보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줄 아느냐며, 몇 년 동안 시설에서 있으면 다 제정신이 아니라고 했단다.

우에마쓰는 마약을 하지 않았음에도 검사의 오류로 강제입원 당했다가 풀려났고, 나치즘 발언으로 실직 상태가 되고 사회에서 기피하는 망상증 환자가 되자, 사회에 대한 복수심이나 원망이 커져 르상띠망(니체가 말한 원한)으로 인해 묻지마 범죄를 저질렀으나 그 대상이 가장 약자인 집단 중에서 자신이 알고 있어 생각나는 자를 대상으로 삼았을 수 있다.

어쩌면 시설에서의 종사경력은 대상선정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으나, 장애인의 살처분은 과장된 끼어 맞추기가 되어버렸을 수도 있다. 문제는 엄청난 희생과 피해를 입은 그 시설에 종사자의 환경이나 분위기가 비인권적인 데에 문제가 숨어 있을 수 있다.

다만 단순히 사건만을 전하거나 과거의 발언과 연결지어 만들어진 이미지(나치즘, 정신질환자, 마약자) 속에 사실이 왜곡될 수도 있다. 문제는 다양한 가능성이나 진실을 보다 심도 있게 분석하지 않고 믿게 만드는 언론도 거짓말을 생성할 수 있다. 그렇게 단정하고 근본적 해결 없이 넘어가면 안 된다.

장애인을 거짓말쟁이로 낙인찍고 많은 사람들에게 그렇게 알리는 것이 장애인의 정체성이나 자아존중감을 상실시키고 스스로도 그런 존재로 각인되게 만들어 심리적 재활을 불가능하게 만들어버릴 수 있음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 이것이 정신적 나치즘이고 숨어 있는 ‘T4 계획’이다.

거짓말을 해도 장애인을 지지하고 원인을 찾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한데, 오히려 일반화하고 그런 존재로 규명하고 그것으로 인해 선입견을 가지게 하여 친분관계의 형성이나 진실한 의사소통을 막아버리는 종사자가 무의식 속의 거짓말일 수 있다.

시설은 얼마나 안전한가? 시설은 얼마나 꿈을 키워주는가? 시설은 얼마나 사람들을 존엄하게 여기고 존중하고 귀하게 여기는가? 일본 가나가와현 시설에서와 같은 끔찍한 사건은 국내에서는 일어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장애인을 귀하게 여기는가는 우리도 반성해 보아야 한다.

적어도 장애인을 거짓말쟁이라고 소개하는 시설은, 그래서 자신들의 치부를 은폐하는 시설은 장애인의 미래를 죽이고 있음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 우생학이나 나치즘이 8만 장애인을 살해하였음을 비판하기 전에, 일본의 시설에서의 살인사건이 충격적이라고 받아들이기 전에 현재의 시설이 육체적 살인은 하지 않아도 정신적 살인은 하고 있는 경우가 얼마든지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후원금 모금의 소재로 활용되거나 얼마나 시설에서 잘하고 있는지 전시하기 위해 장애인을 이용한다면 우리가 장애인을 살인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어느 시설에서는 봉사자나 후원자 방문이 있는 날은 대청소와 새 옷 갈아입기를 하고 있다.

손님이 오는 날 입는 옷이 따로 있는 시설이 있다. 그 옷을 입히면 장애인들은 오늘 손님이 오는 줄 안다고 한다. 손님이 오는 날은 음식도 달라서 좋지만 사전교육과 청소 등으로 며칠이 괴롭단다. 종사자가 먹는 식당이 다르고 이용자가 먹는 식당이 다르다고 한다.

우리는 한 범죄자를 이해할 수 없는 변종이나 대마나 정신질환으로 몰아버리기 전에, 문제인간이라 정의하고 강제입원시키는 행정 처리를 강화하기 전에 근본적인 문제를 고민해야 한다.

이것이 일본과 한국의 시설의 문제이다. 삶의 질을 보장하지 못하여 르상띠망을 해소시키지 못하는 사회는 갈등과 범죄는 절대로 해결하지 못한다. 1995년 일본의 도쿄 지하철 독가스 살포사건이 바로 옴진리교 시각장애인 교주의 르상띠망에 의한 것이었고 다시 그런 사건이 일어난 것이다.

인권은 초법적 윤리이고, 인권침해는 좌절과 원한을 만든다. 독나무가 독과실을 만드는 것이다. 언론이나 일본 정치인들이 범인을 별종으로 몰아버리면 독은 전혀 해소되지 못하고, 강력한 조치는 공염불이 될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사건보다는 시설에서의 숨겨진 불편에 집중해야 한다. 독이 있는 나무는 줄기를 자른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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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인환 칼럼니스트
현재 사단법인 장애인인권센터 회장, 한국장애인고용안정협회 고용안정지원본부장을 맡고 있다. 칼럼을 통해서는 아·태 장애인, 장애인운동 현장의 소식을 전하고 특히, 정부 복지정책 등 장애인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이슈에 대해 가감 없는 평가와 생각을 내비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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