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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들이 준 선물, 대한민국 공무원상 대상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5-02-02 15:54:04
내가 특수교사로 존재할 수 있는 것은 우리 장애아이들 덕분이다. 우리 아이들이 있기에 내가 있을 수 있는 것이다.

우리는 내가 왜 이 자리에 있을 수 있을까? 내가 무슨 일을 하는 것일까? 의 정체를 확실하게 정립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자칫 잘못하면 모든 것을 망각하고 나 자신만을 위하여 사고하고 행동하기 때문이다.

나는 특수교육을 하면서 첫째도, 둘째도, 끝에도 나의 대상은, 나의 고객은 우리 아이들임을 잊지 않고 교육하였다. 이것은 진로직업교육을 하면서 더욱 확실해졌다.

직업훈련을 하여 적성과 능력을 알아내고 사업체 개발을 하면서 교사가 하지 않아도 될 일을 왜 하느냐고 비난과 질책이 쏟아질 때 흔들리지 않고 바른소리를 낼 수 있었던 것은 나를 바라봐 주었던 우리 아이들의 맑은 눈망울이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 아이들이 일 할 장소를 내 눈으로 확인해야만, 그리고 내가 그 일을 해 봐야만 아이의 손을 잡고 일을 가르칠 수 있었던 것은 오직 아이들만을 보았기 때문이다.

아이들의 맑은 눈망울을 보면서 약속했다. ‘선생님은 너희들과 함께 할 것이고, 너희들이 재미있어하는 공부를 만들어서 신나게 공부하도록 할 거야. 너희들도 나랑 함께 할 거지?’

“우리 일해서 돈 벌고 부모님께 의지하지 말고 스스로 살아야지! 돈 벌어서 먹고 살고,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즐겁게 살고, 사회 속에서 살면서 장애를 최소화해야지!”

아이들은 나를 빤히 쳐다보며 “선생님 일이 뭐에요? 선생님 취업이 뭐에요?" 라고 묻는다. 아이들은 나의 열정과 소신에 매료되었고, 신나고 즐거운 공부를 했다.

학교 오는 것을 행복해 했고 지각을 일삼던 녀석도 새벽같이 등교했다. 아이들은 내가 쏟은 만큼, 내가 준 사랑의 크기보다 더 큰 사랑과 믿음으로 답했다.

”화분에 물 주세요.” 라고 말하면 비가 오는 날에도 물을 주는 우리 아이들! 얼마나 예쁜지 그 성실함에 감탄하며 나는 힘을 내고 달렸다.

가장 가까운 곳에서 소수의 교사들이 나를 미친 교사라고 손가락질 했고, 관리자들은 사고의 위험성을 걱정했기에 나를 피해서 다녔고, 사회는 아직 어두워서 발을 헛디뎠다가는 천 길 낭떠러지로 떨어질 듯하고, 여기저기가 모두 두꺼운 벽이었다.

산을 오르되 험하다고 어렵다고 되돌아오지 않았다. 험한 산에서 정상을 올라본 사람만이 어렵고 힘든 산의 흥미와 가치를 안다. 속도를 늦추어보고, 돌아가 보기도 하고, 방법을 찾느라 고민해보고, 뾰족한 가시에 찔려도 보았으나 나를 믿고 함께하는 아이들이 있기에 정상을 놓친 적이 없다.

내가 길을 잘못 걸어가면 우리 아이들이 실패의 상처를 안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발을 내딛지만 아이들에게 미안한 일도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멀고 긴 산길을 오르고 내리며 마침내 정상에 도달했을 때 비 오듯 흐른 땀은 시원한 정상의 산바람에 한순간 날릴 수 있었으며, 그 상쾌함은 산 아래 저 넓은 들판과 마을에 퍼져나간다.

“선생님, 저 아이들이 왜 장애인이에요? 저렇게 일을 잘하는데 누가 장애인이라고 하나요?”

우~~와! 내가 듣고 싶었던 말, 그렇게 고대했던 말들이 쏟아져 들려온다. 그래 우리 아이들이 왜 장애인인가요? 어려움 없이 잘 살고 있는데요. 장애를 최소화하고 사회 속에서 스스로 자립하여 살아가는데 왜 장애인인가요?

아닙니다. 일반인과 다르지 않습니다. 결혼도 하고 자녀도 낳고 기르면서 잘 살고 있습니다. 먹고 싶은 것 먹고, 하고 싶은 여가생활도 하고 부모님 노후도 걱정하는데 누가 우리 아이들에게 장애인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우리 아이들은 나의 소신에 답례를 했다. 이 사회 속에서 어려움을 이겨내고 당당히 사회인으로 자립하여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준 것이다. 나의 손을 놓지 않고 끝까지 함께 해 준 우리 아이들은 나의 스승이다. 나를 이렇게 키워주었으니 그 이상의 스승이 있으랴!

초등시절 앓은 척추결핵은 나를 지체장애인으로 만들었지만 나는 장애를 딛고 일어섰다. 장애 대신 기를 수 있는 것은 ‘성실’이었고, 하고자 하는 일에 있어 어떤 어려움도 나에게 걸림이 되지 않았고 오히려 나를 단단하게 만들어 준 고마운 촉진제가 된다.

장애가 있었기에 사랑스러운 우리 아이들을 만났고 함께 울고 웃고 한 아름다운 나의 생을 꾸릴 수 있었다. 예전에는 하늘의 밝은 빛이 두려웠으나 우리 아이들을 만난 후부터는 시간이 짧고 해가 긴 여름이 좋아졌다.

나에게 장애는 내 인생을 가치 있게 만들어 준 값진 것이기에 사랑하고 사랑한다. 어려움이 없었다면 오늘의 나는 만들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대한민국 공무원으로서 부끄럼 없이 살았다. 이제는 내 자신을 돌아보며 칭찬하고 싶다. ‘참 대견하게 살았어요.’

우리 아이들이 나에게 준 소중한 선물을 오래 간직하며, 장애인과 일반인이 평범하게 살아가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오늘도 발걸음을 재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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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황윤의 (hwang926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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