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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지역 장애아동, 갈 곳이 없다

교육과 치료 접근권, 선택권 제약 심각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3-03-12 10:24:36
요즘 이제 갓 초등학교 2학년에 올라 간 원기(10세, 뇌병변 1급)의 중학교 진학문제로 우리 부부는 이런 고민을 많이 나눈다.

"원기에게 맞는 적절한 교육을 받기 위해서 인근 대도시로 이사를 해야 하는가?"

이게 아니고는 솔직히 현재 지역에서는 특수학급 진학이란 방법만이 유일한 선택이다.

특수학교가 거의 없는 농촌지역에서 유일하게 특수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특수학급이란 것이 장애유형 그리고 장애정도와 무관하게 다수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운영되고, 그마저도 학급과 교사가 부족하여 장애아동의 개별적인 교육효과가 제대로 성취되기가 어렵다.

또한 거주지로 국한된 지역 내에서 학교를 선택해야 하는 제한점으로 인해 원하는 학교로의 진학과 전학을 어렵게 하는 것도 현행 제도의 한계점이다..

어느날, 평생을 고향에서 살아온 장애자녀를 둔 고향선배가 이런 고민을 전한 적이 있다.

"나와 우리 아이는 함께 살고 싶다. 그래서 집에서 대중교통으로 통학을 하려고 하니, 통학시간에 맞는 버스시간대가 없더라. 마침 인근 대도시에 대중교통으로 통학이 가능하고 마음에 드는 학교로 전학을 하려니, 지역이 달라 주소지를 옮기는 등 이사를 해야 한다고 하더라. 장애자녀의 교육에 대한 고민거리도 많은데 학교를 선택하는 데 있어 이러한 불합리한 점이 과연 말이 되는 소리인가?"

이해가 안된다. 실제 필자도 원기가 진학하길 원하는 상급학교로 가려면 고향을 떠나야 한다.

물론 학교입장에서는 효율적인 운영계획을 위해서 정확한 수요 파악이 필요하고, 그에 따른 예산계획 및 집행도 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하더라도 가뜩이나 부족한 특수학교를 선택한다는 것 자체가 여러 모로 불합리한 점이 많은 게 사실이다.

우리 부부는 방학이 두렵다. 농촌지역 장애아동은 방학이면 집 외에는 갈 곳이 거의 없다. 원기의 양육문제로 직장을 구하지 못하여 간간히 파트타임으로 일을 해 온 와이프는 긴 방학으로 인해 일을 그만두게 된다.

장애아동처럼 학원을 다니거나 캠프와 체험활동을 할 수 있는 기회도 잘 없다. 그래서 방학동안 원기는 거의 집에서 TV를 보며 지내는 경우가 많다.

TV속의 만화영화를 보며 웃는 원기를 보면, 흐뭇하다기보단 슬픈 마음이 먼저 든다. 가끔 이럴때면 직장을 그만두고 방학동안 원기와 여행을 다닐까 하는 생각도 많이 가지게 된다.

장애아동치료의 현실도 마찬가지이다. 장애인복지관이나 관련 기관이 있는 지역이면 그나마 낫지만, 그조차도 없는 지역은 부모들이 아이를 등에 업어 버스를 타던지 차에 태우던지 해서 인근 지역으로 가서 교육과 치료를 받는다.

원기도 몇 년전까지는 그렇게 했다. 당시 아침에 원기를 어렵사리 깨워 인근 대구로 가서 몇몇 기관에서 치료를 받고 오후 늦게나 집에 돌아온다. 집에 돌아오면 아내와 원기는 녹초가 된다. 그나마 승용차이 있는 우리 가정은 낫다. 승용차조차 없는 장애아동 가정은 엄두도 못 낼 일이다.

지역별 장애연령 분포를 보면 농촌지역은 장애아동의 분포가 적다. 이는 장애발생율이 적다기 보다 교육과 치료를 위해 평생을 살아온 고향을 떠나는 영향도 매우 크기 때문이다.

이제 원기의 중학교 진학까지 5년이란 세월이 남아 있다. 길고도 짧은 기간이다. 우리 부부는 벌써부터 5년 뒤 미래를 걱정하고 있다. 지금 상황이라면 5년 뒤 우리 가정은 가족간 이별을 해야 하거나 평생을 살아온 고향을 등져야 할 것이다.

정부와 사회는 농촌지역 장애아동의 교육과 치료 접근권의 현실을 심각하게 받아들여, 보편적인 교육권 확보가 실현될 수 있도록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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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김학천 (rehab7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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