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칼럼에서 성문화체험관을 이용한 성교육이 장애인들에게도 효과적이라고 이야기 한 적이 있다. 성문화체험관은 특히, 강의식이나 설명식 교육이 힘든 장애인들에게는 더욱 효과적일 것이다.

지난 칼럼에서도 이야기했다시피 유아와 장애인을 위한 성교육체험관으로는 경기도 시흥의 <뭐야 체험관>과 대구의 <소우주 체험관>이 있다.

그러나 아쉽게도 그 유형과 대상을 유아와 지적 자폐성 장애인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지체 및 뇌병변 장애인들이 체험교육을 받기에는 내용과 수준이 맞지 않는 것들이 있다.

성문화 체험도 비장애인과 함께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비장애아동청소년들이 체험교육을 받는 체험관에 편의시설을 갖춰서 지체 및 뇌병변 장애아동청소년들도 함께 체험교육을 받도록 하는 것이다.

성문화체험관도 장애인차별금지법에 적용받는 시설이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할 것이다. 다만 90년대 후반이나 2000년대 초, 중반에 지어진 성문화 체험관들이 문제다.

필자는 연수 과정에서 모두 3곳의 체험관에 가볼 기회가 있었는데, <뭐야 체험관>을 제외하고 나머지 두 곳은 엘리베이터가 없었다. 한 곳에서는 등에 업혀가며 힘들게 체험을 했고, 또 다른 한 곳에서는 아예 체험을 하지 못했다. 그 곳에서 편의시설에 대해 질문을 했다가 건물이 오래돼서 엘리베이터를 설치할 수 없다는 답변만 들었다.

체험관 시설은 차이는 있지만 일반적으로 4가지 경우로 나뉘는데, 성의 개념, 생애주기별 몸의 변화, 생명의 소중함, 성문화와 성적자기결정권 등으로 분류된다.

체험시설 중에는 생명의 소중함과 자궁안이 편안함을 알게 하기 위해 자궁 안에 직접 들어가 볼 수 있도록 하는 <자궁방> 이라는 시설이 있지만 휠체어를 타고 들어가기에는 다소 좁다. 좀 더 크고 넓게 만들면 휠체어장애인도 함께 체험이 가능할 것이다.

또, 4면이 거울로 꾸며진 작은 방안에 보통사람의 키를 기준으로 다양한 모양의 성기를 붙여 놓아서 몸의 다양함을 알 수 있도록 하는 <거울방>도 있다. 하지만 역시 휠체어는 들어갈 수 없을 정도로 좁다. 필자도 거울방에는 들어가 보지 못했다.

<거울방>의 경우 물론 남녀의 방이 따로 분리되어 있다. 남성은 성기 크기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버리도록 하고, 여성은 자신의 성기에 관심을 갖게 하고 소중함을 알게 하기 위함이다.

기타 다른 시설들이나 교구들은 보조해주는 사람만 있다면 휠체어장애인도 충분히 체험해 볼 수 있는 것들이다.

성문화체험도 성교육 내용과 마찬가지로 장애아동청소년들에게 추가적으로 실시해야 한다.

다만 강조해야할 부분은 강사 연수나 보수 교육 등을 실시하여 장애청소년 성문화체험에 필요한 사항들을 강사들이 제대로 습득한다면 무리 없이 체험교육을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지적자폐성 장애인의 경우는 단기간에 연수나 보수교육으로는 힘들겠지만)

더불어 비장애인들의 경우에도 성문화 체험관 교육은 초등학생부터 대학생까지 전 연령이 이용 가능하다 . 물론 연령에 따라 체험하는 코스나 교구 교육 내용은 다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장애인이 이용 가능한 성문화체험관이라면 대부분의 비장애인들도 이용 가능할 것이다.

우리나라에 모든 유형의 장애인이 이용 가능한 성문화체험관이 각 지역에 건립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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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개월 미숙아로 태어나 뇌성마비라는 장애를 갖게 됐다. 어렵게 대학을 졸업하고 다음 인생을 고민하던 중 인터넷으로 장애인시설에 근무하던 한 여성을 만나 그곳에 있는 한 남성생활인과의 고민을 들어주다 호감을 느끼게 됐다. 거절당했지만 그것을 계기로 장애인 성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다. 장애인푸른아성 회원을 거쳐 활동가로 일했고, 프리랜서로 지체 및 발달장애와 중복되지 않는 뇌병변장애인을 대상으로 하는 성교육 강사이자 장애인 성 분야 활동가다. 현재는 장애인푸른아우성카페 운영자와 장애인성재활네트워크모임에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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