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국민은 ~’ 누구나 다 아는 헌법 전문의 첫 문장이다. 이렇게 시작되는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으로서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오는 나라이다.

헌법 제10조는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고 되어 있다. 그런데 기본적인 인권을 가지기 위해 인간의 생존권은 확보되어야 할 것이다.

간혹 생존권이라는 의식주도 확보되지 못한 사람들도 있기에 헌법 제34조 ‘모든 국민은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가진다.’에 근거하여 기초생활보장법이 시행되고 있다.

그러나 의식주가 인간의 생존권이라고는 하지만 사람이 밥만으로는 살 수가 없다. 수면욕 식욕 성욕 등 욕구는 사람에 따라 다를 수도 있겠지만 우선순위를 따질 수가 없는 인간의 본성이자 본능이다.

맹자(孟子)는 생지위성(生之謂性)으로 타고난 그대로가 본성(本性)이라고 했다.

간혹 장애인은 본성도 없는 사람처럼 무성(無性)으로 취급하는 경우도 있어 어떤 이들은 ‘장애인도 사람이다’라고 항변하기도 한다.

장애인도 인간의 3대 욕구 즉 수면욕과 식욕과 성욕이 충족되는 생활을 원한다는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들로 가족을 구성하고 싶은 평범하고 당연한 본능이 장애인에게는 이루어 질 수 없는 꿈이 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기도 하다.

어떤 사람들이 ‘꿈은 이루어진다’고 했지만 모든 꿈이 반드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닐 수도 있다. 장애인이라서 사랑하는 사람들과 부부의 연을 맺기가 어려워지자 더욱 더 그 욕구에 집착하고 갈망하게 된다. 그래서 장애인 단체 등에서는 결혼주선이나 성에 대한 고민을 나누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기도 하지만 현재까지 뚜렷한 대안은 없는 듯하다. 그러자 기다림에 지친 장애인들은 이상한 곳으로 향하게 되었다.

얼마 전 필자가 만난 한 남성 장애인은 채팅으로 만난 여자가 알몸을 보여 달라고 하자, 그 여자의 알몸도 볼 수 있을 거라는 기대에 부풀어 자신의 알몸을 여자에게 보여 주었다.

그것이 또 하나의 족쇄인 줄은 그 때는 몰랐다. 그 남성 장애인은 여자의 알몸은 보지도 못 한 채 스마트 폰으로 여자에게 보여 준 자신의 알몸이 미끼가 되어 ‘돈을 주지 않으면 이 알몸 영상을 친구들에게 보내겠다.’는 협박을 받았다.

그 남성 장애인은 처음에는 약간의 돈을 주기도 했으나 요구하는 돈의 액수가 점점 많아지자 형제들이 이를 알고는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경찰에 신고했다고 하였다. 그 남성 장애인은 자신이 실수를 했으므로 뭐라고 말도 못하고 한참 지난 후에 그의 형님이 필자에게 그간의 상황을 설명하면서 동생의 어리석음을 한탄했었다. 형님이 경찰서에 가보니까 이런 일이 많더란다.

필자는 그 얘기를 들으면서 이미 지난 일이고 그 장애인이 굳이 밝히고 싶어 하지 않아서 그냥 덮어 두었는데 며칠 전 뉴스를 보면서 다시 한 번 그 때 일이 떠올랐다.

채팅으로 알몸을 보여준 남성들을 촬영한 뒤 이를 퍼뜨리겠다고 협박해 돈을 뜯어온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는 것이다.

뉴스에서는 남성을 장애인이라고 특정 짓지는 않았지만 여성이 알몸 채팅을 원하면 남성이 거리낌 없이 옷을 벗고 자신의 알몸을 채팅 중인 상대에게 보여준다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상대 여성은 목소리를 변조한 남성이었고, 보여준 영상은 인터넷에 떠도는 음란물이란다. 더구나 알몸 채팅을 요구했던 상대방은 엄청난 전화번호 목록을 보여 주면서 알몸 영상을 뿌리겠다며 남성들을 협박해서, 5백여 명으로부터 14억 원을 뜯어낸 일당들이었다.

필자는 얼마 전에 자신의 명의를 다른 사람에게 절대로 빌려 주지 말라고 했었다.

거기에 덧붙여 또 하나 당부하고 싶은 것은 알몸 영상을 절대로 남에게 보여주지 말라는 것이다.

내 알몸을 보여 줘야 상대방의 알몸도 볼 수 있을 거라는 기대와 호기심이 결국에는 사기를 당해 심신을 피폐하게 만들 뿐이다. 제발 이상한 사기꾼에게 속아서 폐가망신을 당하지 않도록 거듭 당부 드립니다.

[설문조사] 2013년 장애인계 10대 키워드(20명 선정, 천연비누세트 증정)

* 이복남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하사가장애인상담넷(www.gktkrk.net) 원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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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웃이 행복하지 않는 한 나 또한 온전히 행복할 수 없으며 모두 함께 하는 마음이 없는 한 공동체의 건강한 발전은 기대하기 어렵다. 우리는 함께 살아가야 할 운명공동체이기 때문이다. 아름답고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가진 자와 못 가진자,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평등하게 공유할 수 있는 열린사회를 건설해야 한다. 쓸모 없음을 쓸모 있음으로 가꾸어 함께 어우러져 나아갈 수 있도록 서로 사랑으로 용서하고 화합하여 사랑을 나눔으로 실천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복남 원장은 부산장애인총연합회 사무총장을 역임하였으며 현재 하늘사랑가족상담실을 운영하고 있다. 하사가장애인상담넷www.gktkrk.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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