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하철 1호선 부평구청역 승강장에서 추락한 시각장애인 김경식씨는 현재 부평 세림병원에 입원 중이다. ⓒ박종태

시각장애인이 인천지하철 1호선 부평구청역 선로에 추락, 중상을 입은 사고가 발생했다.

김경식(남, 50세, 시각장애1급)씨는 지난 26일 오전 안내견과 함께 지하철을 타기 위해 부평구청역을 찾았다. 하지만 오전 10시경 업무지구방향 4-4 승강장에서 점자유도블록을 찾다가 그만 선로로 추락했다.

이 사고로 김 씨는 갈비뼈에 금이 가고, 허리 꼬리뼈를 다쳐 현재 부평 세림병원에 입원 중이다.

김 씨는 "추락당시 다행이 전동차는 들어오지 않았고 승객들이 구해줬다"면서 "119에 신고를 해 병원에 입원했다"고 말했다.

특히 사고 후 현장을 방문해 봤다는 김 씨의 부인은 시각장애인들이 떨어 질 수밖에 없는 부평구청역의 현실을 강하게 비판했다.

김 씨의 부인은 휴대폰으로 찍은 사진을 보여 주면서 "남편이 부평구청역을 자주 이용하는 데, 스크린도어도 없을 뿐만 아니라 승강장 출입문이 열리는 곳에 점자유도블록을 설치하지 않아 추락 사고가 발생했다"고 분통해 했다.

현재 부평구청역 업무지구방향 승강장의 상태는 김 씨 부인의 지적대로 스크린도어가 설치돼 있지 않고, 계단 앞 일부만 가드레일이 설치돼 있다. 또한 승강장 출입문이 열리는 곳에는 모두 점자유도블록이 없다.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관계자는 점자유도블록 미설치와 관련 "법규 위반"이라고 확인해 줬다.

이에 대해 부평구청역 직원은 "스크린도어를 설치하려고 계획을 세웠다가 예산이 없어 설치하지 못했다"면서 "가드레일은 계단에서 내려오는 곳에만 설치했다"고 말했다.

한편 인천지하철 1호선 인천터미널과 부평역 승강장에는 안전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스크린도어가 설치돼 있다.

김경식씨는 추락할 당시 메고 있던 배당이 충격을 완충시켜 더 크게 다치는 것을 막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사진은 메고 있던 배낭. ⓒ박종태

배낭 안에 들어 있던 카메라. 추락할 때의 충격으로 약간 찌그러져 있다. ⓒ박종태

김경식씨가 추락한 부평구청역의 업무지구 방향 4-4 승강장(지하철 출입문이 열리는 곳)에는 점자유도블록이 없다. ⓒ박종태

부평구청역의 업무지구 방향 승강장에는 계단 앞 일부를 제외하고, 모두 가드레일이 설치돼 있지 않았다. ⓒ박종태

김경식씨가 추락한 부평구청역의 업무지구 방향 4-4 승강장(지하철 출입문이 열리는 곳) 앞 선로. ⓒ박종태

인천지하철 1호선 부평역 승강장에는 스크리도어는 물론 점자유도블록이 잘 설치돼 있다. ⓒ박종태

인천지하철 1호선 인천터미널역에도 스크리도어는 물론 점자유도블록이 잘 설치돼 있다. ⓒ박종태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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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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