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동휠체어와 관련한 각종 정보를 얻을 수 있는 휠인사이드 홈페이지. ⓒ에이블뉴스

전동휠체어는 고가에 속한다. 다양한 업체의 다양한 모델은 평균 300만원을 육박한다. 의료보호 대상자에게는 100퍼센트, 건강보험 대상자에게는 80퍼센트의 정부 보조금이 지원되긴 하지만 제한 금액 209만원 안에서 골라 잡기엔 턱없이 모자르다. 언덕길에서 힘 좋게 달리는 제품으로 고를라치면 300만원도 적다.

예를 들어, 건강보험 적용을 받아 300만원짜리 제품을 산다고 가정해 보자. 규정에 명시된 209만원 중에 본인이 부담해야 될 금액이 41만8천원, 거기에 300만원에서 209만원을 뺀 차액 91만원을 더하면 통틀어 132만8천원이 필요하다.

문제는 이처럼 거액을 지불해야 되는 제품을 사용소감 하나 읽어보지 못하고 겁없이 질러야 된다는 거다. 안전과 직결된 보장구임에도 겉모양만 보고 판매원의 권유를 따라 구입해야 하다니 뭔가 이상한 구석이 있긴 하다. 우리나라 소비자들이 어떤 사람들인가. 30만원짜리 휴대폰 하나에도 인터넷만 잠깐 뒤지면 사용소감이 줄줄이 달려 나온다. 호기심이 많아서 신기술 신제품에 대한 적극적인 피드백과 아이디어를 자랑하는 국민성은 어디로 갔나. 정녕 장애인 보장구를 사용할 땐 발동이 걸리지 않는단 말인가.

이전에도 전동휠체어 사용자들이 의견을 교환하는 인터넷 카페는 간간히 생성과 소멸을 계속해 왔다. 그만큼 누구나 필요성을 절감했다는 얘기인데 활성화되지 못한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다. 지난 3월 새로 문을 연 ‘휠인사이드’ 사이트(www.wheelinside.net)는 이런 점에서 여러 사람들이 학수고대하던 사이트라고 할 수 있다.

사이트 운영 취지 중의 하나는 전동휠체어 A/S 네트워크 구축. 휠인사이드를 통해 A/S를 신청하면 해당업체의 담당자에게로 바로 바로 넘어간다는 건데 현재 가동되고 있지도 않지만 그 실효성이 의문스럽다.

전동휠체어 사용자 리뷰는 쓸만 하다. 실제 사용자들의 경험담을 사이트 담당자가 일목 요연하게 정리했다. 각 기종의 단점과 장점, 사용기, 개선사항과 의견, 사진은 전동휠체어 구입을 앞두고 있는 사람에게 더할 나위 없이 요긴한 정보. 현재 각 업체의 다양한 기종 8개 제품을 사용해 본 리뷰가 올라와 있다. 앞으로 더 많은 리뷰들이 등록돼 여러 모델의 장단점을 비교하는 것이 가능해진다면 전동휠체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이나 구매를 앞두고 있는 사람들에게 사랑방이 될 것이다.

*예다나 기자는 ‘장애 경력 18년’을 자랑하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입니다.

“장애인에게 제일의 경력은 장애 그 자체”라고 말하는 예다나씨는 22세에 ‘척추혈관기형’이라는 희귀질병으로 장애인이 됐다. 병을 얻은 후 7년 동안은 병원과 대체의학을 쫓아다니는 외엔 집에 칩거하는 세월을 보냈다. 그리고 8년간은 장애인복지관에서 일했다. 그 동안 목발을 짚다가 휠체어를 사용하게 되는 신체 변화를 겪으며 장애 경중에 따른 시각차를 체득했다. 장애인과 관련된 기사와 정보를 챙겨보는 것이 취미라면 취미. 열 손가락으로 컴퓨터 자판을 빠르게 치다가 현재는 양손 검지만을 이용한다. 작업의 속도에서는 퇴보이지만 생각의 틀을 확장시킨 면에선 이득이라고. 잃은 것이 있으면 얻은 것도 있다고 믿는 까닭. ‘백발마녀전’을 연재한 장애인계의 유명한 필객 김효진씨와는 동명이인이라서 부득이하게 필명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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