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1 지방선거 “장애인 투표 어렵다”
부산, 법적 요건 충족하는 투표소 ‘전무’
서울, 제주도 상당수가 ‘편의시설 미비’
5·31 지방선거가 5일 앞으로 다가왔다. 올해에는 장애인들도 아무런 불편 없이 투표에 참여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한 대답은 '그렇지 않다' 이다. 올해도 장애인의 참정권이 침해를 받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장애인 참정권 침해가 우려되는 지역을 살펴봤다.
부산, 엘리베이터 설치 단 2곳, 사용가능 경사로 1개
부산지방선거장애인연대, 부산장애인자립생활센터, 부산 사람연대대학생 모임 등이 지난 11일부터 17일까지 부산지역 800여개 투표 예정 장소 중 무작위로 78곳을 선정해 ‘부산지역 투표소 대상 중증장애인 접근성 조사’를 실시한 결과, 법적 요건에 충족하는 투표소는 단 한 곳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78개 투표소 중 1층에 위치한 곳은 50개소(64%)에 불과했으며 이 중 8개소만이 계단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2,3층 또는 지하에 설치된 투표소는 28개소(36%)였으며 엘리베이터, 리프트 등 편의시설이 설치된 곳은 단 2곳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출입구에 계단이 있는 투표소는 67개소(88%)였으며 그 중 경사로가 설치된 곳은 22개소(33%)에 불과했다. 설치 된 경사로 중 편의증진법 기준(기울기 1/12, 혹은 1/8)에 적합한 것은 단 1개이며, 나머지 21개(95%)는 경사가 심해 경사로의 기능을 할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계단 측면에 장애인의 안전한 이동을 돕는 손잡이가 없는 경우 곳은 59개소(88%)였으며 계단 옆에 장애인의 이동을 돕는 경사로가 없는 투표소도 45개소(67%)로 나타났다.
시각장애인 유도블록이 설치되지 않은 투표소는 64개소(83%)에 달했으며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이 설치되지 않은 투표소는 56개소(71%), 장애인전용 화장실이 없는 곳은 68개소(87%)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영등포구, 투표소 12곳 장애인 편의시설 미비
민주노동당 영등포위원회 장애인위원회,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민주노동자연대는 지난 24일 영등포 선거관리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영등포구 투표소에 장애인 편의시설을 설치할 것을 요구했다.
영등포구 선거관리위원회의 자료에 따르면 영등포구의 총 96개 투표소 중 12개소(12.6%)가 장애인 편의시설이 설치되어 있지 않으며 선관위는 투표 하루 전날인 30일에 편의시설을 설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편의시설 설치가 안 된 투표소 중 8개소를 선정해 실태조사 한 결과 7개소의 입구 계단에 경사로를 설치할 경우 경사도가 70~80도의 급경사가 나오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8개 투표소 중 7개소가 장애인 화장실이 없었으며, 장애인 화장실이 있는 1개소는 문이 너무 무거워 장애인이 열지 못하며 내부 공간이 협소해 휠체어가 자유롭게 움직일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8개소 투표소 모두 시·청각 장애인을 위한 점자시설과 안내표지는 전혀 설치되어 있지 않았다.
제주, 228개소 중 150개소 장애인 접근 어려워
제주장애인자립생활센터가 제주지역 228개소 투표소를 대상으로 주출입구 접근로, 주출입구 높이 차이제거, 출입문 등 3가지 편의시설에 대한 조사를 한 결과 150개소의 투표소에 장애인이 접근하기 힘든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3가지 편의시설이 설치된 곳은 48개소(21%)에 불과했으며 시·군별로 3가지 편의시설이 설치된 곳은 서귀포시가 20개소(57%)로 가장 많고, 제주시 17개소(20%), 남제주군 6개소(11%), 북제주군 10개소(10%)순으로 나타났다.
서울 용산구, ‘도우미 있어도 투표 불가능’ 18곳
용산구장애인유권자시민연대가 용산구 투표소 59곳을 대상으로 편의시설 조사를 실시한 결과,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이 혼자서 투표할 수 있는 곳은 전체의 35%에 해당하는 21곳, 도무미가 필요한 곳은 34%에 해당하는 20곳, 도우미가 있어도 투표가 불가능한 곳은 30%에 해당하는 18곳이었다.
이들 장애인이 화장실을 이용할 경우를 대비한 조사도 실시됐다. 혼자서 화장실을 사용할 수 있는 곳은 17%에 해당하는 10곳, 도우미가 필요한 곳은 22%에 해당하는 13곳, 도우미가 사용할 수 없는 곳은 무려 61%에 해당하는 36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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