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1 지방선거 “장애인 투표 어렵다”

부산, 법적 요건 충족하는 투표소 ‘전무’
서울, 제주도 상당수가 ‘편의시설 미비’

2006-05-26     신지은 기자

5·31 지방선거가 5일 앞으로 다가왔다. 올해에는 장애인들도 아무런 불편 없이 투표에 참여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한 대답은 '그렇지 않다' 이다. 올해도 장애인의 참정권이 침해를 받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장애인 참정권 침해가 우려되는 지역을 살펴봤다.

부산, 엘리베이터 설치 단 2곳, 사용가능 경사로 1개

부산지방선거장애인연대, 부산장애인자립생활센터, 부산 사람연대대학생 모임 등이 지난 11일부터 17일까지 부산지역 800여개 투표 예정 장소 중 무작위로 78곳을 선정해 ‘부산지역 투표소 대상 중증장애인 접근성 조사’를 실시한 결과, 법적 요건에 충족하는 투표소는 단 한 곳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78개 투표소 중 1층에 위치한 곳은 50개소(64%)에 불과했으며 이 중 8개소만이 계단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2,3층 또는 지하에 설치된 투표소는 28개소(36%)였으며 엘리베이터, 리프트 등 편의시설이 설치된 곳은 단 2곳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출입구에 계단이 있는 투표소는 67개소(88%)였으며 그 중 경사로가 설치된 곳은 22개소(33%)에 불과했다. 설치 된 경사로 중 편의증진법 기준(기울기 1/12, 혹은 1/8)에 적합한 것은 단 1개이며, 나머지 21개(95%)는 경사가 심해 경사로의 기능을 할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계단 측면에 장애인의 안전한 이동을 돕는 손잡이가 없는 경우 곳은 59개소(88%)였으며 계단 옆에 장애인의 이동을 돕는 경사로가 없는 투표소도 45개소(67%)로 나타났다.

시각장애인 유도블록이 설치되지 않은 투표소는 64개소(83%)에 달했으며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이 설치되지 않은 투표소는 56개소(71%), 장애인전용 화장실이 없는 곳은 68개소(87%)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영등포구, 투표소 12곳 장애인 편의시설 미비

민주노동당 영등포위원회 장애인위원회,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민주노동자연대는 지난 24일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투표소에 장애인 편의시설을 설치할 것을 촉구했다. <에이블뉴스>

민주노동당 영등포위원회 장애인위원회,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민주노동자연대는 지난 24일 영등포 선거관리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영등포구 투표소에 장애인 편의시설을 설치할 것을 요구했다.

영등포구 선거관리위원회의 자료에 따르면 영등포구의 총 96개 투표소 중 12개소(12.6%)가 장애인 편의시설이 설치되어 있지 않으며 선관위는 투표 하루 전날인 30일에 편의시설을 설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편의시설 설치가 안 된 투표소 중 8개소를 선정해 실태조사 한 결과 7개소의 입구 계단에 경사로를 설치할 경우 경사도가 70~80도의 급경사가 나오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8개 투표소 중 7개소가 장애인 화장실이 없었으며, 장애인 화장실이 있는 1개소는 문이 너무 무거워 장애인이 열지 못하며 내부 공간이 협소해 휠체어가 자유롭게 움직일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8개소 투표소 모두 시·청각 장애인을 위한 점자시설과 안내표지는 전혀 설치되어 있지 않았다.

제주, 228개소 중 150개소 장애인 접근 어려워

제주장애인자립생활센터가 제주지역 228개소 투표소를 대상으로 주출입구 접근로, 주출입구 높이 차이제거, 출입문 등 3가지 편의시설에 대한 조사를 한 결과 150개소의 투표소에 장애인이 접근하기 힘든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3가지 편의시설이 설치된 곳은 48개소(21%)에 불과했으며 시·군별로 3가지 편의시설이 설치된 곳은 서귀포시가 20개소(57%)로 가장 많고, 제주시 17개소(20%), 남제주군 6개소(11%), 북제주군 10개소(10%)순으로 나타났다.

서울 용산구, ‘도우미 있어도 투표 불가능’ 18곳

용산구장애인유권자시민연대가 용산구 투표소 59곳을 대상으로 편의시설 조사를 실시한 결과,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이 혼자서 투표할 수 있는 곳은 전체의 35%에 해당하는 21곳, 도무미가 필요한 곳은 34%에 해당하는 20곳, 도우미가 있어도 투표가 불가능한 곳은 30%에 해당하는 18곳이었다.

이들 장애인이 화장실을 이용할 경우를 대비한 조사도 실시됐다. 혼자서 화장실을 사용할 수 있는 곳은 17%에 해당하는 10곳, 도우미가 필요한 곳은 22%에 해당하는 13곳, 도우미가 사용할 수 없는 곳은 무려 61%에 해당하는 36곳이었다.

[투표합시다]장애인단체 성과계약제 도입,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리플합시다]5·31 지방선거, 장애인을 무시하는 정당과 후보자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