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장애인 지하철 시위를 바라보며

2022-04-01     칼럼니스트 조현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은 그동안 출근길 지하철 시위를 통해 장애인 권리 4대 법안 통과와 모든 지하철역 엘리베이터 설치를 요구해왔다. 전장연의 투쟁은 다른 장애인단체보다 투쟁 강도가 강하지만, 그동안 일궈낸 성과는 말할 수 없이 크다.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는 현시점에서 전장연은 기존 목적을 달성하고자 투쟁의 강도를 높여왔다. 이들의 출근길 지하철 시위는 시민들에게 불편을 주었고, 항의도 많이 받았다. 한편으론 그렇게 투쟁할 수밖에 없는 전장연의 절박한 속도 이해할 수 있다.

반면 곧 여당 대표가 될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가 보여준 태도는 공당의 책임자로서 우려스러운 점이 많다. 이 대표는 개인 SNS인 페이스북(Facebook)을 통해 시위를 비판하는 발언을 연일 쏟아냈다. 이동권 보장을 위해 투쟁하는 과정에서 시민의 불편을 야기했다는 것이 온전히 정당화될 순 없지만, 그럴 수밖에 없는 현실을 고려해야 한다. 정치란 소수의 의견도 잘 귀담아듣고 갈등을 해결해야 하는데, 오히려 갈등을 증폭시키다니 너무나 안타깝다.

장애계는 크고 작은 사안들에 대해 협력하기도 하고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한국지체장애인협회(지장협)와 전장연은 비공식적으로 이견을 충분히 낼 수가 있다. 하지만 공식적으로 전장연의 시위에 대해 지장협이 반대한다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큰일을 이루기 위해서는 장애계의 단결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과거 장애인단체들의 의견이 일치하지 않아 이루지 못한 일도 많았다. 이제 그래서는 안 된다. 각 장애인단체는 의견이 다르다면 서로 의견을 충분히 조율해 가능한 같은 목소리를 내야 한다. 그래야만 장애인들이 그토록 원하는 것들을 얻어내기가 좀 더 쉬워질 것이다.

멀리 내다봤을 때 지장협의 이번 태도는 이해하기 어렵다. 전국적인 조직을 가진 큰 단체에서 이런 목소리가 나온다면 장애계 복지가 후퇴되지 않을까 염려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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