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차별금지법 향해 끝까지 간다”
국회서 장애인차별금지법 제정 문화제 개최
국회의원들 무관심…“분발하자” 결의 다져
“지난 5년여의 시간을 되돌아보니 정말 감격스럽다. 우리는 장애인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해 끝까지 갈 것이다. 오늘 이 자리는 우리의 의지를 하늘에 고하고, 땅에 고하고, 온 인류에 고하는 자리이다.”
장애인차별금지법제정추진연대 변경택 공동대표는 26일 오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장애인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한 문화제’의 의미를 이렇게 설명했다. 이날 문화제의 슬로건은 ‘차이가 차별이 되는 세상을 차버리자’. 장애인차별금지법을 통해 차별 없는 세상을 이루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이날 문화제에는 꽃다지, 박마루, 지현, 클론, 박준 등의 가수들이 참석해 차별 없는 세상을 향한 염원을 담은 노래들을 선보였고, 문예창작집단 ‘들꽃’이 힘찬 몸짓공연을 펼쳤다. 노들장애인야학의 수화공연도 있었다.
이들 중 페미니스트 가수 지현씨는 “장애인차별금지법을 지지합니다. 그것은 우리 모두를 위한 법이기 때문입니다. 장애인차별이 용인된다면, 다른 모든 소수자들의 차별이 용인될 것입니다. 이 법이 만들어지는 것은 모든 소수자의 차별을 해소하기 위한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내 사랑 송이’ ‘소외된 외침’을 부르며 휠체어댄스를 선보인 클론의 강원래씨는 “장애인 관객 앞에 서는 것은 이번이 두 번째”라면서 “귀중한 자리에 서게 돼서 영광”이라고 말했다.
강씨는 “기존의 소수자들을 위한 노래는 아름답게만 만들어졌다. 우리는 진짜 장애인들의 목소리를 담고 싶어서 ‘소외된 외침’을 만들었다. 그게 우리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문화제가 열린 장소는 다른 곳이 아닌 ‘국회’였다. 많은 국회의원들에게 장애인차별금지법 제정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한 목적이었다. 하지만 이날 자리를 함께 한 국회의원은 열린우리당 김재윤 의원과 한나라당 정화원 의원, 두 명뿐이었다.
이날 탤런트 권해효씨를 대신해 사회를 본 솟대문학 방귀희 발행인은 “국회에서 문화제가 열리기에 앞자리는 국회의원들이 채워줄 것이라 기대했는데 실망이다. 특히 이 법안을 대표발의한 의원마저 참석 안했다는 것은 정말 실망이다”라고 쓴 소리를 했다.
이날 문화제를 찾은 김 의원과 정 의원은 장애인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할 것을 약속했다.
먼저 김 의원은 “오늘 이 자리는 장애인 여러분보다 비장애인들이 많이 와야 하는 자리 같다”면서 “앞으로 장애인차별금지법이 얼마나 소중한 법인지 동료 국회의원들에게 알릴 것”이라고 약속했다.
김 의원은 문화제 중간에 무대에 오른 노들장애인야학 박경석 교장에 요청으로 무대에 올라 장애인차별금지법 제정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김 의원은 문화제가 시작할 때부터 끝날 때까지 자리를 지켰다.
정 의원은 “나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 속해있다”고 소개하면서 “여러분의 뜻대로 장애인차별금지법이 제정될 수 있도록 국회 안에서 투쟁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특히 정 의원은 “여러분들이 만든 장애인차별금지법을 원안 통과 시켜달라고 국회 장애인특별위원회 차원에서 결의안을 만들어 복지부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전달할 수 있도록 힘써 보겠다”고 약속했다.
현재 장애인차별금지법의 원안통과를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번 정기국회내에서 심의될 수 있을지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노들장애인야학 박경석씨는 “인권법이기 때문에 법제사법위원회로 보내달라고 했는데, 보건복지위원회로 보내더니 이제 논의조차 유보시켜버렸다”고 꼬집었다.
“이제 적어도 논의라도 될 수 있도록 투쟁해야할 것 같다. 결국 믿을 것은 우리밖에 없는 것 같다. 우리의 힘으로 장애인차별금지, 이동권, 교육권 등 가장 기본적인 권리를 보장하지 않는 이 사회에 우리가 있다는 것을 알려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