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이동보장법 국회서 ‘찬밥신세’

올해 정기국회 내 심사조차 어려울 듯
국회 건설교통위원회 거들떠도 안 봐

2004-12-03     소장섭 기자
지난 12월 1일 열린우리당 장향숙 의원이 국회앞 천막농성장에서 이동권연대 박경석 공동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이동보장법이 정기국회내에서 논의되기 어려울 것 같다는 말을 전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장애인당사자들이 수년간의 현장투쟁으로 국회로 보낸 장애인이동보장법이 국회에서 그야말로 찬밥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올해 정기국회 회기가 오는 12월 9일로 종료되지만 장애인이동보장법은 현재 국회 건설교통위원회 위원들의 무관심으로 상임위 안건으로조차 상정되지 못하고 있는 것.

열린우리당 장향숙 의원은 지난 10월 25일부터 국회 앞에서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는 ‘장애인 등의 이동보장법률 제정과 장애인교육 예산 확보를 위한 공동농성단’을 지난 12월 1일 방문해 이 같은 사실을 전했다.

장 의원은 당시 토론회 일정으로 자리에 없던 장애인이동권연대 박경석 공동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건교위가 처리해야할 법안이 약 40개에 이르는데 이동보장법은 논의안건에서조차 밀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장 의원은 지난 11월 30일 국회 건설교통위원회 위원장으로 있는 열린우리당 김한길 의원을 직접 만나 이동보장법이 올해 안에 건교위에서 처리될 수 있도록 요청했다고 전했다.

장 의원에 따르면 김한길 의원은 정기국회 회기 내에서 논의하는 것은 어렵고 정기국회 후 임시국회가 열리면 그때 논의할 수 있도록 노력해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박경석 공동대표는 지난 12월 2일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주최로 열린 2004 한국장애인리더십포럼에 참석, 현재의 상황을 전하며 3일 오후에 열리는 제12회 세계장애인의 날 장애인차별철폐투쟁결의대회를 통해 정부와 열린우리당을 압박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동농성단은 결의대회를 마친후 상여를 매고 정부와 열린우리당의 영정을 들고, 열린우리당 당사 앞까지 행진할 계획이다.

한편 법안의 핵심인 저상버스 의무화와 관련해 장향숙 의원은 “의무조항으로는 명시하지만 국가의 부담을 고려해 저상버스를 연차적으로 도입하자는 공동농성단의 안은 합리적인 것”이라며 “이 정도라면 정부는 저상버스 의무화를 받아들여야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