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엄마로 살아가기
2015-05-19 칼럼니스트 손창명
장애인 엄마로 살아가기
장애인 엄마는 아이를 맡겨놓고
커피나 마시러 다닌다
동지섣달 엄동설한 문풍지를 흔드는 매서운 바람보다
더
차가운 말들은
얼음이 되어 가슴에 쩍쩍 눌러 붙는다
그렇구나
커피 한잔이 이렇게 큰 죄가 될 줄은 몰랐다.
장애아이들은 빨리 찾아가야할 짐짝이 되고
애써 강한 척 남의 일처럼 외면도 해보고, 딴청도 부려본다
뜨거운 커피를 아무리 들어부어도
떨어지지 않는 주홍글씨 같은
장애인 엄마
누가 뭐라 든 그게 무슨 상관이야
어금니 꽉 깨물고
가슴에 쩌억 들러붙은 말을 삭힌다
어쩌다삶은 뻔뻔헤지고
그래도 식어버린 커피
다 마시고 일어나야지
또
애써 입가에 어색한 미소 바르지만
이미
풀죽은 마음 쓰디쓴 커피가 되어
닫혀버린 목구멍을 넘기지 못하고
입안에서 맴돈다
장애보다
더 두려운 건
얼음덩이 보다 더 차가운 말에
식어버린
커피를 마시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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