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교육권연대, 단식농성 규모 확대

단식농성단 실무진 15명 오늘부터 합류
“교육부 답변 너무 성의없어 투쟁 강화”

2004-07-21     안은선 기자
장애인교육권연대 박인용 공동대표가 `장애인교육차별철폐에 기만적이며 무책임으로 일관하는 참여 정부를 규탄하며 다시금 무기한 단식 농성을 결의하는 기자 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장애인교육권연대가 안병영 교육부총리가 제시한 특수교육예산 확보 방안 등에 대해 실망감을 표시하며 단식농성 규모를 보다 확대하기로 했다.

교육권연대는 21일 오전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장애인교육권연대 국가인권위 단식농성단 실무진 단식확대 결의’ 기자회견을 열고, “참여정부의 무성의에 더욱 강도 높은 투쟁을 결정해 단식농성을 현재의 특수교사, 장애인 학부모 2명에서 단식농성단의 실무진까지 전원 무기한 단식에 동참하고, 각 지역 장애인학부모들도 함께 동참하는 대규모 단식으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과 함께 단식농성에 돌입한 인사는 총 10명이며 현재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는 경남장애인부모회 윤종술 회장이 건강악화로 단식농성을 이어가지 못하게 될 경우, 5명으로 구성된 교육권연대 학부모 실천단이 그 뒤를 있겠다고 밝히고 있어 앞으로 단식농성단의 규모는 지속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이날 교육권연대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지난 15일 갑작스럽게 안병영 교육부총리가 농성장을 방문한 후 기대를 가지고 보낸 우리의 공식 요구안에 대해 교육부가 ‘모든 요구사항은 이미 시행 중이니 믿어달라’는 답변만 돌아왔다”며 “이것이 장애아동의 교육을 국가가 책임질 수 있다고 호언장담한 노무현 대통령과 참여 정부의 숨길 수 없는 전부”라고 단식농성 확대의 이유를 밝혔다.

특히 이날 기자회견에서 17일째 단식농성을 벌여온 경남장애인부모회 윤종술 회장은 “장애아를 둔 부모의 절박한 마음을 조금이라도 헤아려준다면 정부가 구체적이고 신뢰성 있는 대책을 세워야 하는데도 무작정 기다리라고만 강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윤 회장과 같이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는 장애인교육권연대 도경만 집행위원장은 “우리는 특수교육 5개년 계획에 나와 있는 내용들을 다시 확인하고자 공문을 보낸 것이 아니라 그것들을 제대로 실천하기 위한 최소한의 예산 확보 등 구체적인 것들을 물어보기 위해 보낸 것”이라며 “장애인교육을 홍보차원에서 이용하는 교육부의 짧은 답변에 분노할 수밖에 없었다”고 질타했다.

경남장애인부모회 윤종술 회장은 정부의 무책임한 대책을 비판하며 그동안 참아왔던 눈물을 흘렸다. <에이블뉴스>

이와 더불어 장애인교육권연대 박인용(장애인참교육서울부모회 사무국장) 공동대표는 “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교육부 총리마저도 장애인교육권연대의 요구에 대해 확답할 수 없다고 했다”며 “이는 곧, 교육부총리 자신의 무능을 드러낸 것이며 장애인교육을 기만하는 참여정부의 총체적인 문제”라고 비판했다.

특히 박 공동대표는 “이제는 더 이상 정부가 알아서 해주길 기다리지 않고 장애인교육권 확보를 위해 싸워나가겠다”고 강조하며, “현재 청와대와 4개 정당에 장애인학부모 면담을 신청해놓은 상태”라고 전했다.

한편 현재 단식농성 중인 경남장애인부모회 윤종술 회장과 장애인교육권연대 도경만 집행위원장은 단식이 장기화됨에 따라 몸무게가 10kg이상 줄어드는 등 건강이 매우 염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건강상태가 더 많이 악화된 윤종술 회장의 경우 포도당주사를 맞아가며 단식을 이어가고 있는 실정이. 그럼에도 이들은 “장애인교육권 보장을 위해 교육권연대에서 제시한 요구안에 대해 정부의 구체적인 답변이 나올 때까지 단식농성을 멈추지 않을 계획”이라고 전했다.

공식 질의 공문 내용

안병영 교육부총리님!

교육부총리님의 농성장방문을 저희 농성단 일동은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이례적인 방문에 농성단은 무척이나 많은 기대를 했었으며, 단식을 하고 있는 저희들 역시

별다른 무리 없이 농성을 접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였습니다.

그러나 몇 가지 점에서 다시금 확인해야할 부분이 있기에 이렇게 문서로서 다시금 확인을 하고자 질문을 드리는 것이오니 오해 없으셨으면 합니다.

1. 2007년까지 교육인적자원부가 교육예산대비 장애인교육예산 6%까지 확대할 의사가 확실히 있는 것인가의 여부.

2. 2007년까지 유, 초, 중, 고 특수학급에 6학급당 치료교육교사를 배치할 수 있을 것인지의 여부.

3. 2005년까지 전국 286개 기초 시․군․구에 유치부, 고등부 특수학급 최소 1개 이상씩 설치할 수 있는지의 여부.

4. 전국에 존재하는 장애인야학의 실태를 파악하고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검정고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특수교육진흥법에 근거하여 지원할 수 있는지의 여부.

5. 2007년까지 286개 시․군․구 기초단체에 장애인교육지원센터를 설치하고 최소 2인씩의 전담인력을 배치할 수 있는지의 여부.

6. 교육인적자원부에 장애인교육지원 전담부서를 설치할 수 있는지의 여부.

7. 구체적인 실태조사를 하고 특수교육발전 5개년계획을 수정할 때 당사자가 참여하는 공식적인 협의기구를 건설할 수 있는지 여부.

교육부총리님의 농성장 방문으로 교육부총리님의 장애인교육에 대한 관심과 열정을 명확하게 확인 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부모의 심정으로 절박한 위의 7가지 부분에 있어서 정부의 공식적인 입장을 확인할 수가 없었습니다. 공식적인 답변을 문서로 부탁드립니다.

전국장애인교육권연대 드림
교육인적자원부 회신 내용

행복한 학교, 학습하는 사회, 미래를 열어가는 교육인적자원부

교육인적자원부

수신자 : 장애인교육권연대공동대표

(경유)

제목 : 장애인교육권연대 요구 사항에 대한 회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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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장애인교육권연대 장교연-040717호(‘04. 7. 17)의 관련입니다.

2, 귀 연대에서 우리부에 서면 답변 요청한 사항에 대해 다음과 같이 회신합니다.

◎ 귀 연대에서도 잘 알고 계신 바와 같이, 이미 우리부에서 지난 2003년 2월에 발표한 「특수교육 발전 종합계획(‘03 - ’07)」 에 귀 연대에서 요구한 사항의 대부분을 포함하여 장기발전 추진 계획을 발표한 바 있으며,

-또한, 현재 우리부에서 교육 복지 부분을 가장 중요한 정책으로 설정하여 장애학생을 포함한 소외 계층에 대한 「교육복지종합계획」수립을 추진하고 있음을 다시 한번 알려드립니다.

◎ 지난 7월 15일 부총리겸 교육인적자원부장관께서 귀 연대를 방문하여 우리부입장을 충분히 밝힌 바와 같이 현재 추진중인 「특수교육 발전 종합계획」에 대하여도

귀 연대의 요구가 반영될 수 있도록 현장 특수교육 실태조사를 거쳐 「특수교육 발전 종합계획」을 수정·보완해 나갈 계획입니다.

-동 계획의 수정·보완 시 귀 연대를 비롯한 특수교육 관련단체 및 관계자 등의 의견을 적극 수렴하여 장애학생의 교육 여건을 개선하고자 하오니 귀 연대가 적극적인 의견을 개진하여 주시면 정책 기획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됩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