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각장애인 교육·취업문제 중요성 알렸다

농대연 44명, 총 600km 국토대장정 완주
장마와 태풍도 꺾지 못한 의미있는 도전

2004-07-20     안은선 기자
한국농아대학생연합회는 20일 오후 2시 서울시청 앞에서 청각장애인의 교육권과 취업권 보장을 요구하며 20일간 진행했던 국토대장정을 마감하는 해단식을 개최했다. <에이블뉴스>

청각장애인의 교육권과 취업권 보장을 요구하며 진행된 한국농아대학생연합회 회원들의 국토대장정이 무사히 끝났다.

한국농아대학생연합회 회원 등 국토대장정팀 44명은 20일 오후 2시 서울시청 앞에서 ‘제1회 농아대학생 국토대장정’ 해단식을 갖고, 부산에서 서울까지 총 600km, 19박 20일의 대장정을 마감했다.

이번 대장정에 참가한 농아대학생 23명과 일반대학생 21명 등 총 44명은 국토순례를 통해 교육현장과 취업현장에서의 청각장애인 차별사례를 알리고, 서명운동을 벌이는 등 청각장애인들의 교육권 확보와 취업권 보장을 위한 사회의 인식변화와 정책대안을 요구했다.

이를 위해 대원들은 무더위와 장마비속에서 하루 30㎞이상의 거리를 도보로 강행군 해 발에 물집이 심하게 잡히는 등의 고통을 호소하기도 했지만 한 명의 낙오자도 없이 무사히 대장정을 끝마치고 돌아왔다.

이날 해단식에서 농아대학생 국토대장정을 기획한 정민자(한국농아대학생연합회 회장) 대장은 “그동안 침묵해왔던 농대학생들이 교육권과 취업권 보장이라는 목적을 위해 지금까지 함께 고생한 것에 대해 정말 장하다고 생각한다”며 모든 대원을 대신해 각 조의 조장에게 완주증을 전달했다.

해단식에서 한국농아대학생연합회 정민자 회장이 모든 대원을 대신해 각 조의 조장에게 완주증을 전달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한국농아인협회 김기범 부회장은 “국토대장정을 통한 여러분의 소리없는 외침은 농아인 스스로 일어선 의미있는 도전”이라며 “몰아치는 장마와 태풍에도 포기하지 않고, 물집 잡힌 아픈 발걸음에도 주저앉지 않고 먼 길을 달려온 여러분께 뜨거운 박수를 보낸다”고 전했다.

이어서 김 부회장은 “사회의 장벽에 부딪히거나 시련과 좌절의 어려움이 있을 때 한 명의 낙오자도 없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한 오늘의 도전을 기억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번 대장정에 참가한 호남대학교 서양미술학과 송수현 학생은 “많은 고민 끝에 국토대장정에 참가하게 됐는데 처음에는 건청인과 농인이 수화로 대화하는 것이 힘들고 어긋나는 것이 많을 거라고 생각했다”면서 “국토 대장정을 하면서 다리도 아프고 너무 힘들어 속으로 많이 울기도 했지만 정말 좋은 경험이 됐고, 즐거운 추억이 된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농대연 정민자 회장은 “이번 제 1회 농아대학생 국토대장정을 1회성 행사로 끝내지 않고, 앞으로도 지속해 나갈 생각”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