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아대학생연합회 국토대장정 막바지

20일 서울 도착 예정…현재 오산 도착
청각장애인 교육, 취업문제 해결 촉구

2004-07-16     안은선 기자
청각장애인의 교육권과 취업권 보장을 요구하며 무언의 시위를 벌이고 있는 청각장애 대학생의 국토대장정이 어느덧 막바지에 다다르고 있다.<사진: 한국농아대학생연합회>

청각장애인의 교육권과 취업권 보장을 요구하며 '무언의 시위'를 벌이고 있는 청각장애 대학생의 국토대장정이 어느덧 막바지에 다다르고 있다.

한국농아대학생연합회 회원 등 50여명은 청각장애인들이 비장애인들에 비해 교육과 취업에서 차별받고 있다며 지난 1일부터 국토 순례를 통해 교육권 확보와 취업권 보장을 위한 사회의 인식변화와 정책대안을 요구하고 있다.

이와 관련 농대연측은 “오늘날 초·중·고등 교육기관의 농 학생을 위한 교육시스템이 제 기능을 못하고 있는 형편인데다 사회의 잘못된 편견으로 취업이 제한돼 생존권마저 박탈당하고 있다”며 “국토순례를 통해 한국 농아대학생의 교육과 취업에 대한 현실적인 어려움을 사회에 알리고, 열악한 교육환경 개선 및 취업보장에 관한 정책을 요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농대연측은 현재 ▲농학교의 교사 가운데 농아인 교사 20%이상 임용 ▲특수교사 중등부는 50%이상, 고등부는 70%이상이 수화통역사 자격을 갖추도록 할 것 ▲특수교육관련 법률 에 위 사항 명시하고, 제도적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시행지침 개발 ▲농아인 특수성에 맞는 전문 직종을 개발․지원 ▲직업실습교육 등 사전교육이 좀더 현실성 있는 직업교육이 되도록 현장과의 연계를 통해 적절한 전환교육을 의무적으로 실시 ▲농아인을 고용하는 사업장에 국가차원의 계몽교육과 농아인의 다양한 직업적 혜택을 위한 장기적인 정책 개발 등을 요구하고 있다.

7월 1일 부산을 출발해 대구와 대전, 천안, 수원을 거쳐서 7월 20일 서울까지 이르는 600km 구간의 대장정은 부산에서 대전까지와 대전에서 서울까지의 두 코스로 나뉘어 릴레이 형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총 19박 20일의 일정으로 부산을 떠난 이들은 최종목적지인 서울을 목표로 무더위와 장맛비 속에서도 하루 30㎞이상의 거리를 도보로 강행군하고 있다.

이로 인해 시간이 갈수록 발에 물집이 심하게 잡히는 등의 고통을 호소하는 참가자가 늘어가고 있지만 모두들 한 명의 낙오자도 없이 국토대장정을 반드시 마치겠다는 일념으로 서울을 향해 한걸음씩 내딛고 있다. 16일 현재 오산에 도착한 이들은 해아리농아원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17일 수원을 향해 길을 떠날 예정이다.

이와 관련 한국농아인협회는 지난 9일 지지성명을 내어 “특례입학을 통해 대학에 들어간 농학생들 가운데 30%이상이 학교에서 적응을 못하고 자퇴 또는 휴학을 하는 실정”이라며 “소리 없는 이들의 외침이 헛되지 않도록 농아인의 학습권과 취업권 확보를 위해 관련 법률과 제도를 개선하고, 장애인차별금지법의 조속한 제정이 될 수 있도록 입법부와 행정부에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한편 국토순례단은 서울에 도착하는 오는 20일 오후 2시 서울시청 앞에서 해단식을 가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