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년시절 크리스마스 스토리

2003-12-26     김광욱

서른 즈음에 맞는 크리스마스 이브...

화이트 크리스마스 대신 안개 자욱한 멋진 크리스마스...

어렸을 때 꼬맹이 시절

크리스마스는 내 유일한 희망이고 낙이었다.

한 방에서 엄마,아빠,누나,나,동생 이렇게 다섯 식구가

잠을 자던 시절이었다.

큰 방에 빨랫줄을 설치해서 깨끗한 양말을 몇 컬레 걸어 놓고

산타 할아버지를 기다렸던 기억이 어슴푸레 난다.

해마다 새벽에 잠깐 들렀다 선물 주고 가셨다는 엄마와 누나의 전설적인 이야기에

나와 동생은 그만 그 말을 속없이 믿고만 있었다.

10살 때였을까...

그 해 크리스마스 만큼은 루돌프는 못만나도 산타는 꼭 만나리라고 다짐을

하고 잠을 자지 않고 동생과 난 뜬 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그러다 너무 피곤해서 새벽에 순간적으로 졸았는데...

정신을 차리고 보니 선물이 놓여 있었다.

우린 너무 실망스러워하며 산타 할아버지는 정말 얄미운 사람이라 생각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엄마와 누나가 이제까지 우리 잠든 사이

선물을 놔 두었다고 한다.

장난을 치는게 얼마나 재미있는지 그건 해 본 사람만 알 수 있다고...

우린 그렇게 속고 속이고 살아 왔다.

그래도 성탄절에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행복이 있었다.

맛있는 과자, 새로운 꼬까옷, 벙어리 털장갑 등등...

못살아도 한 방에서 서로 부대끼고 서로 싸우기도 하고 서로

사랑을 나누고 살았는데...

이제는 성인이 되어 각자의 삶을 살아 가기에 바쁘다.

누난 4년에 한 번꼴 만난다.올림픽 할 때마다 만나는 셈이다.

이산 가족이 되어서 살아 가지만 지난 날의 가족의 소중함 그리고

따스한 사랑을 우린 항상 간직하며 살아 갈것이다.

어른이 되면서 맞는 크리스마스의 기대감은 별루 인것 같다.

하지만 온 누리에 사랑이 전염이 된다는건 아름다운 일이라 생각된다.

불우한 이웃을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는 훈훈한 성탄절이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