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럴림픽> `황연대 성취상'에 엔도.콜렛

콜렛 20년간 은.동메달 10여개..엔도 상체로만 후지산 등정

2010-03-20     연합뉴스

(밴쿠버=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패럴림픽 최우수선수상으로 꼽히는 `황연대 성취상'의 주인공이 엔도 다카유키(32.일본)와 콜렛 보고니아(49.캐나다)로 결정됐다.

2010 밴쿠버 동계 장애인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이번 대회에서 높은 올림픽 정신을 보여줬다며 이들을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20일(이하 한국시간) 밝혔다.

황연대 성취상은 극복과 도전정신이 가장 돋보이는 남녀 선수에게 주는 상으로 이번이 22번째이며 2008년 베이징 패럴림픽부터는 폐회식 첫 이벤트이자 하이라이트 역할을 하고 있다.

보고니아는 이번 대회에서 크로스컨트리 스키에서 은메달과 동메달을 획득했으며 지난 20년 동안 9차례 패럴림픽에 출전해 은메달과 동메달만 10여개를 따냈다.

그는 캐나다 원주민으로서 사회적 편견과 차별을 이겨냈으며 척추손상 장애를 극복한 점이 이미 널리 인정돼 고향에는 자신의 이름을 딴 도로가 있다.

보고니아는 이번 대회를 마친 뒤 은퇴해 교사생활에 집중할 계획이다. 큰 목장에 장애인과 비장애인들이 함께하는 크로스컨트리 훈련장을 운영하는 게 목표다.

앤도는 태어날 때부터 두 발이 없던 선수다. 학창 시절 색소폰 연주자로 활동하다가 튼튼한 상체를 앞세워 아이스슬레지하키에 입문했다.

2002년 미국 솔트레이크시티 대회부터 대표팀에서 활약했던 엔도는 지난 19일 이번 대회 준결승에서 세계최강 캐나다를 3-1로 격파하는 데 주장으로서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엔도는 일본 내에서는 후지산을 자기 상체만 이용해 등정하면서 장애인들에게 희망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잘 알려졌다.

황연대 전 한국장애인복지진흥회 부회장은 "장애인에 대한 사회 공중의 인식을 개선하도록 하는 데 큰 역할을 하는 선수들이 선정돼 흐뭇하다"며 "모든 장애인이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자신을 이겨내고 도전하며 성취까지 하게 되는 날을 고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가 해방 전인 여덟 살 때 일본인 교장에게서 취학이 거부되면서 좌절한 것이 결국 장애인 인권운동에 나서게 된 계기가 됐는데 일본 선수에게 직접 시상하게 돼 감회가 새롭다"고 덧붙였다.

시상식은 오는 22일 휘슬러 타운센터에서 열리는 폐회식에서 진행된다. 황 전 부회장과 필립 크레이븐 국제장애인올림픽위원회(IPC) 위원장이 20돈짜리 순금메달을 직접 전달한다.

■황연대 성취상 = 황연대(72.여)씨가 의사직을 포기하고 장애인을 위해 30여년간 노력해 온 공로를 인정받아 국내언론으로부터 수상한 `오늘의 여성상' 상금을 맡기면서 제정된 상이다.

스포츠를 통해 장애인이 역경을 극복한 노력과 의지를 높이 산다. 성적이나 이념, 종교, 성별, 인종, 국적을 따지지 않고 도전정신을 가장 잘 보여줬다고 평가되는 남녀 선수 1명씩에 수여된다.

IPC는 이런 취지에 공감해 1988년 서울 패럴림픽부터 `황연대 극복상'을 시상했고 2000년 시드니 대회부터는 폐회식의 공식일정으로 채택됐다.

2008년 베이징 패럴림픽에서는 상의 이름이 극복상에서 성취상으로 변경됐다. 황연대씨는 "장애인은 극복과 도전, 성취를 차례로 겪게 되는데 성취가 마지막 단계로서 가장 능동적"이라고 말했다.

jang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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