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투병 장애인이 병원에 못가는 이유

장애인콜택시, 지역 벗어난 병원에는 못 간다?
장애인단체측이 나서서 겨우 병원 이동 돕기로

2010-03-04     박종태 기자
후두암으로 생활이 어려워 힘든 투병생활을 하고 있는 조우성씨. ⓒ박종태

부산 사하구 당리동에 사는 언어장애 3급 조우성(44) 씨는 2007년 목소리가 자주 쉬어 병원에서 진찰을 받았는데, 후두암이라는 진단을 받고 부산대병원에서 수술을 받았다. 하지만 병이 재발해 지난해 다시 수술을 받았는데, 병은 차도가 없는 실정이다. 후두염으로 인해 입으로 식사를 못하고, 특수영양식품 메디푸드를 구입해 배 쪽 호스를 통해 식사를 하고 있다.

한 가정의 가장인 조 씨에게는 팔순 노모가 있고, 아내와 중학생인 두 딸이 있다. 조 씨가 생계를 책임질 수 없는 상황으로 조씨의 가족은 기초생활보장 생계비를 받아서 친척집에서 살고 있다. 이전에는 조 씨의 부인 문미숙 씨가 일을 해서 생계에 보탰지만 지금은 남편 간병을 해야 해서 일을 하지 못하고 있다.

조 씨의 부인 문 씨는 생활이 어려워도 남편의 치료는 포기하고 싶지 않아 치료를 계속하기 위해서 남편이 대전건양대학병원 암센터에서 방사선 치료를 받도록 했다. 하지만 건강보험 처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천만원 가량 모아둔 돈을 모두 사용하고 말았다고 한다. 지금은 건양대학병원에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재심사 민원을 제기한 상태라고 건양대학병원 담당 간호사가 전해줬다.

문 씨는 “안양 한림성심대학병원에 후두암 치료 권위자인 의사 선생님이 계셔서 진료를 받아 보고 싶지만 걷지도 못하고 차량도 없어 3월 5일 날 오후 2시에 예약을 했지만 어떻게 가야할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문 씨측에 따르면 부산 장애인콜택시인 두리발측은 치료를 위한 목적이라도 규정상 안양까지 이동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조 씨측은 에이블뉴스에서 도움을 줄 수 있는지 문의해와 직접 취재팀이 부산에 내려가 부산장애인총연합회 조창용 회장과 만나 조 씨 문제를 전한 결과, 부산장애인총연합회에서 안양까지 차량 지원을 하기로 결정했다.

부산장애인총연합회측은 “이번 문제는 조우성 씨 개인문제가 아니다”면서 “가정이 어려운 장애인들이 멀리 치료차 이동할 때, 장애인콜택시를 타고 지역을 벗어나서 이동할 수 있어야 한다. 의회 차원에서 조례 제정을 해야 할 것”이라고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부산시청 장애인 복지계장은 주 씨의 딱한 사정을 전해 듣고 “장애인단체와 상의해 대책을 세우도록 노력하겠다”고 답변했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측 관계자도 “대전간양대학병원에 낸 의료비 중에서 일부를 제외하고 돌려줄 수 방안을 협의 중인데, 며칠만 기다리면 좋은 답변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조우성씨는 대전건양대병원 암센터에서 방사선 진료를 받았지만 건강보험 혜택을 제대로 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종태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장애인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대안언론 에이블뉴스(ablenews.co.kr)-

-에이블뉴스 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 발송 ablenews@able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