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각장애인스포츠의 역사와 과제
2025. 11. 2.
“장애인스포츠”
장애인스포츠를 이해하고 알아가는 시간입니다.
문1) 지난주에는 이달 15일부터 시작되는 도쿄 데플림픽과 이 대회에 나가는 우리나라 청각장애 국가대표선수들에 대해 소개해 주셨습니다. 이 선수들도 장애인 국가대표 훈련시설인 이천선수촌에서 훈련을 하나요 ?
- 네 이천선수촌에서 데플림픽 대비 강화훈련을 하고 있습니다. 테니스의 이덕희 선수 정도만 대회 투어중이라 개별 훈련을 하고 있답니다. 이천선수촌은 지체장애 선수들에게 특화된 편의시설을 갖춘 곳입니다만, 청각장애인 선수들을 위해서도 각 숙소에 호출을 알리는 램프등이 설치되어 있고, 특히 비장애인 수어통역사(11명)들이 함께 훈련에 배치되고 도쿄행 비행기도 같이 타고 갑니다. 이러한 여러 가지 보완에도 불구하고 사실 청각장애인들은 눈에 보이는 신체적 장애가 없기 때문에 오히려 소외되는 소수장애인데요, 몸의 기능을 우선으로 하는 스포츠 활동에서도 건청인에 비해 보이지 않는 애환이 많은 분야라고 하겠습니다.
문2) 보이지 않는 얘환이라, 구체적으로 어떤 상황인지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 겉으로 보기에 신체적으로 멀쩡하다는 이유로 배려받지 못하는 장애유형인데, 스포츠 분야도 마찬가지입니다. 데플림픽 참가 자격은 청력손실 55db 이상으로 도쿄 공항에 도착해서 등급이 확정되지 않은 선수의 경우 청력검사를 받고 인정되야 선수등록 AD 카드를 발급 받을 수 있습니다. 청각장애인으로 일단 선수 생활을 하려면 지도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이 우선인데 국내에는 수어를 구사하는 지도자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대체로 비장애인계에서 활동해 왔기에 기회가 없었고, 또한 스포츠 용어에 대한 표준 수어가 아직 체계적으로 없어서 그야말로 눈짓손짓으로 운동지도를 받는 것입니다. 정보 습득에 있어서 열악한 상황인 것은 스포츠 분야도 마찬가지인거죠.
- 태권도 같은 우리나라 전통 강세 종목에는 이제 청각선수 출신 지도자가 나오고 있습니다만, 아직은 턱없이 부족하고 우리나라 장애인체육이 아무래도 패럴림픽 종목 중심의 투자와 육성이 이뤄지다보니 여러모로 소외된 분야라 할 수 있겠습니다.
문3) 정보를 습득하는데 제약이 많은 장애 유형이다보니, 스포츠 활동에도 어려움이 따르는군요. 그렇다면 우리나라 청각장애 스포츠는 그 시작을 언제로 보고 있습니까?
- 우리나라 청각장애 체육은 시각장애와 청각장애 특수학교가 함께 있었던 조선총독부 시절 재생원의 교육과정에 체조 교과목이 포함된 것을 그 시작으로 보고 있습니다. 1959년 국립 맹아학교가 국립서울맹학교와 국립서울농학교로 분리되면서 교육 내용의 변화가 있었습니다. 이때의 체육수업은 일반학교의 교육내용을 준용하면서 교재가 없었기 때문에 체육교사가 수업 내용을 임의로 선정하여 교육을 하였습니다.
- 농학교의 교육이 정상적으로 운영되기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체육활동은 활발하게 이뤄졌는데, 1962년 배구부를 창단하고 같은 해에 서울시체육대회에 배구부가 출전했으며 1967년 전국중학교배구대회에서 당시 배구 명문 대신중학교와 결승에서 맞붙어 준우승에 그쳤지만 당시 일간신문에 보도될 정도의 화제를 낳았다고 합니다. 1960년대에는 청각장애 학교체육이 활발해 배구부 외에 축구부, 농구부, 유도부 등이 있었고, 전국씨름대회에서 초등부가 최우수상을 받은 기록이 있기도 합니다. 시각장애도 그랬습니다만 청각장애도 학교체육이라는 제도 아래서 활발한 신체활동이 이루어졌다고 하겠습니다.
문4) 편의시설 등의 보완이 필요치 않았으니, 지체장애인들에 비해 역사적 시작이 빠른 것이라 볼 수 있겠군요. 이번 데플림픽을 개최하는 일본 도쿄는 2020 패럴림픽을 개최한 곳이니 아무래도 남다른 준비를 하겠습니다?
- 도쿄는 올림픽과 패럴림픽 개최 뿐만이 아니라 얼마전에는 세계육상선수권대회도 개최해 대회 운영 능력과 경기장 시설이 탄탄하게 준비되어 있지요. 일본에는 '스포츠의 날'이 있는데요, 우리나라도 매년 10월15일이 체육의 날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일본은 매년 10월의 둘째 주 월요일, 올해는 10월 13일을 '스포츠의 날'로 기념했는데, 한국과는 분위기가 많이 다릅니다. 도쿄에 위치한 국가대표 트레이닝 센터의 문을 열어 시민들을 맞이하고, 올림픽 경기를 치렀던 경기장에서도 올림픽 선수가 참가한 가운데 다양한 행사가 열렸습니다. 일본 도쿄도 키타구에 위치한‘아지노모토 내셔널 트레이닝센터’는 국립스포츠과학센터 등이 입주한 데다, 국가대표 선수촌이 위치해 다양한 종목의 선수들이 훈련을 하는 장소인데 이 곳에서 '스포츠의 날'을 맞아 '2025 스포츠마츠리'를 개최해 국가대표 선수들의 훈련 장소를 관람할 수 있게 문을 활짝 열었습니다. 도쿄 신국립경기장 인근에 위치한 도쿄체육관 앞 광장에서는 스포츠의 날을 맞이해 '스포츠 페스타'가 열려 여러 부스 행사가 마련되었는데, 국가대표 선수촌처럼 데플림픽 조직위원회가 방문해 다양한 청각장애인 스포츠 체험을 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자료 사진을 보면 어린이들이 귀에 헤드폰을 끼고 테니스 체험을 하고 있더군요. 청각이 차단된 상태에서 라켓의 울림을 경험하는 것입니다.
문5) 장애·비장애의 경계를 구분짓지 않는 스포츠의 날 기념행사였던겁니까?
- 네, 맞습니다. 2020 도쿄 올림픽과 패럴림픽, 그리고 내년에 있을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 게임의 경기장, 도쿄 아쿠아틱스 센터에서도 수영 장애인·비장애인 국가대표 선수가 체험 행사에 함께 등장했습니다. 장애인 선수와 비장애인 선수가 함께 시민들을 지도하고 나섰던 것은 국가대표 트레이닝 센터에서 열린 '스포츠마츠리'와 마찬가지로 장애인 스포츠와 비장애인 스포츠의 경계를 구분짓지 않는 행사였습니다.‘스포츠마츠리’에서는 각 종목 훈련장을 둘러보는 것 뿐만 아니라 종목 체험도 했는데요, 2020 도쿄 올림픽의 주 경기장으로, 올해 육상세계선수권 경기장으로 쓰였던 도쿄 신 국립경기장의 허들을 직접 넘어보고, 축구·럭비 경기 때 쓰이는 선수용 의자에 앉아볼 수 있도록 했습니다. 올림픽 메달리스트와 함께 사격·탁구 등 여러 종목을 해보고 장애인 스포츠 체험 행사도 함께 열려 의미를 더했는데, 데플림픽의 청각장애인 종목 체험도 같이 이루어진 것입니다.
문6) 11월의 도쿄 데플림픽이 기대되는군요, 데플림픽의 주인공, 청각장애 스포츠의 전망은 어떻습니까?
- 청각장애 스포츠는 농아인체육회가 설립되는 등 운영조직이 정립되고 체계를 갖추었으나, 의료기술의 발달로 청각장애 학생 수가 감소해 저변 확대와 선수 발굴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에따라 종목별 전국대회 개최에 한계가 있어 청각장애인들이 체육활동에 더 많이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내는게 필요합니다. 무엇보다 질환이나 사고로 인해 후천적으로 청각을 잃는 사례, 그리고 인구 고령화에 따른 난청인구 증가 추세이니 자막을 충실히 넣은 영상서비스나 SNS, 그리고 영상 원격교육 등의 기법을 활용한 정보 전달과 습득에 보다 꼼꼼한 대책을 세우고 전문가 육성, 그리고 수어 보급에 집중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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