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개입은 설계다”, 글로벌 NGO가 만들어가는 아동발달의 미래

UNICEF, Save the Children, PATH 등 사례로 보는 구조적 접근 다양성

2025-07-31     칼럼니스트 이동욱

【에이블뉴스 이동욱 칼럼니스트】"한 아이의 발달을 지원하는 것은 한 세대의 가능성을 여는 일이다."

조기개입(Early Childhood Intervention, ECI)은 전 세계적으로 아동의 평등한 출발선과 건강한 발달권을 보장하기 위한 핵심 전략으로 자리잡고 있다. 특히 자원이 부족한 환경에서는 아동이 생애 초기에 어떤 지원을 받았는가에 따라 학습력, 사회성, 건강 상태, 궁극적으로는 경제적 생산성까지 영향을 받는다.

“조기개입은 설계다”, 글로벌 NGO가 만들어가는 아동발달의 미래. ©Photo by Holly Landkammer on Unsplash

정부가 주도하는 정책도 중요하지만, NGO는 보다 민첩하게 지역에 스며들며 공공 시스템이 놓치기 쉬운 틈을 메워왔다. 이 글에서는 국제 NGO 4곳의 대표 ECI 모델을 살펴보며, 기술의 활용 방식과 정책적 시사점을 함께 짚어본다.


“조기개입은 설계다”, 글로벌 NGO가 만들어가는 아동발달의 미래. ©Photo by Tamara Govedarovic on Unsplash


1. UNICEF – ‘Nurturing Care’ 기반 국가 통합 전략

유니세프는 WHO와 협력해 ‘양육 돌봄(Nurturing Care)’이라는 생애 초기 보건 개입 프레임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이 모델은 단지 아이를 돌보는 것을 넘어, 부모의 역량을 강화하고, 국가 보건시스템에 발달 중심 서비스를 내재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전략적으로는 보건소를 중심으로 조기 발달검사, 부모 교육, 영양 상담, 정서 발달 지원을 통합해 제공하는 방식이다. 특히, 현지 보건 인력의 역량 강화가 중심에 있다. 이들은 교육을 받은 후, 아동과 보호자를 대상으로 발달 위험요소를 조기에 식별하고 상담하며, 필요한 경우 상위 기관으로 연계한다.

이러한 모델은 케냐, 우간다, 우즈베키스탄 등에서 실제로 보건부 정책과 연계되어 운영 중이며, 보건소를 발달지원 거점으로 탈바꿈시키는 데 성공하고 있다.


“조기개입은 설계다”, 글로벌 NGO가 만들어가는 아동발달의 미래. ©Photo by HiveBoxx on Unsplash


2. Save the Children – 공동체 기반의 가정방문형 개입

세이브더칠드런은 국가 기반 시스템보다는 지역 공동체의 자생적 역량을 활용하는 데 중점을 둔다. 필리핀, 콜롬비아, 라오스 등에서는 훈련된 지역 자원봉사자가 각 가정을 주기적으로 방문해 아동과 보호자의 상호작용을 관찰하고, 일상 속 발달 자극 활동을 코칭해 준다.

전략의 핵심은 저비용·고효율이다. 보건 인프라가 부족하거나 행정력이 약한 지역에서도 최소한의 자원으로 접근성을 높이고, 부모의 양육 역량을 직접 끌어올리는 방식이다.

이 모델은 특히 언어 발달, 감정 조절, 초기 사회성 형성 등 정서·인지 발달 영역에 강점을 가지며, 외부 전문가보다는 '마을 사람'이 개입한다는 점에서 신뢰도와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고 있다.


“조기개입은 설계다”, 글로벌 NGO가 만들어가는 아동발달의 미래. ©Photo by Pavol Štugel on Unsplash


3. PATH – 디지털 기반 조기 스크리닝 기술의 보급

보건기술 NGO인 PATH는 조기 발달 위험을 보다 정확하고 빠르게 파악할 수 있도록, 모바일 앱 기반 스크리닝 도구를 개발·보급하고 있다. 사용자는 스마트폰에서 아동의 나이, 행동, 신체발달 등에 대한 간단한 문항을 입력하면, 알고리즘이 발달 위험군 여부를 분석하고 필요한 경우 지역 보건기관 방문을 안내한다.

전략적으로는 기술을 통해 조기개입의 ‘보편적 접근’을 달성하고자 한다. 특히 보건 인력 부족 지역에서, 비전문가(부모나 교사)도 손쉽게 위험 아동을 식별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인도, 케냐, 베트남 등지에서는 정부와 협력해 지역 보건소에 이 앱을 도입하고 있으며, 스크리닝 결과는 중앙 보건 데이터 시스템에 자동 전송되어 통계적 활용도 가능하다.


“조기개입은 설계다”, 글로벌 NGO가 만들어가는 아동발달의 미래. ©Photo by Pixels Of Life on Unsplash


4. Room to Grow – 도시 빈곤가정 중심의 개인 맞춤형 패키지 개입

Room to Grow는 미국 뉴욕과 보스턴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NGO로, 도시 내 저소득 가정의 영아(0–3세)를 위한 맞춤형 발달지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들은 발달 장난감, 부모 교육자료, 식품·의류, 정서적 상담 등을 패키지 형태로 가정에 전달하며, 가정 상황에 맞춰 매월 조정된 계획을 세운다.

전략은 극단적으로 ‘개인화된 개입’이다. 저소득층의 다양한 욕구를 하나의 유형으로 규정하지 않고, 가정마다 발달 리스크에 맞춰 다르게 접근한다. 이 과정에서 사회복지사, 심리상담가, 보건인력 등 전문가들이 팀을 이루어 긴밀히 개입한다.

이는 단순 돌봄 지원이 아니라, 조기 발달지연과 가정 내 스트레스 요소를 함께 해결하고자 하는 ‘종합 발달케어’ 모델이다.


시사점: 정책을 설계하는 이들이 배워야 할 NGO의 민첩성

이들 NGO들은 상이한 전략을 갖고 있지만, 모두 ‘보편적 접근성과 실질적 실행 가능성’이라는 원칙을 바탕으로 운영되고 있다. 기술을 적극 도입하는 PATH, 지역성과 관계에 주목한 Save the Children, 국가시스템을 보완하는 UNICEF, 개인 맞춤형 복합개입을 추구하는 Room to Grow.
이들은 모두 공공 정책이 미치지 못하는 지점에서 실천을 증명하고 있으며, 이는 각국 정부와 협력자들이 배워야 할 중요한 정책 설계의 단서가 된다.


 참고자료

  • UNICEF & WHO. (2018). Nurturing Care for Early Childhood Development

  • Save the Children. (2023). Home Visiting ECI Model Impact Report

  • PATH. (2022). Digital Tools for Early Childhood Screening in Kenya and India

  • Room to Grow. (2023). Annual Impact Repo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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