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에서 돈 받으면서 아낄 줄 모른다구요?
수급자들이 “비싸 보이는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이유
“(기초) 수급 받는 사람들은 일 안해도 나라에서 매달 돈이 나오니까 커피 값 아까운 줄 모르는 것 같아, 이 비싼 커피를 일주일에 두번 이상은 마신다고 하더라고 불경기인데 이 참에 그 사람들에게 주는 거 확 깎았으면 좋겠어.”
퇴근 후 집으로 돌아가는 장애인콜택시를 기다리며 대로변 인근 커피전문점에 앉아있다 보면 이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는 이들이 적지 않다. 그런데 조금만 생각해 보면 여기에도 상당한 편견이 있다는 것을 어렵지 않게 발견하게 된다.
먼저 일반적으로 말하는 “비싼 커피” 수급자가 마실 수 있는 방법이 다양해졌다. 과거에는 사주는 사람과 공짜로 마시는 사람 모두 매장에 방문해야지만 커피릍 마실 수 있었던 때가 있었지만, 휴대폰 소액결재를 시작으로 선물하기 기능을 가진 모바일 메신저가 나오고, 여기에 다양한 종류의 프랜차이즈 전문점이 모바일과 만나면서 누군가의 선의에 따라 형편이 어려운 경우가 많은 수급자도 커피 전문점에서 한 잔을 즐길 수 있게 되었다.
다시 말해 수급자가 커피를 마시는 부분을 돈 아까운 줄 모른다고 단정짓는 것은 모든 물건을 현금으로만 사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과 같다. 그리고 바꿔 말하면 모바일로 주고 받을 수 없는 것들은 아직까지 수급자들에게는 높은 장벽과 같을 수 있다. 매월 20일을 기다리며 사는 이들이 유명한 맛집을 방문하고 카드를 긁었다는 이야기는 거의 들어본적이 없으니 말이다.
그리고 최근에는 엡테크를 통해 매일 일정한 포인트를 모아 커피로 교환하거나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시중보다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커피들도 있다. 커피 공화국이라고 불릴 정도로 원두 소비량이 많은 곳, 그리고 IT 강국답게 주고 받을 수 있는 루트가 많은 것을 기억한다면 수급자들의 커피 소비를 차가운 시선으로 바라볼 필요는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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