솟대문학 50호 그건....
2003-06-04 방귀희
한 팬한테 전화가 왔어
(물론 난 팬이 있을리 없는 무명 작가이지만 간혹 팬이라고
자칭하는 사람들이 있음)
"지금 뭐 하세요"
-축구 봐요
"아,가족들 하고 텔레비젼 보시는군요"
-제가 가족이 어딨어요
내가 한 말인데 갑자기 서러움이 북받쳐오는 거야
서러우니까 초라해지는 거 있지
그래서 큰 소리로
-암튼 안정환은 끼가 있어, 왜 옷을 벗는 거야
아마 저것도 준비된 세러모닐꺼야
옆에 진짜 끼있는 여자 은희씨가 침을 꼴깍 삼키면서
"저 저 몸매 봐, 끊네준다"
나두 몸매에 막 감동 하는 척 했어
덕분에 내 쓸쓸함은 감춰졌지
방으로 들어갔는데
난 정말 혼자구나 싶더라구
난 그동안 뭘 했나
나한테 남은 건 뭔가
난 뭘 믿고 살아야 하나
난 앞으로 어떻게 될까
난
난
나를 있는대로 쥐어뜯고 있는데
그때 내 눈에 발송하려고 갔다 놓은 솟대문학 뭉치가
들어오는 거야
통권 50호 기록, 솟대문학!
갑짜기 힘이 솟더라구
-야 니들 문예지 50권 만들 수 있어
50권 만들 수 있는 사람 있으면 나와 보라구 해
내 앞에서 까불기만 해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