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계획이 주는 기쁨

2009-01-15     칼럼니스트 송은주

2009년을 시작하면서 평소에 하고 싶었던 영상편집을 배우게 되었다. 언젠가 하리라 마음먹고 있었는데 성당 주보에 광고를 보고 기회다 싶었다. 1주일에 한번 의정부에서 일산으로 다니면서 배워야 한다는 부담이 있었지만, 일단 신청을 하고 방법을 찾기로 했다. 다행히 활동 보조인의 도움을 받아 교육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항상 어떤 하고 싶은 일이 생기면 먼저 선택하고 어려운 일들을 해결해 나간다. 그런 나를 주위에서는 너무 대책 없는 것 같다고 말하기도 한다. 또 ‘뭔가 믿는 구석이 있으니까 그러겠지’ 라고 말하기도 한다.

때론 대책 없이 일을 만들어 낭패를 보기도 하는데 그래도 시도를 했기 때문에 실망이 기쁘다. 하지만 망설이기만 하다가 시기를 놓쳐버린 일들은 오래 미련이 남아 자꾸 기웃거리게 된다.

우리는 대부분 새해가 되면 1년의 계획을 세우곤 한다. 그 계획 속에는 실현이 어렵다는 이유로 지워진 계획들도 생기곤 한다. 하지만 올해에는 이런 지워진 계획을 다시 끼워주는 건 어떨까? 혹시 지워졌던 계획이 나에게 큰 선물을 줄지도 모른다는 상상(?)을 하면서….

며칠 전 동생네 집에서 거의 죽어가는 화분을 가져왔다. 내가 놀러갈 때마다 탐내던 화분인데 올케가 둘째아이를 출산할 때가 되어 화분에 신경을 못 써서 거의 말라가고 있었다.

집으로 가져와서 마른 가지를 잘라주며 정리를 하는데 4살짜리 아들이 “엄마, 화분이 많이 아프대?” 하며 다가와 물을 주고 싶다고 했다. 아이는 물을 주며 “많이 먹고 아프지 마라” 하며 내가 아이 아플 때 했던 얘기를 화분에 해 주었다.

이 화분이 나와 아이의 보살핌으로 언젠가 생기를 찾아 선물이 되지 않을까 싶은 기대로 하루가 신.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