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으로 떠나는 특별한 가을여행

깊어가는 가을을 즐기고 싶다면 떠나보세요

2008-10-04     칼럼니스트 정재은
꽃과 함께 아련한 정선역. ⓒ정재은

끝자리가 2, 7일에 열리는 정선장에 가기 위해서 바쁜 10월의 주중에 휴가를 내야하는 해프닝을 벌어야했다.

특히 강원도 오지를 가기위해서 정선행 기차를 타야하는 번거로움이 있었지만 가는 그에 상응하는 낭만과 정취를 선택하는 기쁨을 얻을 수 있었다.

새벽첫차를 타기위해 꼭두새벽부터 청량리로 향했다. 깜깜한 한 역전이지만 생동감 있는 삶의 현장에서 뜨거운 커피한잔으로 허기를 달래며 기차에 올랐다. 5시간여를 달리며 보이는 새벽녁의 안개와 고독을 느끼며 변해가는 나뭇잎과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눈 안에 담을 수 있었다.

도착한곳은 정선역. 5일자에 맞추어 떠난 이들이 우르르 빠져나온 시골장은 금방 북새통이 되었고 서울 못지 않은 교통혼잡이 일어난다. 일부러 온 여행인데 정선시내를 거슬러 흥겨운 음악가락에 이끄려 정선장으로 향했다.

5일장 풍경. ⓒ정재은

전국 최대 규모의 장 답게 골목골목 빽빽한 상인들과 관광객의 행렬도 대단하다. 처음에는 인근 산골에서 채집되는 각종 산나물과 생필품을 사고파는 작은 규모의 장이었는데, 인근 지역이 강원 내륙의 오지에 자리하여 천혜의 자연환경을 잘 보존하여 최근 들어 주위 관광지와 연계한 체험여행코스로 널리 알려졌다.

정선장 풍경. ⓒ정재은

특히 정선군이 철도청과 연계하여 정선5일장을 관광상품으로 개발시키고 1999년 3월부터 서울 청량리역에서 '정선5일장 관광열차'가 운행되도록 힘썼다. 관광객은 1999년 6만 3380명이었는데, 2003년에는 8만 700여 명으로 늘어났고 경제효과도 1999년 27억 3000만 원에서 2003년에는 약 48억 원으로 늘어났다고 한다.

장이 서는 날에는 평소보다 긴 약 800m 길이의 시장이 형성되는데, 면적은 7600㎡에 이른다. 거리 양편으로는 호미·쇠고랑 등 농기구를 비롯한 각종 물품을 진열한 230개 상점들이 있고 길 가운데에는 160여 개의 노점좌판들이 늘어선다.

정선장 먹거리의 대표인 올갱이국. ⓒ정재은

시장에는 정선 토산품 외에 전국 각지의 토속품이 많이 나오는데, 특히 봄에는 냉이·달래·참나물·곰취 등 각종 산나물이 흔하고, 여름에는 찰옥수수와 감자 등이, 가을에는 정선에서 생산된 각종 농산물과 머루·다래·아가위·산초 등 산열매들이 많이 나온다. 겨울에는 근처 조양강(朝陽江)에서 잡은 민물고기로 끓인 매운탕과 수수노치·메밀전병·옥수수술 등이 눈길을 끈다.

정선장에서 유명하다는 올갱이 국수와 빈대떡으로 허기를 때우고 관광버스를 이용해서 관광기차를 타러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