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석암에서 나름대로 행복했어요”

[기고]석암베데스다요양원 생활인 이은주씨

2008-05-09     기고/이은주
석암베데스다요양원 생활인 이은주씨. ⓒ이은주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저는 10년 넘게 석암 베데스다 요양원에서 열심히 생활하고 있는 이은주입니다. 10년이면 강산이 몇 번이나 변한다고 하죠. 이 말이 새삼 마음에 와 닿습니다.

저는 지금까지 석암 요양원에서 지내오면서 나름대로의 행복한 생활을 하였는데 솔직히 만족스럽지 않을 때가 있었지만 원하는 것을 다 채운다면 물질적인 역경과 도움의 역경이 얼마나 많이 있어야 할까요. 형편이 주어지는 한 그것에 맞추면서 사는 것이야 말로 올바른 삶이 아닐까 싶습니다.

살아있다는 것에 먹을 수 있다는 것에 볼 수 있다는 것에 들을 수 있다는 것에 발가락 한 쪽이라도 쓸 수 있다는 것에 저보다 더 못한 이웃을 생각할 수 있는 그런 맘을 가졌다는 것에 저를 낳아주신 부모님께 감사할 수 있다는 것에 마냥 행복하고 뿌듯했습니다.

요즘 요양원 식구 몇몇 분들이 자유의 권리를 주장하고 자기에게 돌아가는 몫의 권리를 받아내기를 원하시는데요. 그래서 식구 분들이 지금껏 살아온 사연을 담아 기사를 내어서 문제를 크게 일으키고 있습니다. 과거 연민은 잠깐 접어두고 지금 현재를 향해 달려가는 석암 식구 분들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과거가 중요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현재가 가장 중요한 것입니다. 생각해보면 부모님이나 주위 분들이 못해주었던 날이 더 많았으면 잘 해주었던 날도 조금은 있었을 것이고 나쁘고 싫었던 기억보다 좋고 기뻤던 기억만 생각하면 조금은 괜찮지 않을까요. 만족스러운 날이 있으면 손해 보는 날도 있는 것입니다.

좋은 날이 있으면 흐린 날도 있듯이 말입니다. 지금 석암 식구 분들이 안고 가야 하는 좋지 않는 과거의 기억은 기억대로 내버려두시고 처해져 있는 자리에서 일어나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현명합니다. 어떻게 살아 갈 것인지의 중요성을 잊지 않았으면 하는 바랍니다.

사람은 자신을 믿고 따라준 것에 대해 책임을 느끼고 최선을 다해 자신의 역할을 수행할 의무가 있는 것입니다.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것이 아니라, 모든 관계는 받은 것 이상으로 베풀고자 하는 마음을 가지는 것이 참된 사람의 도리입니다.

남아프리카 복지역경, 북한 복지역경, 비교하면 우리나라 복지역경은 너무 괜찮으리라 생각됩니다. 먹을거리가 부족하여 행복한 삶을 누리지 못하는 그들의 형편을 생각하면 맘이 아파와 감사 아니 할 수가 없습니다. 불평불만이 가득한 우린 너무나도 부끄러워하며 미안해야 할 것입니다.

자립생활은 특히 장애인에겐 더욱 더 어렵습니다. 비장애인도 자립생활을 하는데 있어 어려움이 크게 따른데 장애인의 자립생활은 더 크겠지요. 그냥 보는 것과 하는 것은 좀 차이가 큰 것입니다.

종이 주인을 잘 섬길 듯이 항상 뒤에서 묵묵히 우리 장애인을 섬겨 주신 도우미께 감사해야 할 것입니다. 그분들의 손길이 없으면 장애인이라는 존재가 참으로 힘들겠지요. 매달 마다 나오는 장애인수당 식구 분들께서 투쟁하는데 낭비하지 않고 식구 분들께서 원하는 지역사회 설계 구조를 연구하는데 도움이 되는 책을 한 권을 사보고 그의 대한 생각을 해보는 것이 더 효과가 크지 않을까 싶어요.

이젠 철없는 행동을 그만 접고 장애인에게 지역사회 무엇이 필요가 되는지 함께 고민해보시길 바랍니다. 지역사회에 당당하게 서는 날을 떠올리며 장애인을 위한 훌륭한 인물이 되어 주십시오.

제가 여러 번 인터넷으로 통해 기사와 댓글을 읽고서 답 글을 올렸던 내용을 다시금 수정하여 공개합니다. 먼저 며칠 전 에이블뉴스에 올려진 석암 시설장, 제복만 원장님의 기고문을 접하고서 댓글을 단 내용입니다.

1. 제가 맴 먼저 기사를 접하고도 댓글이 좀 늦었네요. 이 기사를 읽는 이들의 생각은 너무 다양하리라고 봅니다. 저는 이 기사에 왠지 동의를 하고 싶습니다. 서로가 자기 살아남기 위해 투쟁을 하는 것이 아닐까요. 말로는 모두를 위해 좋은 일을 한다고 하지만 그건 솔직하지 않아 보입니다. 그건 자기 자신을 위함이 아닐까 싶습니다. 우리가 투쟁을 해서 더 좋아졌다는 성취감에 사로잡혀 교만해져 모두들을 힘들게 하는 것은 아닌지 한번 생각해보십시오. 지금쯤 걱정하는 부모님을 생각하셔야 되지 않을까요. 모두의 철없는 투쟁은 배 아프게 낳아주신 부모님을 욕되게 한 것인지도 모릅니다. 부모님이 자식에게 어떻게 했든 그래도 부모입니다. 자식들에게는 표현을 하지 않지만 당신이 못해줬던 죄책감을 늘 가지시구 계시지요.

2. 그리고 자신이 어떻게 살아온 이야기를 기사를 통해 하는 건 사회인에게서 동정을 받는 것이 아닌지. 시설에서도 작은 일에 불만 불편이 많은데 사회에서는 이 보다 더 하리라 생각이 듭니다. 진정한 장애인의 삶은 무엇을 보더라도 하나만 보는 것이 아니라 그 전체를 봐야 합니다. 자신에게 비친 전체는 무엇으로 보이는지를. 자신의 삶을 점검해야 하는 것입니다. 누군가가 잘못을 했다고 해서 잘못을 한 것에만 탓한다면 이 세상에 용서란 단어가 왜 존재하는 것일까요.

그리고 왜 사람이 잘못을 하고 감옥에 가는 것일까요. 그건 자기의 죄를 회개하고 용서를 받기 위해서입니다. 생각을 해봅시다. 아이가 엄마에게 잘못을 했는데 엄마가 아이의 잘못한 것만 생각하고 용서를 하지 않는다면 그 아이와 엄마의 관계는 어떻게 됩니까? 사람이라면 누구나 실수를 합니다. 더 잘 하려는 노력이 오히려 실수로 다가오게 됩니다. 그리고 누가 어떤 사업을 하든 먹고 살기 위해선 경제적인 실수는 어디에나 따라다니는 법입니다.

3. 참으로 안타깝고 마음이 아프네요. 저는 정부가 장애인들에게 수당을 준 것은 혼자 잘 먹고 잘 살라고 챙겨 준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이웃을 돌아보며 이젠 받기보다 남을 위해 베풀고 나눠주는 삶을 이루길 소망하여 줬다고 생각합니다.

우린 지금 수당을 어떻게 쓰고 있습니까? 오직 자신을 위해 쓰고 있지 않습니까? 하고 싶은 것 갖고 싶은 것 가고 싶은 것 먹고 싶은 것 에 쓰고 있지 않습니까? 투쟁한다는 핑계를 삼아 쓰고 있는 비용은 계산하면 얼마나 됩니까?

하나를 가지면 그 다음엔 두개를 생각하게 되지요. 또 하나를 이루게 되면 그다음엔 두개를 이루고 싶은 것이 사람에게서 볼 수 있는 욕심입니다. 그 욕심 때문에 남 생각하지 않고 죄를 짓고 실수를 하게 되지요. 제가 말하고자 한 실수는 이런 것이었습니다.

4. 투쟁을 해서 얻어진 것은 무엇입니까? 잘 되면 몰라도 잘 되지 않으면 상처와 허무함, 아쉬움, 이것들이 사람을 얼마나 죽이는 것인지 아십니까? 종사자로서님이 장애인의 편에 서신다면 님두 똑같이 삭발을 해야 되지 않을까요. 왜 석암식구들만 삭발을 했는지 님을 믿고 따른다면 님두 당연히 삭발을 해야 되지 않을까요? 종사자로서님 정신 좀 차려요.

5. 종사자로서님 과연 투쟁하여 정부에게 손을 내미는 것이 님이 생각하는 열심히 수고했던 겁니까? 모두들을 힘들게 해 놓고서요. 이건 정말 아니죠. 이건 정말 부끄러운 것이죠. 님께서 말씀하신 장애인 때문에 정부 돈을 받아 시설 운영한다는 것은 잘못 생각입니다.

갈 곳 없는 사람들을 안전하게 보호를 하기 위해 도움을 받아 멋진 사업을 한다는 표현이 맞지 않을까요. 님두 좀 편하고 좀 행복해지기 위해서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아닙니까? 자신이 투쟁을 해서 이만큼 좋아졌다는 이름을 알리고 싶은 것이 아닙니까? 좀 솔직해지셔요.

6. 말이란 것이 풍선 같아서 누가 잘못을 하면 그냥 본인이 하지 않았던 말도 더 부풀려서 얘기를 하기 좋아하는 사람들, 더 부풀려서 기사를 낸 사람들의 죄는 무엇으로 이해를 해야 할까요? 이 것도 죄니까 법으로 처리해야 되지 않을까요. 석암 시설장 장애인수당 빼돌린 것이 아니라 그건 인지 없는 식구들과 인지 있는 식구들을 위해 쓰여 졌는지도 모릅니다. 사회적응 훈련하러 가기 위해 차를 살다거나 공기를 맑게 하는 전자제품을 살다거나 그것은 식구들을 위해서 쓰지 않았나 싶어요. 이렇게 이해하면 석암시설장님의 입장도 알 것도 같습니다.

물론 관리 차원에서 허물이 있었지만 그건 큰 죄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요. 인지 없는 식구들을 앞세워서 자기 만족을 맛보는 것 보다 훨씬 나지 않을까요? 각 시설마다 그런 사람도 한 두 사람 있을 거라 봅니다. 정말 지금껏 살아오면서 한 점 부끄러움 없이 살았는지 한번 자기 자신을 돌아보십시오. 장애인수당 앞으로 한 점 부끄러움 없이 거짓 없이 진실된 마음으로 사랑하는 장애인들을 위해 쓰여졌으면 합니다.

7. 장애인이 편해야 비장애인도 편해진다는 말 마치 시설장애인이 대단한 것처럼 들이네요. 그러면 사회에서나 어디서나 비장애인이 없고 장애인만 있다면 과연 편하게 살 수 있을까요. 그럼 비장애인만 죄를 지으면 죄 값을 받아야 하고 장애인은 장애인이니까 죄를 져도 이해하고 넘어야 한다는 겁니까? 그건 아니죠. 똑같은 사람이고 인격을 존중해야 하는 것이죠. 비장애인이 장애인이 되어 시설에서 생활하는 이들도 많습니다.

저도 장애인이지만 장애인이니까 힘이 없고 무력한 자이니까 특별대우를 받아야 한다곤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리 생각하면 그건 비장애인을 없어 여기는 것이 되어 이기주의자입니다. 잘 생각을 해보십시오. 그리고 누구나 나이가 들면 똑같이 늦고 힘없고 무력한 사람이 된다는 사실을. 명심해주시길 바랍니다. 투쟁을 하지 않아도 손을 내밀지 않아도 능력만 있다면 나도 일을 하여 삶을 극복해 살수 있다는 의지만 있다면 누구나 살아가는데 문제가 되지 않으리라 생각되어요. 우린 똑같은 인격을 가진 사람입니다. 서로의 허물도 덮어주어야 되는 사람이길.

8. 네 물론 저도 장애인 수당을 받고 있습니다. 고마움을 전해야 되나요. 아 그래요. 그러구나 몰랐습니다. 미안합니다. 알고 있습니다. 누가 투쟁을 하여 각 장애인에게 장애인 수당을 돌아가도록 했다는 소식도 또 석암 생활인 한 명이 보건복지부에 메일을 보내어 석암 식구들도 장애인 수당을 받을 있게 했다는 소식도 접하였습니다. 석암식구 한명이 제게 말을 하던데요. 양천구에나 서울시청에나 나가서 투쟁을 하면 우리가 원하는 것 다 들어준다고요.

장애인 수당을 받아서 행복해야 하는데 받을 수 있도록 힘써 주신 분들께 고마움을 전해야 되는데 지금 현재 어떤 상황에 처해져 있습니까? 장애인수당으로 비리를 저지른다는 이유로 분노와 배신 가득하지 않습니까?

저는 장애인 수당을 받게 되어 행복해하기보단 장애인 수당을 받게 되어 고마움을 느끼는 것 보다는 맘 한 구석에 부담이 다가와 좀 많이 조심스럽습니다. 정부가 장애인에게 수당을 주기 전에 고민을 많이 했다고 하네요. 혹시 비리가 있을까봐서요. 장애인도 지역사회에 나가서 당당하게 서고 싶다는 식구들의 소망은 충분히 이해가고도 남습니다. 사람이니까 그리고 성인이니까?

근데 식구들이 꿈꾸는 지역 사회는 좀 어려움이 따른다는 겁니다. 사회구조가 장애인을 위한 것이 너무 부족하다는 것, 지금은 힘들다고 합니다. 장애인을 위한 지역사회구조가 바르게 설계되려면 그의 대한 일을 연구하는 사람이 많이 필요하답니다. 지금은 때가 아니죠.

식구들이 그렇게 되기를 진짜 원하신다면 자기의 능력을 발휘하여 그런 사람이 되어서 그렇게 원하는 대로 설계해야 되지 않을까요. 잘 생각해보십시오. 제 말도 틀린 것이 아닙니다. 국가도 정부도 장애인을 꼭 책임 져야 한다는 이유도 없습니다.

그분들이 너희 네들 장애인이 되라고 하지 않았기에 알고 보면 그분들도 많이 힘들 겁니다.오히려 이만큼 장애인을 위해 마음 써 주신 것에 감사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혼자서 노력하여 당당하게 일어서신 진정한 장애인분들이 되시길 바랍니다.

*이 글은 사회복지법인 석암재단 석암베데스다요양원 생활인 이은주씨가 보내온 기고문입니다. 에이블뉴스는 언제나 독자 여러분들의 기고를 환영합니다. ablenews@able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