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야학들이 천막야학 시작한 이유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앞에서 천막야학 돌입
“교육청이 대안 내놓을 때까지 투쟁 할 것”

2008-04-17     주원희 기자
인천시 장애인야학들이 천막야학을 시작했다.ⓒ인천지역장애성인교육권쟁취를위한대책위원회

인천시 장애인야학들이 천막야학을 시작했다. 인천시교육청을 상대로 성인장애인 교육권 쟁취를 위한 투쟁을 벌이고 있는 ‘인천지역장애성인교육권쟁취를위한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가 지난 16일 오전 11시께부터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앞 광장에 야학 천막을 쳤다.

오후 7시에 개최한 천막야학 개학식에는 장애학생 30명이 참여해 교육권 확보를 위한 투쟁의지 다졌다. 진보신당, 인천사람연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인천지부 등 정당과 시민사회단체들도 참여해 지지와 연대를 표했다.

인천시 야학들이 천막야학 시작한 이유

이들이 천막야학을 벌이는 이유는 인천시교육청과의 논의가 원만히 진행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대책위는 지난 3월 초부터 인천광역시 차원의 장애인야학지원계획을 수립해 줄 것을 촉구하며 ‘전국 투쟁결의 대회’, ‘1인 시위’, ‘기자회견’ 등을 꾸준히 진행해왔다.

인천시교육청 관계자들과 수차례 면담도 가졌다. 하지만 그 때마다 “성인 장애인야학에 대한 별도의 지원은 불가하다. 평생교육시설 수준에서 프로그램비만 지원하겠다”는 절망적인 답변만 돌아왔다.

이에 인천시 장애인야학들은 천막에서라도 공부를 계속하겠다며 두 차례에 걸쳐 천막야학 설치를 시도했다. 하지만 경찰 측이 천막을 빼앗고, 시위에 참가한 활동가들을 연행하는 등 강경 대응함에 따라, 천막야학 시도는 무산됐다.

이에 대책위는 어쩔 수 없이 인근에 위치한 예술회관 광장에 야학천막을 설치하게 됐다. 하지만 인천시와 예술회관 측에서 천막야학을 철거하겠다는 방침을 전해왔기에 야학천막 역시 언제 사라질지 모르는 상황이다.

하지만 야학들은 적절한 대책이 마련될 때까지 천막에서라도 야학수업을 이어가겠다는 각오다. 매일 낮 12시경에는 인천시교육청 정문 앞에서 ‘열린 교실’수업을 진행하고, 야학천막 근처에서 선전전을 진행할 계획이다. 또한 저녁시간에는 천막에서 야학수업을 진행하고, 촛불집회도 벌일 계획이다.

“거리로 내몰려도 교육청에서는 무관심”

대책위는 “장애인야학들은 교육공간과 운영비가 없어 거리로 내몰릴 상황인데도 교육청에서는 외면과 무책임으로 일관하고 있다. 장애인야학에 대한 지원은 단순히 야학에 대한 지원이 아니라 장애성인의 교육권을 보장하기 위한 지원이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대책위는 “서울에 이어 인천지역에도 천막야학이 지어졌다. 내일은 또 어딘가에서 천막야학이 지어질지 모른다. 힘들고 버거운 투쟁이지만 인간다운 삶을 포기할 수 없기에 더 많은 야학이 거리로 나앉아도 우리의 수업을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천막야학을 설치하기 앞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인천지역장애성인교육권쟁취를위한대책위원회

지난 16일 오전 11시께부터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앞 광장에 야학 천막을 쳤다.ⓒ인천지역장애성인교육권쟁취를위한대책위원회

천막야학이 완성됐다. 천막에 비닐을 씌우고, '장애성인 교육권 보장하라'는 문구의 플래카드도 걸었다.ⓒ인천지역장애성인교육권쟁취를위한대책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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