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충우돌 한빛이⑤

교실에서

2008-03-20     칼럼니스트 최석윤
한빛이. ⓒ최석윤

어느 토요일. 학교에서 가장 늦게 등교하는 아이가 한빛이 일 것이다. 아무리 늦어도 우리는 할 것은 다 하며 간다. 그 짧은 거리를 둘러 볼 것도 없는 그 거리를 우리는 온갖 참견 다하면서 천천히, 아주 천천히 간다.

한빛이 하고 싶은 것은 다 하게 두다보니 언제나 지각이다. 그래도 우리는 서두르는 일이 없다. 까짓것 늦으면 좀 어때…. 그래도 수업 시작하기 전에 입장은 한다.

막 수업종이 울리기 직전에 교실에 들어서자 아이들 인사가 마구 쏟아진다.

"한빛 안녕"

좋은 아침이다. 책가방을 책상에 걸어두려는데 뒤에 여자아이가 한마디 거든다.

"어제 한빛이 말했어요"

"그래?"

"네, 안돼요 라고 했어요"

"아, 그랬어?"

교실에 들어서자 별 할 일이 없는 녀석은 분주하다. 옆으로, 뒤로 참견하느라 여념이 없다.

선생님은 안중에도 없고, 그저 저 하고픈 것 하기 위해서 궁리를 하는 것처럼 보인다.

아침 바람이 시원하다. 아이들과의 소통이 아주 천천히 시작되고 있다는 기분이 들어 더 시원하게 느껴지는지 모르겠다. 좀 지나면 째지는 목소리로 인사도 잘 하고 그러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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