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시각장애인도 느낄 수 있어야

시각장애인에게는 왜 가을이 멀게 느껴지나

2007-11-12     칼럼니스트 심준구

가을이 깊어가고 있다. 시인들은 떨어지는 낙엽에서 시상을 떠올리고 주말이면 아름답게 물든 단풍을 보러 집을 나서는 행락객들의 차량들로 고속도로는 마비가 된다.

헌데 앞을 볼 수 없는 시각장애인들은 가을의 정취와는 무관한 사람들일까? 결코 그렇지 않다. 시각장애인도 얼마든지 가을을 느낀다.

물론 시각장애인은 빨갛고 노랗게 물든 단풍을 볼 수는 없다. 하지만 단풍이 수놓인 산의 공기, 그걸 보고 이야기하는 사람들, 서늘한 바람과 어느새 따뜻하다 느껴지는 햇볕에서 가을을 느낀다.

문제는 눈으로 가을을 볼 수 없다는 게 아니라 막상 집을 나서기가 쉽지 않다는 데 있다. 함께 할 가이드가 필요하고 경비가 필요하지만, 이것이 여의치 않은 형편에 있는 시각장애인들이 많다는 데 어려움이 있는 것이다.

이제 우리사회의 장애인들도 삶의 질에 관한 이야기를 할 때가 되지 않았나한다.

그렇지 않아도 장애라는 인생의 무거운 짐을 지고 살아야하는 우리 장애인들이다. 비장애인들보다 더 많은 생활의 활력소가 필요하다. 비장애인보다 많은 여가 활동까지는 아니더라도 깊어가는 가을, 가을의 정취를 느끼며 삶의 활력을 찾는 사람들 가운데 우리 장애인도 함께 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헌데 떠들썩한 가을 가운데서 또 다른 소외를 느껴야만 하는 게 대다수 장애인들의 현실이다.

피부에 와 닿는 장애인 대책, 계절에 맞는 지원이 이루어져서 우리네 장애인들의 삶이 보다 풍요로워 졌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