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간거야

사망신고 하다

2003-04-16     방귀희

엄마, 어제 사망 신고했어

사망진단서 밑에 보니까 사망 후 한달 이내에 하라고 돼있더라구

그래서 한달을 버텼지

더 버티면 벌금 문다고 은희 씨가 독촉을 하는 거야

남의 엄마 라고 사망 신고 라는 말을 저렇게 쉽게 할 수 있을까 싶어서 서운했다우

하지만 결국 하긴 했지

그게 현실이니까

며칠 후에 주민등록 떼어보면 엄마 이름 김순옥이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방귀희 이름 하나만 달랑 남아있겠네

세상에.. 엄마가 나한테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

나 혼자 두고 엄마 혼자 가면 어떻게

나 어떻게 살으라고

너무 걱정하지마

다른 사람들 앞에서는 표시 안해

엄마 있을 때 하고 똑같이 행동해

그게 엄마를 내곁에 두는 방법인 것 같아서

사람들이 내 걱정 많이 해

고마운 분들이 참 많더라구

사람들을 바라보는 내 시선이 바뀌었어

아주 긍정적으로

나 이러다가 천사 되는 거 아닌지 몰라

엄마 덕분이야

고마워 엄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