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자는 시각장애인의 훈민정음

점자를 배워봅시다

2007-11-05     칼럼니스트 심준구
점자일람표. ⓒ심준구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우리 민족의 많은 문화유산 중에서도 한글은 단연 백미다. 인간의 발성 기관을 참고로 하여 모양을 만들고 자음과 모음, 초성, 중성, 종성을 조합해 완성하는 소리글, 한글은 그야말로 경이적인 문자다.

그런데 우리나라 시각장애인들은 한글, 훈민정음에 못지않은 한글점자 훈맹정음을 가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점자는 한 칸에 세로로 두 줄, 6개의 홈이 있고 이 6개의 홈, 즉 6개의 점을 조합하여 문자를 표기한다.

한 칸에 두 줄, 세로로 들어 있는 6개의 점은 찍을 때를 기준으로 오른 쪽 부터 세로로 1, 2, 3점 그리고 왼쪽의 4, 5, 6점으로 자리를 표시하고 읽을 때는 반대로 왼쪽부터 세로로 1, 2, 3점, 오른쪽 4, 5, 6점으로 이해하는데 세계 여러 나라들이 대부분 이 같은 방식을 따른다. 이는 찍을 때와 읽을 때의 상황을 고려해 정해진 것으로 점자는 찍을 때는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읽을 때는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읽는다.

점자는 이러한 각각의 점들을 조합해서 문자를 이룬다. 예를 들어 알파벳 a는 1점 b는 1점과 2점 c는 1 점과 4점, 이런 식으로 조합하여 문자를 만드는 것이다.

그런데데 한글의 묘미는 영문 알파벳과는 달리 자음과 모음을 조합해서 한 글자를 이루고 자음의 경우 초성과 받침의 모양이 같다. 한글 점자는 이 같은 점을 기막히게 고려하여 모음을 중심으로 초성과 받침이 모이도록 구성되며 가로로 풀어 읽거나 쓰도록 되어있다.

뿐만 아니라 점자의 보다 효율적인 활용을 위해서 적절한 약어와 경음 구조를 가지고 있다. 요즘은 우리 주변에서 비교적 쉽게 점자를 만날 수 있다. 엘리베이터 버튼에 붙여진 점자가 그렇고 전철역 내부의 계단 옆 손잡이에도 점자 표지가 붙어 있다.

점자의 쓰임이 늘어갈수록 우리사회가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가 있는 선진사회로 발전하고 있다는 느낌을 갖는 건 나만의 소회는 아닐 것이다. 또 명함에 점자를 더한 분들도 보게 되는데 비장애인들끼리라도 이런 분들을 만나면 그 분에 대해 긍정적 측면에서 다시 보게 된다는 말들을 한다.

비교적 배우기 쉽고 과학적인 한글을 점자에 잘 접목한 한글 점자 훈맹정음보다 많은 사람들이 알고 더 많이 사용되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