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림의 미학

2003-04-14     김광욱

쉽게 올 수 있던 길을 너무 돌아오지는 않았나 하는

걱정을 해봅니다.

그래서인지 남보다 뒤쳐져 있다는 강박관념으로

한 1년 앞만보고 달려왔는데...

지금의 나를 보니 간과한 것들, 무심히 지나쳐 버려야 했던

소중한 것들이 문득 문득 떠오르네요.

달팽이처럼 자기 집을 등에 얹고서 쉬엄 쉬엄 인생 길을

떠나는 이도 있는데...

안위와 포근한 휴식을 마다하고 위험천만한 세상밖으로

나와서 자연의 신비로움과 생동감을 느끼려고하는

그 마음을 닮아가고 싶네요.

우리가 사는 세상이 약육강식 적자생존이 지배하는

냉혈소굴이라지만 우린 그 세계를 등진 상태에서

고립된 생활을 하기보다는 그 안에서 힘들지만

즐거움을 찾고 가치와 의미를 발견해야 겠지요.

느리지만 소중한 것들 놓치지 않는 사람이 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