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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차별금지법 '장애인의 힘' 결집
'갈등 넘어 양보와 연대로' 장애인운동 새 바람 모색
사회적 공감대 밑바탕 실질적 차별금지법 제정 과제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03-02-14 13:38:40
12일 서울여성플라자에서 열린 제1차 '장애인차별금지법제정추진연대' 전체회의에 장애인단체 관계자들이 회의장을 가득 메우고 토론을 벌이고 있다.
▲12일 서울여성플라자에서 열린 제1차 '장애인차별금지법제정추진연대' 전체회의에 장애인단체 관계자들이 회의장을 가득 메우고 토론을 벌이고 있다.
장애인차별금지법제정추진연대 결성 의미와 과제

12일 서울여성플라자에서 열린 '장애인차별금지법제정추진연대'의 첫 전체 회의는 오전 10시부터 시작해 오후 3시를 넘기도록 단 15분만의 휴식시간을 가진 채 시종일관 진지한 논의가 진행됐다. 이날 회의에는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두 연합체에 속하지 않은 장애인단체 등 약 30여개 단체 50여명의 실무자들이 모인 가운데 진행됐다. 장애인계가 '장애인차별금지법'을 매개로 하나가 된 자리였다. 추진연대의 결성 의미와 앞으로 풀어가야 할 내외부적 과제를 짚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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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차별금지법' 열망, 장애인계 하나로

애초 열린네트워크와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에서 추진해온 장애인차별금지법 제정은 지난해 대선정국과 맞물리면서 장애인계의 주요 이슈로 떠올랐다.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는 사회적차별금지법 제정을 약속했으며 지난 1월 7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장애인 차별을 포함한 5대 영역차별해소를 위한 기본법 마련을 10대 국정과제의 하나로 채택하기에 이르렀다.

이후 차별금지기본법 시안마련을 위해 국가인권위원회가 차별금지법제정추진위원회를 구성, 활동을 전개하는 등 차별금지법 제정 논의가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하지만 장애인계에서는 자칫 사회적차별금지법 제정에 가려 장애인차별금지법 제정이 가지는 의미와 차별 해소를 위한 강제력이 희석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러한 상황 전개는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열린네트워크,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등이 참여해 지난해 11월 출발한 '장애인차별금지법추진협의회'에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가 참여토록 하는 '자극제'가 됐다. 이로써 장애인계는 범장애인계가 참여하는 '장애인차별금지법제정추진연대'를 구성하기에 이르렀다. 물론 이번 장애인차별금지법제정추진연대 구성의 저변에는 '장애인차별금지법'에 대한 장애인계의 열망과 공감대가 기본적인 밑바탕이 됐다.

반목과 갈등 넘어선 '하나된 힘' 절실

▲장애인차별금지법제정추진연대 전체회의에 참석한 장애인단체 관계자들이 상임대표단 구성과 관련한 거수투표를 실시하고 있다.
5시간이 넘는 마라톤 회의에서 결정된 사항은 연대기구의 명칭, 조직틀, 대표단 구성 등 크게 3가지로 요약된다. 먼저 '장애인차별금지법제정추진연대'라는 명칭이 담고 있는 의미를 살펴보면 일단 '장애차별금지법'이 아닌 '장애인차별금지법'으로 정해진데서 주목이 된다.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측에서는 애초 '장애차별금지법'으로 법 제정을 추진해왔다. '장애차별금지법'은 이 사회에 있는 여러 영역의 '장애'를 모두 포괄하는 것으로 '장애인차별금지법'보다 그 대상과 영역이 넓다. 하지만 추진연대는 장애인차별금지법의 제정에 힘을 집중하기 위해 이날 회의에서 '장애인차별금지법'으로 그 명칭을 최종 합의했다. 또한 추진연대가 공동대책위원회나 추진협의회가 아닌 '연대'의 성격으로 구성된 것은 개별 참가단체의 평등성을 강조되고 있는 부분이다.

이날 회의에서 가장 쟁점이 됐던 부분은 대표단 구성과 관련된 것이었다. 대표단은 상임대표단과 공동대표단으로 나누고 상임대표단은 총 5개 단체의 대표로 한정했으며 공동대표단은 연대단체의 대표가 모두 참여하는 것으로 정해졌다. 특히 상임대표단 구성과 관련해 일부 단체에서는 "장총련과 한국장총에서 상임대표가 나온다면 연대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말하는 등 강하게 반발했으나 결국 장총련과 한국장총, 여성장애인, 중증장애인 등을 고려한 현실적인 안이 받아들여졌다.

상임대표단 구성에 관심이 집중됐던 것은 연대의 의결권이 공동대표단과 집행위원회에 있다고는 하지만 상임대표단이 사실상 추진연대의 '얼굴'이 되며 향후 집행위원회 구성에도 그 영향이 미칠 것으로 보여지기 때문이었다. 특히 이날 장총련과 한국장총 사이의 갈등보다 이 두 연합체와 그 외부 장애인단체들간의 대립 양상이 보여져 눈길을 끌었다. 오랜 시간동안 켜켜이 누적됐던 장애인계 내부의 갈등의 골이 결코 엷지 않음이 드러난 대목이다.

장애인계의 내부 갈등은 실질적인 의결권을 가진 집행위원회 구성과 관련해 더욱 증폭될 가능성이 크다. 이날 한 장애인단체 관계자는 "오늘은 양호한 편이었다"며 "상임집행위원장 선출 등 앞으로 넘어야할 산이 많다"고 말했다. 이러한 문제는 앞으로 추진연대가 극복해야할 과제이기도 하다. 장애인차별금지법 제정이라는 단일 사항이지만 장애인계가 하나로 뭉쳐 공동목표를 추진한다는 것은 그 역사적 의의가 크기 때문이다. 실제 이날 회의 중간중간 "장애인계가 이렇게 장애인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해 한자리에 모인 것은 역사적 의미가 크다"고 감격스러워 하는 참석자들의 발언이 이어지기도 했다. 역사적 의의가 큰 만큼 그 의의를 이어나가기 위한 장애인계의 양보와 노력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사회적 공감대 탄탄한 장애인차별금지법으로

▲지난 1월 28일 장애인권리찾기부산연대가 주최한 장애인차별금지법과 사회적차별금지법 공청회에 많은 사람들이 참석, 장애인차별금지법에 대한 깊은 관심을 나타냈다.
추진연대에서 장애인계의 다양한 목소리를 '아름답게' 하나로 묶어내는 것이 내부적 과제라면 장애인차별금지법 제정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해 나가는 것은 가장 시급한 외부적 과제라고 할 수 있다. 장애인차별금지법 제정에 따른 전 사회적 파급 효과가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사회적인 공감대 형성없이 차별의 고리를 끊어낼 수 있는 실질적인 법을 만든다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추진연대는 사회적차별금지법과 장애인차별금지법과의 관계를 명확히 정리하고, 장애인차별을 해소할 수 있는 실질적인 법 제정의 필요성을 알려내야 할 것으로 보여진다. 이미 장애인계 곳곳에서 '고용에 집중돼 나타나는 다른 영역의 차별과는 달리 장애인에 대한 차별의 경우 일상적으로 일어나고 있기 때문에 이 차별고리를 끊기 위한 독자적인 장애인차별금지법 제정이 추진돼야한다'는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지난 1월말 부산에서는 장애인권리찾기부산연대 주최로 이와 관련한 공청회까지 개최된바 있다. 이와 관련해 추진연대는 앞으로 현재 사회적차별금지법 제정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국가인권위원회를 토론의 장으로 이끌어내 장애인계의 목소리를 전달하고, 관철시키는 작업에 만전을 기할 것으로 전망된다.

소장섭 기자 (ablenews@abl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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