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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거불능’ 조항 이대로 둘 텐가
부산고법, 정신지체 소녀 성폭행 또 무죄
“성폭력특별법 항거불능 조항 개정 절실”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05-04-21 17:45:24
정신지체 소녀를 성폭력한 가해자에게 법원이 원심을 유지, 또 다시 무죄 판결을 내리자 장애여성단체들이 반발하며, ‘성폭력특별법’의 항거불능 조항의 개정을 요구하고 나섰다.

부산고등법원 제2형사부(재판장 지대운 부장판사)는 지난 20일 정신지체2급 장애인인 이양을 14세 때부터 5년 동안 지속적으로 성폭력한 혐의로 기소된 김모(51)씨에 대해 1심에서와 마찬가지로 무죄를 선고했다.

피해자가 정신지체장애인이지만 초등학교 3~4학년의 지능이 있고 사회적 성숙도는 다른 학생과 비슷하기 때문에 ‘항거불능’ 상태에 있었음을 입증할 수 없다는 것이 법원의 판단.

한국여성장애인연합과 여성장애인성폭력상담소는 이에 대해 지난 20일 성명서를 내고 “‘항거불능’은 장애 그 자체가 이미 항거불능 상태이기 때문에 이를 입증해야할 이유가 없다. 이는 여성장애인 성폭력특별법 관련 조항의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또 이들 단체는 “신체장애나 정신상의 장애 자체가 성폭력의 위기상황에서 자기방어를 할 수 없는 항거불능의 상태에 있는 것으로 인정하지 않고 오히려 이를 현실적으로 입증할 만한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속속 가해자에게 무죄판결을 내리는 조항으로 악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성폭력특별법 제8조(장애인에 대한 간음 등)는 ‘신체장애 또는 정신상의 장애로 항거불능인 상태에 있음을 이용하여 여자를 간음하거나 사람에 대하여 추행한 자는 형법 제 297조(강간) 또는 제 298조(강제추행)에 정한형으로 처벌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 조항이 장애인이 성폭행을 당할 당시 거부, 반항 등의 입장을 표명했고, 그것을 법정에서 입증했을 경우에만 가해자를 처벌할 수 있는 것으로 해석돼 문제가 되고 있는 것.

장애여성단체들은 “현행 재판부는 여성장애인 성폭력범죄에 대하여 가해자에 대한 엄중 가중처벌과 피해여성장애인의 적극적인 보호를 위해 마련된 성폭력특별법 제8조 항거불능 조항을 적용함에 있어 계속해서 우를 범하고 있다”며 “정신지체 소녀 성폭력사건에 대한 부산고등법원의 무죄판결을 강력히 규탄하고 성폭력특별법 제8조의 개정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김유미 기자 (ablenews@abl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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