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내용을 인쇄합니다.기사목록으로 갑니다. 여성/아동 > 여성
“방송언론의 장애여성 이미지 왜곡은 차별”
장추련 법제정위원회 최해선씨 지적
이미지 왜곡에 대한 법적 제재 시급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03-09-18 15:38:27
언론과 방송을 통해 장애여성의 이미지를 근거 없이 왜곡하여 표현하는 것은 장애인문화권 차별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지난 17일 국가인권위원회 배움터에서 열린 장애인차별금지법제정추진연대 연속공개토론회에서 장추련 법제정위원회 최해선 여성팀원은 ‘문화와 접근권에서 장애여성을 말한다’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언론이나 영상매체에서 다뤄지는 장애여성의 모습이 일상적이고 평범한 삶이 아닌 과장되고 왜곡된 이미지만이 표현되고 있어 대중에게 편견을 부추긴다"고 지적했다.

이날 최씨는 국내에서 제작된 영화와 드라마 속에서 드러나고 있는 장애여성에 대한 이미지 왜곡의 심각성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특히 지난해 개봉돼 인기를 끌었던 영화 ‘오아시스’(감독 이창동)’와 ‘집으로’(감독 이정향)에 대해 “이들 영화에 나타난 장애여성상은 틀에 맞춰지고 비장애인의 고정관념에도 어긋나지 않으며 예상을 빗나가지 않는, 보는 관객에게는 성실하기 이를 데 없는 캐릭터를 보여주고 있다”며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장애가 있는 한 인간으로서의 존재는 어디에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지난 1999년에 문화방송에서 방영된 드라마 ‘꽃보다 아름다운 그녀’에 대해서도 “장애인에게 성공신화를 강요하거나 장애인은 무조건 온갖 어려움 속에서 산전수전 다 겪으며 살고 있다는 왜곡된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는 작품이었다”고 꼬집었다.

최씨가 직접 겪은 방송의 이미지 왜곡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최씨는 “모 방송국 요청으로 다큐멘터리를 찍게 된 경험이 있었는데 연출진이 있는 그대로의 모습 대신 ‘창가에 앉아 먼 하늘을 바라보고 있어 주세요. 가능한 쓸쓸한 모습으로…’ 등의 평소 잘 취하지 않는 장면을 요구해 거절의사를 분명히 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묵살하고 계속 요구해와 어쩔 수 없이 연출된 장면을 찍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최씨는 “영화 오아시스를 비롯해 우리나라의 영상물에 등장하는 장애여성은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생각하고 보고 싶은 대상으로서의 장애여성이 있을 뿐 ‘정신’과 ‘마음’이 있는 주체적인 인간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특히 최씨는 “방송이 장애를 특별하다거나 부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주지 않도록 해야하는 의무와 책임이 있음에도 왜곡된 표현을 하는 등 이를 망각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최씨는 “방송법에 ‘방송은 상대적으로 소수이거나 이익추구의 실현에 불리한 집단이나 계층의 이익을 충실하게 반영하도록 노력해야 한다’(제6조 5항)는 조항이 있지만 조항에 대한 구체적인 법령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아 방송 제작자들에게 염두에 둘 사항으로 자리잡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문제들의 해결방안으로 최씨는 “장애여성의 이미지를 근거 없이 왜곡하여 표현하는 것은 분명한 차별이며 이에 대해서는 법률상의 제재를 가해야 하고 건강하고 긍정적인 이미지로 표현하도록 강제해야 한다”고 제시하고, “모든 장애여성의 필요와 사회적인 잠재력을 사회가 인식하고 교육할 수 있도록 국제조약 안에서 인지해야 하며 장애인 차별 금지법과 방송법에서 동시에 다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은선 기자 (ablenews@ablenews.co.kr)
 
뒤로화면을 상위로 이동 이 기사내용을 인쇄합니다. 기사목록으로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