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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속의 장애인’ 스토리텔링 공모전 수상작 연재-②

우수상 ‘내 이름은 홍명보’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5-06-18 08:58:58
밀알복지재단이 최근 장애인에 대한 편견과 부정적인 인식을 개선하고자 ‘일상 속의 장애인’이라는 주제로 스토리텔링 공모전을 진행했다.

이번 스토리텔링 공모전은 ‘장애인으로 산다는 것’, ‘장애인 친구로 지내기’ 등 장애 또는 장애인과 관련된 일상 속의 모든 이야기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공모전에는 총 50편의 작품이 모집됐으며 재단은 2주간 총 3차에 걸쳐 심사를 진행해 최우수상 1명, 우수상 2명, 가작 1명, 총 4명을 선정했다.

에이블뉴스는 수상작을 연재한다. 두 번째는 우수상 ‘내 이름은 홍명보’다.



내 이름은 홍명보
최지수


"명보야, 자리에 앉자. " 여전히 명보는 교실을 돌아다닌다.... 조금 더 큰 목소리로"명보야, 자리에 앉아야지" 점점 목소리가 커진다. "홍명보, 자리에 앉아" 이젠 소리를 지른다. "홍명보...자리에 앉아~~"

아내가 깜짝 놀라 일어나 내게 물었다. "여보, 홍명보가 누구야?"

특수교육과 졸업 후 처음 온 학교. 명보는 내가 담임하는 1학년 채송화반 학생이었다. 명보는 학교 옆 요양원에 살았다.

사람들을 좋아하는 명보는 다운 증후군 특징을 가진 학생이었다. 어릴 때, 요양원에 맡겨진 명보는 당시 축구 국가대표였던 홍명보선수 이름 그대로 '홍명보'로 불리웠다. '홍명보'가 명보의 이름이 되었다.

'처음에 잘해야지' 마음먹었다. 명보를 자리에 앉히고 싶었다. 그러나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명보는 꿈속에까지 나타나 교실을 돌아다녔다.

수업 시간에 의자에 앉지는 않았지만 명보는 늘 환한 웃음으로 인사하였다. "샘님, 안뇽하세오" 명보의 어눌한 인사가 초임교사인 내게 힘이 되었다.

시간이 지나 6학년이 된 명보, 나는 다시 한 번 명보의 담임이 되었다. 명보는 등교하여 교실에 들어오면 바로 내게 피아노 악보집을 주었다.

우리반은 매일 명보의 두 곡의 독창으로 시작되었다. '마법의 성'과 CCM '나', 명보의 노래에 맞춰 피아노를 쳤다.

그해 나는 특별활동시간에는 밤벨반을 지도하였다. 밤벨이란 악기는 대나무로 만들어진 인도네시아 악기로 핸드벨처럼 한 사람이 한음의 소리를 낸다. 명보는 소리를 많이 내야 하는 '도'음을 담담했다.

지휘자가 검지 손가락 하나를 펴서 흔들면 '도' 검지와 중지 두개의 손가락은 '레' 검지와 중지, 약지 세개의 손가락은 '미'.... 손가락 갯수에 따라 동아리반 학생들은 자신이 담당하는 음정의 밤벨을 연주했다.

밤벨반에서는 권정생 선생님의 '강아지 똥' 을 원작으로 한 만화영화 주제곡을 연습하였다.

"걱정 마요 실망 마요 저 멀리서 별이 내려올때 울지말고 바라봐요 내 손에 담긴 작은 별들을 쉽게 놓쳐 버릴까봐 그만 놓쳐 버릴까봐 걱정말고 믿어봐요 나의 꿈을 잊지마요 나의 꿈을~"

노래를 먼저 부르고 계명으로 노래를 부르고 내 손가락 지휘에 맞춰 학생들은 밤벨연주를 하였다.

한 학기가 끝나갈 무렵 명보는 내 손가락 지휘를 다 외웠다. 내 대신 명보가 앞에서 손가락 지휘를 하기 시작했다.

명보는 학습지에 이름을 쓰는 빈 칸에 미국으로 입양된 수훈이와 동길이 이름을 함께 썼다.명보가 수훈이고, 동길이었나 보다.

명보는 중학생이 되었고 나는 음악전담교사가 되었다. 아침 일찍 등교한 명보는 교과 선생님들이 모인 연구실 문을 똑똑 두드렸다.

문을 열면 명보는 뒤를 돌아보며 쑥스러운 듯 웃으며 운동장 건너편의 중학교 건물로 뛰어갔다. 중학생이 된 명보는 밤벨반의 기둥이 되었다.

밤벨반 단복을 입고 교내 학예회에서, 교회에서, 여러 기관에서 찬조공연을 하였다. 한 공연에서는 명보가 지휘자가 되었다.

손가락 지휘를 하며 노래하던 명보의 지휘에 맞춰 밤벨을 든 학생들이 ‘강아지 똥’ 주제가를 연주하였다.

"걱정 마요 실망 마요~“ 명보의 손가락 지휘를 지켜보며 가슴이 뛰었다. 학교를 옮긴 후에도 명보가 자주 생각났다.

페이스북에 명보의 글을 올리고 며칠 후, 명보 담임선생님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명보는 올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전공과에 진학했다고 한다.

고 3이었던 명보가 하루에도 수백 번씩 공책에 내 이름을 썼다고 한다. ‘최지수, 최지수, 최지수.......’우린 떨어져 있지만 통하나보다.

“명보야, 사랑해. 그리고 고마워...홍명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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