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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목숨 위협하는 ‘대방역’의 실태

단차로 인해 결국 사고까지…안전발판도 ‘무용지물’

“장애인도 지하철 타고 싶다” 투쟁 전개 이어갈 듯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3-05-28 16:56:13
승강장과 전동차 간 높은 단차와 넓은 간격으로 인해 장애인들 사이에서 불만이 제기됐던 대방역. 결국 일이 터졌다. 중증장애인 여성의 사고가 발생한 것. 사고를 통해 지하철 내 편의시설 설치를 촉구하는 이동권 투쟁이 다시금 기지개를 필 것으로 전망된다.

사고인 즉슨, 지난 18일 오후 3시30분경. 수도권 1호선 대방역(4-4구간)에서 중증장애 여성 김모씨가 전동휠체어가 뒤집혀져 허리 등을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체장애 1급 김씨는 상행 열차를 타고 대방역에서 하차를 하려던 중, 열차와 승강장의 높은 단차로 인해 위험을 무릅쓰고 하차를 시도했으나, 전동휠체어가 높은 단차를 오르지 못했다.

결국 체중이 뒤로 쏠리면서 전동휠체어에 탄 상태에서 그대로 뒤로 넘어지고 만 것. 피해자는 사고 직후 시민들의 도움으로 전동휠체어에 탑승을 했지만, 극심한 통증을 호소, 현재까지도 병원에 입원치료 중인 상황이다.

하지만 이 같은 사고는 예견된 일이었다. 앞서 지난 2월 대방동 공군회관에 업무가 있던 한국근육장애인협회 김규용 팀장(지체1급)도 대방역에 도착했지만, 단차가 넓어 내릴 수 없었던 것.

김 팀장에 따르면, 대방역의 지하철 문 바닥과 승강장 바닥의 단차(높이차, 간격사이)가 10cm 가량으로, 자칫 하차하다 휠체어가 앞으로 고꾸라지는 등의 위험이 예상됐다.

때문에 김 팀장은 다음 정거장인 노량진역에서 다시 되돌아와 대방역에서 제공하는 이동식 안전발판을 이용하고서야 하차할 수 있었다.

이 같이 단차가 넓은 승강장은 곡선승강장의 경우다. 선로는 둥근 곡선 모양이고 열차는 직선이니 원에 내접·외접하는 꼴이 돼 승강장 폭이 불가피하게 넓어진다.

현재 곡선승강장으로는 1~8호선(동대문역 등 127개역) 분당선(구룡역 등 3개역), 인천 1호선(인천시청역 등 5개역) 등.

하지만 인력적 지원을 통해 장애인을 안전하게 이용하도록 하는 일본과는 달리, ‘예산 부족’, ‘인력 부족’을 핑계로 안전장치 및 인력이 구비되지 않는 우리나라 장애인의 경우, 사고의 위험성에 노골적으로 노출돼 있었다.

28일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서울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등 장애인 단체가 대방역에서 개최한 편의시설 설치를 촉구 기자회견에서도 이 같은 비난은 쏟아졌다.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최강민 사무총장은 “장애인은 목숨 걸고 지하철을 타고 있다. 이동권 운동을 한지 12년이 지났지만 여전하다”며 “오늘도 대방역을 오는데 1시간이 넘게 걸렸다. 영등포구청에서 오는데 갈아타려면 40분간 리프트를 타야 하며, 앞바퀴가 단차에 끼어서 시민들이 들어줬다. 맘 편히 지하철을 탈 수 있도록 투쟁을 전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이날 참석한 휠체어 장애인들은 사고가 난 지역인 대방역 상행선 승강장에서 직접 휠체어를 탄 채 탑승체험을 가짐으로써 어려움을 낱낱이 밝혔다.

단차가 너무 넓어 앞바퀴가 걸리자, 이를 향한 비난의 목소리는 솟구쳤다.

더욱이 “안전발판을 가져오라”는 항의에 역 담당자들은 허둥지둥 가져왔지만, 안전발판이 오히려 제 구실을 못 하는 상황이 발생하자 장애인들의 반발은 더욱 커진 것.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경석 상임공동대표는 “안전발판을 가져왔는데, 이 것은 지하철역 단차를 위한 발판이 아니다. 다른 지하철역에서는 금속이나 목재로 만들어진 안전발판을 사용하고 있는데 대방역은 사고에 대책이 없는 것 같다”며 “원인 자체를 모르고 있는 것이 아니냐. 이번주까지 알맞은 발판 마련과 함께 대책을 수립하라”고 피력했다.

이들은 역 담당자에게 철도공사 사장면담과 함께 ▲사고에 대한 공개 사과 ▲피해자에 대한 치료와 보상 ▲사고재발 방지 위한 대책 마련 등을 촉구하는 요구안을 전달했다.

이를 전달받은 역 담당자는 “안전발판은 다른 역을 참고해 빠른 시일 내에 구하고, 사고가 난 지점에 단차해소도 이 달안까지 해결하겠다”며 “이외 요구안에 대한 답변은 서면으로 전달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이들은 이번 사고를 기점으로 근본적인 안전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서울시 장애인이동권 투쟁을 한 달 여간 계속해 진행한다. 오는 6월5일은 단차로 인해 시각장애인의 사고가 있었던 성신여대입구역에서 투쟁을 촉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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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기 기자 (lovelys@abl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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