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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증장애인 임플란트 건보 적용 확대 요망
tvN 드라마 ‘갯마을 차차차’ 시청 후 든 생각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21-09-17 15:40:00
tvN 주말드라마 `갯마을 차차차`(신하은 극본, 유제원 연출)는 ‘현실주의 치과의사 윤혜진과 만능 백수 홍반장이 짠내 사람내음 가득한 바닷가 마을 공진에서 벌이는 티키타카 힐링 로맨스’라고 한다.

윤혜진(신민아 분)은 치과의사로서 실력과 양심이 뛰어난 의사다. 공익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원장과 대립하다 내부고발을 한 덕분에 원장에게 찍혀 취직이 어렵게 된다. 원장에게 무릎 꿇고 빌면 받아주겠다는 말에 욱해서, 엄마 생일날 엄마와의 좋은 추억이 있는 공진을 찾아갔다가 공진에서 치과를 차린다.

공진에는 공진에서 나고 자란 홍두식(김선호 분)이 만년 백수로 살고 있다. 공진 사람들은 홍두식을 홍반장이라고 불렀는데 어디선가 누군가에 무슨 일이 생기면 틀림없이 나타나는 홍반장이다.

갯마을 차차차. ⓒtvN
▲갯마을 차차차. ⓒtvN
윤혜진이 공진에 처음 간 날 카드단말기는 고장이 나고 수중에는 현금이 없어서 홍반장이 오징어 손질하는 아르바이트를 시켰는데 그곳에는 공진의 삼총사 할머니가 있었다.

할머니 삼총사는 김감리(김영옥 분), 이맏이(이용이 분), 박숙자(신신애 분)다. 윤혜진이 처음 만났을 때 오징어 손질하는 법을 가르쳐 주었고, 두 번째는 윤혜진이 친구 결혼식에 참석하러 서울 가는 차에 홍반장과 함께 동승을 했다.

그때 이맏이가 송편을 가져왔는데 김감리는 이가 아파 송편도 잘 먹을 수가 없었다. 윤혜진은 김감리 할머니에게 치과에 한번 오시라고 했다. 김감리의 아버지가 독립군이라 오빠이름은 건곤(乾坤)이고 동생이름은 감리(坎離)란다.

며칠 후 이가 아픈 김감리를 홍반장이 업고 왔다.

윤혜진 : “연세에 비해서 양호한 편이라 임플란트도 가능하시겠어요.”
김감리 : “임플란트는 얼마래요?”
윤혜진 : “두 개는 의료보험이 되니까 하나 값은…….”
윤혜진은 임플란트 가격을 말하지 않고 가격표를 보여 주었다.

할머니를 업고 온 홍반장.  ⓒtvN
▲할머니를 업고 온 홍반장. ⓒtvN
김감리 : “임플란트가 뭐 그리 비싸대요? 그러면 다 뽑아 버리고 말지.”
윤혜진 : “치아는 그렇게 막 뽑아도 되고 그런 게 아니에요. 특히 노인네들은 생존이랑 직결되는 문제예요. 이가 없으면 못 먹고 못 씹고……. 혹시 돈이 없으세요?”

김감리는 돈 많다며 화를 냈다.
윤혜진 : “그런데도 치료를 거부하시면 더는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그만 가 주세요.”

김감리는 사실 임플란트를 할 돈이 없었다. 평생 갯마을에서 허드렛일하면서 돈을 벌어 아들 공부를 시켰다. 회계사가 된 아들은 서울 사는데 자녀들은 미국 유학을 보내고 있다. 김감리가 아들에게 전화를 걸어 임플란트를 이야기하자 나이 많은 노인에게 임플란트가 무슨 필요가 있느냐고 했다.

홍반장은 김감리를 집까지 업어다 주고 다시 치과에 왔다.
홍반장 : “꼭 그렇게 말해야 해? 돈이 없냐니, 그게 의사가 할 말이야? 돈 없으면 그냥 보내 버리게.”
윤혜진 : “말 함부로 하지 마. 다짜고짜 안 한다고 하니까 형편이 어려운가 물어본 거야.”
홍반장 : “좋게 말할 수도 있었잖아.”
윤혜진 : “싫어, 무슨 병원이 편의점에서 물건 사듯이 이거 주세요 하는 줄 알아, 치아 뽑는 게 얼마나 어려운데 환자가 마음대로 판단하고 고집을 부려!”

윤치과에서 진료 중인 김감리. ⓒtvN
▲윤치과에서 진료 중인 김감리. ⓒtvN
홍반장 : “무슨 말인지 알겠는데 전달 방식이 틀렸어. 김감리 할머니가 치과네 할머니였어도 그렇게 말했을 것 같아?”
윤혜진 : “우리 할머니가 아닌데 왜 그런 가정을 해야 돼? 그쪽이야말로 보호자도 아니면서 왜 이렇게 오바야, 본인이 안 한다잖아!”
홍반장 : “안 하는 게 아니라 못 하는 거야. 주변을 챙기는 데 인생을 다 바치는 분이거든, 그래서 자기를 돌보고 자신에게 베푸는 법을 모르셔.”

윤혜진 : “그렇다고 아픈 걸 참아? 이기적인 발상이네.”
홍반장 : “이기적이라니 난 할머니처럼 이타적인 사람을 본 적이 없어. 젊어서부터 자식을 위해서 안 해본 일이 없는데 그걸 이해 못 해!”
윤혜진 : “어, 못해, 미련하고 답답해.”
홍반장 : “왜 이렇게 삐딱하게 굴어?”
윤혜진 : “그쪽이야말로 알지도 못하면서 왜 이렇게 까불어. 부모가 진짜 자식을 위한 일이 뭔지 알아? 아프지 않고 오래 사는 거야. 그깟 돈 몇 푼 물려주려고 아픈 걸 참는 게 아니라 자기 자신부터 챙기는 거라고 알아?”

윤혜진은 어렸을 때 어머니가 아파서 돌아가셨다. 부모·자식으로 맺어진 인연이라면 부모가 일찍 돌아가셔도, 자식이 일찍 세상을 떠났어도 가슴에 묻기 마련이다. 윤혜진은 어머니가 일찍 돌아가신 것이 한이 된 사람이다.

김감리 할머니를 업고 가는 홍반장. ⓒtvN
▲김감리 할머니를 업고 가는 홍반장. ⓒtvN
홍반장은 할머니 밥 먹고 컸다며 할머니 이는 자신이 해주고 싶다고 했으나 김감리는 절대로 안 된다고 했다. 아무래도 김감리가 신경 쓰였던 윤혜진은 김감리를 찾아갔다.

김감리 : “의사 선생님이 우리 집에 어떤 일이래요? 저녁 안 드셨으면 감자옹심이 했는데 한 그릇 드실래요.”
윤혜진은 감자옹심이 저녁상을 받았다.

김감리 : “무슨 일을 하든 밥부터 먹어야지 그보다 더 중요한 일이 어디 있어.”
윤혜진 : “그러니까요. 밥 먹는 일이 제일 중요한데 저한테 이를 뽑으라 하시면 어떡해요? 이 아픈 게 참 그래요. 눈에 안 보이니까 자기 자신이 아니면 얼마나 힘든지 잘 모르는 거거든요. 자식들도 잘 모르고, 치과에 다시 오세요. 돈을 다 안 받을 수는 없고 재룟값만 받을 테니, 대신 비밀 지키세요. 공진에 소문나면 안 돼요. 이렇게 하다가는 치과 문 닫아야 된단 말이에요.”

김감리 : “그러면서 왜 나한테는 이래 주나?”
윤혜진 : “오징어 제일 좋아하신다면서요. 우리 엄마는 순대를 좋아하셨는데, 그냥 그걸 드실 수 있게 해드리고 싶었어요. 그게 다예요.”

다음 날 김감리는 돈을 가져와서 임플란트 값을 다 치르고 아픈 이를 뽑았다. 임플란트를 하기 위해서. 요즘 같은 막장 드라마 시대에 참 가슴 따듯한 내용인 것 같다.

‘갯마을 차차차’에서 치과의사 윤혜진이 말하는 것처럼 사람에게 치아가 얼마나 중요한데 자기 자신 외에는 잘 모르니까 사회도 무심한 게 아닐까 싶다.

드라마에서 김감리 할머니의 아들은 회계사다. 회계사면 돈을 잘 버는 직업인데 자기 자녀들은 외국 유학을 보내면서 나이 드신 어머니 임플란트 해 드릴 돈은 없다 했고, 그러면서 노인네가 임플란트는 해서 뭐하냐고 했다. 아들의 이 말을 듣고 김감리 할머니는 얼마나 서운했을까.

윤혜진과 김감리. ⓒtvN
▲윤혜진과 김감리. ⓒtvN
장애인 중에도 치아가 부실한 사람들이 많다. 고통을 참느라고 이를 악물어서 그런지 잘 모르겠지만, 돈이 없어서 이가 아파도 참고 지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할 수만 있다면 임플란트를 하고 싶지만, 임플란트는 엄두도 못 내는 사람도 있다.

현재 65세 이상 어르신의 경우 임플란트 2개만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드라마에서는 가격 이야기를 안 했지만 임플란트는 250만 원 하는 곳도 있지만, 대부분이 100~150만 원 정도이고, 건강보험은 본인 부담이 30%이다.

여기저기 봉사단체에서 장애인에게 전동휠체어 또는 전동스쿠터 등 여러 가지를 지원하는데, 임플란트를 지원하면 어떨까 싶다. 가끔 전동휠체어나 전동스쿠터가 별로 필요하지 않음에도 공짜로 준다니까 무작정 받아놓고는 사용하지 않아서 녹이 슬거나 심지어는 헐값에 팔았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혹여 임플란트를 하기 위한 과잉 진료는 있을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전동휠체어나 전동스쿠터처럼 썩히거나 타인에게 팔아먹는 일은 없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중증장애인에게는 건강보험 대상자 나이를 좀 낮춰주거나 적용 개수도 좀 늘려 주면 좋겠다.

예로부터 건강한 치아는 오복 중의 하나라고 했다. 건치(健齒)가 오복(五福)의 하나라면 나머지 네 가지는 무슨 복일까.

오복이 처음 등장하는 것은 사서삼경 가운데 하나인 서경이다. 서경에 나오는 오복은 수(壽), 부(富), 강녕(康寧), 유호덕(攸好德), 고종명(考終命) 이렇게 다섯 가지를 말하는데 이 가운데 건치(健齒)는 없다.

그렇다면 건강한 이가 오복이라는 이야기는 어디서 나온 것일까? 오복(五福)이란 인생에서 바람직하다고 여겨지는 다섯 가지 복을 말하는데 사람마다 오복의 조건에서 여러 가지로 순위를 정하고 있었다. 그 가운데서 신체 오복이란 이가 튼튼한 것. 소화가 잘되는 것. 눈이 잘 보이는 것. 귀가 잘 들리는 것. 대·소변을 잘 보는 것 등이 있었다.

이가 부실해서 저작기능이 50% 이상 상실하면 군대는 면제다. 예전에 모 연예인이 군대에 가지 않으려고 발치했다는 문제로 시끄러운 적이 있었는데, 이가 부실해서 뽑은 것은 사실이란다. 그 연예인이 이가 그렇게 되도록 왜 방치를 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저작기능을 50% 이상 상실하면 군 면제라지만, 장애인등록에는 해당되지 않는다.

장애인등록이 되지 않는다고 해서 장애인이 아닌 것은 아니다. 그렇다 해도 중증장애인에게는 임플란트 건강보험 적용을 좀 더 확대해 주었으면 좋겠다. 누구라도 살아가는 동안 저작기능이 부실함에도 돈이 없어서 아픈 것도 참으면서 못 먹고 못 씹는 일이 없도록.

* 이복남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하사가장애인상담넷(www.gktkrk.net) 원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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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남 기자 (gktkr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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