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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장애인들은 동료인가? 이용자인가?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21-07-30 13:11:41
저는 모 아이엘 센터에서 활동 중인 활동가입니다. 얼마전 모 지역의 발달장애인자립생활지원센터와 연계하여,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던 중 “발달장애인은 우리의 동료인가? 이용자인가?”라는 질문을 받게 되었습니다.

어찌 보면 ‘답정너(“답은 정해져 있으니 너는 그냥 대답만 해!”)’ 처럼 원하는 답을 유도하기 위한 질문 같아 보이지만 이에 대한 솔직한 사견을 밝힘으로써 질문에 대한 대답을 드릴까 합니다.

개인적인 경로가 아닌 공개적인 매체를 통해, 의견을 게재하는 이유는 이 사안이 많은 분들께서 함께 고민해보는 공론화 과정을 통해, 발달장애인 당사자 분들의 권익증진을 위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 때문이라는 것을 글머리에 미리 밝혀두는 바입니다.

“동료라고 하기엔 아직은 낯설어요.......”

몇해전부터 장애계에선 타 장애유형들에 비해, 욕구 표현이 어려우신 발달장애인 당사자분들을 위한 정책 및 서비스에 대해, 방점이 맞춰진 듯 합니다.

발달장애인 분들과 원활하게 소통하기 위한 다양한 기법(?)들이 소개되기 시작되었고, 학령기, 청소년기 동안의 학업을 마친 발달장애인 분들의 케어(?)를 위한 ‘발달장애인지원센터’가 활발하게 개소되기 시작하였으며, 가장 최근엔 ‘발달장애인 국가책임제’와 같은 국가 정책 추진을 위해, 많은 분들이 한 뜻을 모아, 목소리를 내고 있는 지금의 상황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분명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름의 성과가 있었으며, 장애인복지의 전반적인 측면에서도 한 단계 발전한 훌륭한 결과물들이라 할 수 있을 듯 합니다.

하지만 이 같은 움직임들을 추진되는 과정들을 살펴보면 발달장애인 당사자분들이 주체적 입장으로써 참여하는 모습은 흔하지 않았던 듯 합니다.

흔히 ‘전문가’라고 통칭되는 사회복지학 박사님, 교수님, 사회복지사 선생님들의 주도 아래, ‘사람중심계획’과 같은 외국에서 검증된 기법들이 우리나라에 소개되고, “학교를 졸업하면 우리 아이들은 갈 곳이 없어요.”라며, 부모님들의 눈물 어린 호소가 발달장애인지원센터 및 국가책임제를 얘기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정작 당사자분들이 원하시는 부분을 직접 설명하시는 모습은 보지 못하였던 듯 합니다.

그래서 비(非)발달장애인으로서의 입장에서는 “여러분들과 앞으로 동료가 되고 싶은 맘은 가득이지만 ‘동료’라는 관계는 서로에 대해, 많이 알아야 가능한 것인데, 저는 아직 여러분들의 직접적인 목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어서 감히 동료로 생각하고 있다는 말씀을 못 드리겠습니다.”라는 것이 물음에 대한 저의 솔직한 답변입니다.

“발달장애인들은 반드시 조력자를 통하여서만 욕구를 표현하고 목소리를 내어야 하는가? 그리고 그것이 진정 그들이 원하는 욕구가 맞기는 한걸까?”

발달장애인 당사자 분들에 대한 생각을 가질 때 마다 기본적으로 가지게 되는 의문입니다. 상호간의 입장, 상황, 환경의 차이 때문에 다소 논란이 있을 수 도 있는 저의 생각입니다만 ‘장애인 당사자주의’를 기조로 십수년간 장애인자립생활 진영에서 활동해온 저의 짧은 생각으로서는 ‘자각과 표현’이라는 능력이 다소 익숙하지 않다는 이유로 당신들을 위한 목소리를 내고, 정책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그저 관전자의 역할로만 참여하게 되는 구조는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입니다.

발달장애인 당사자가 직접 '발달장애인의 자립생활'이라는 주제로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오희종
▲발달장애인 당사자가 직접 '발달장애인의 자립생활'이라는 주제로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오희종
발달장애 운동이 전개되는 일련의 과정들을 지켜보면 우리 당사자 분들의 부모님들께서 많은 역할을 자처하고 계시는 구조입니다. 이것이 단순히 구조적으로 모순적이라고 말씀드리기는 어렵겠으나, 발달장애인분들의 문제를 바라보고 이야기하는 관점에 있어서 만큼은 “나의 꿈은 우리 아이보다 하루 더 사는 것이다.”와 같은 부모님들의 관점에 방점이 찍힌 입장보다는 당사자분들이 보다 주체적으로 참여하고 활동이 가능한 구조가 마련돼야 할 듯 싶습니다.

물론, “발달장애인 부모 또한 장애인 당사자로 보아야 한다.”라는 일부 의견이 있고, 이 의견이 어떠한 맥락으로 주장하는 이야기인지는 익히 잘 알고 있으나, 여지껏 제가 보아왔던 사례들을 떠올려볼 땐 당사자가 자립생활을 희망하고, 계획하고, 진행함에 있어, 부모님의 존재가 반드시 ‘긍정 효과’로 이어지지 않았던 사례들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Nothing about Us without Us.(우리를 배제한 채, 우리에 대해 이야기 하지마라.)”

초창기 자립생활 운동 때, 자립생활 진영에서 내걸었던 표어입니다. 그리고 이제는 발달장애인 당사자분들께 필요한 문구일 듯 싶습니다.

‘누군가의 보살핌이 필요한 존재, 누군가가 책임져야 하는 존재, 전문가들이 기획한 프로그램의 진행에 필요한 서비스 수급자’가 아닌 당당한 한사람, 한사람으로 여러분들의 권익증진을 위해, 노력하는 ‘발달장애 운동가’들이 되어 주시기를 이 기회를 빌려, 당사자분들께 부탁드려봅니다.

다소 미완으로 보이고, 부분적으로 타인의 조력이 필요할지라도 당사자분들의 주체적 입장에서의 참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나다. 그래서 지금보다 소통을 위한 구조가 원활해진다면 서로 부족한 부분들을 채워줄 수 있는 그런 관계가 되고 싶습니다.

“저는 발달장애인 당사자 여러분들과 진정한 의미에서의 동료가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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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오희종 (happybell2@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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