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한국농아방송 박민호앵커입니다.

지난 6월 3일은 바로 전국의 농인들이 보다 행복한 삶을 위해 결의대회를 한 ‘농아인의 날’이었는데요. 농인들은 여전히 각처에서 기본적인 권리 보장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 5월 25일에는 한국농아인협회를 위시한 농인 30여명이 서울 서초구 반포동 국립장애인도서관 앞에서 '농인배제 수어사업 중단하라' '수준미달 수어영상도서 가져가라' ‘시청 없는 수어영상도서 제작비용 낭비마라’ 등이 적힌 팻말을 들고 시위를 하기도 했습니다.

그동안 농인들은 정부 제공 수어영상도서에 대해 ‘엉터리’라며 비판을 가해 왔는데요. 이날협회 창고에 보관해 오던 수어영상도서 150박스를 가져와 국립장애인도서관에 반납했습니다.

수어영상도서는 국립장애인도서관이 시중 도서를 수어로 변환해 매년 발간하는 영상물입니다. 도서관 홈페이지나 수어영상자료관 앱에서 볼 수 있고 CD 형태로 농학교와 한국농아인협회 등에 배부해 왔는데요. 그동안 직역과 오역이 많아 실제 활용이 드물다고 꾸준히 지적해 왔습니다.

수어는 한국어와 다른 독자적인 어휘체계와 문법으로 이뤄진 한국수어(Korean Sign Language, KSL)와 한국어에 수어 단어를 대응하는 수지한국어(Signed Korean, SK)가 있는데요. 농인을 위한 수어영상도서는 모든 농인이 이해할 수 있도록 한국수어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수어영상도서 대부분이 유아용 고전 도서들이거나 아동용 수준으로 가볍게 읽을 수 있는 분야가 대다수인데다 최근 CD를 보는 사람들이 극소수인데 굳이 시대에 뒤떨어진 CD영상을 제작하는 건 예산 낭비일뿐이라고 꼬집었습니다.

한국수어 역시 한국어와 마찬가지로 자연적으로 발생한 자연어이기 때문에 ‘MZ세대’ 에 속하는 10대 후반에서 30대의 청년층의 농인들이 사용하는 신조어나 기존수어를 줄여 말하는 등 시대상도 반영하여 실제 사용하는 수어와의 괴리를 좁혀야 한다는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습니다.

결국은 농인의 언어인 한국수어로 농인에 의한, 농인을 위한 수어영상도서가 제작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한국수어를 모어를 사용하는 농인 역시 자신들의 언어로 문화를 누릴 권리 즉 문화접근권과 문화향유권이 있지만 자신들의 언어인 한국수어로 맘껏 영화, 드라마 등의 콘텐츠를 즐길 수 없는 게 현실입니다. 개봉한 지 한참 된 영화조차도 한국수어보다는 한국어 자막으로 뒤늦게 번역되어 상영되고 있는 실정인 것입니다.

한편, 한국농아인협회를 중심으로 농인들은 오는 6월 27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문화체육관광부 앞에서 대규모 시위를 예고한 바 있는데요. 그 귀추가 주목됩니다.

수어뉴스를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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