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부산 장애인들, 노숙투쟁 34일

어제 5명이 잤죠

장소]

부산시청 앞 (2014. 08. 18)

신 수 현 (420부산공동투쟁실천단 집행위원장)

저기는 3명이 자고, 여기는 이른바 터죠 터...

텐트를 쳤던 터입니다

30일 넘게 수중 전을 펼치다보니까 노하우가 생긴 게 있어요

뭐냐 그러면 아무리 위를 덮어도 밑에서 물이 차올라오니까

이게 수중전이거든요

그래서 어제는 제가 곰곰이 생각을 했어요

정말 이렇게는 자고 싶지 않다

그래가지고 지게차에 나무로 된(받침대) 거 있잖습니까

그걸 다 들고 온 거에요 저 밑에 다 깔았어요

그거 정말 무거워요

그걸 낑낑거리며 다 들고 온 거에요

6개를 다 깔았어요

깔고 나니까 완전히 호텔이에요 호텔...

그러니까 지금도 안에 들여다보면 물기가 없어요

그러니까 어제는 어떻게 보면 수중 전을 안 펼치고 잘 잤어요

대신 얼마나 비가 세차게 내리치는지

비닐에 비 맞는 소리 있잖아요

시끄러워가지고 잠을 못자요

누우면 바로 코앞에 비닐이 있거든요

바로 코앞에 비닐이 있는데 다다다다다,

옆으로 돌리면 귀는 더하거든요 다다다다다,

잠을 못자...

문제는 이 천막이었는데, 천막 쳤던 자리...

새벽 5시 반에 딱 오는 거야,

경찰이 와가지고 철거 부탁드립니다 철거해야 됩니다

철거할 때 비가 엄청 쏟아졌거든요

인정사정없는 거라

그때 활동가들이 와가지고 정말 고생했어요 비 쫄딱 다 맞고...

그러니까 그때 여성 활동가 2명이 여기서 잤거든요

오늘 아침에 교통순경이 와가지고

쳐다보면서 입을 쩍 벌리고 놀라는 거예요

교통순경 왔을 때 비가 쏟아지고 있었거든요

교통순경도 기가 찼던가봐

눈을 동그랗게 뜨고 놀래가지고...

태풍 세 번에 노상 비고

거기다가 비 그치면 뙤약볕이고,

그런데서 한번 노숙투쟁을 해보십시오

속옷 다 젖고 아랫도리에 습진 다 생기고...

이렇게 투쟁을 하고 있습니다

감독 정 승 천 (daetongreyong@hanmail.net)

*정승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현재 부산지역에서 장애인 문제, 환경 문제 등과 관련한 독립다큐멘터리를 만드는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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