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주최로 21일 오전 흥사단 강당에서 열린 장애인복지발전 5개년계획의 이행 평가와 과제 토론회에서는 2차계획에 대한 예산확보가 부족해 1차계획에 이어 5개년계획이 용두사미로 끝나는 것이

지난 98년부터 시행된 제1차 장애인복지발전 5개년계획이 지난해로 완료된 후 올해부터 새로 시작된 제2차 5개년계획의 1차년도가 끝나가고 있다. 본격적인 제2차 계획사업이 시작되는 2004년도 예산안이 공개된 시점에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지난 21일 오전 흥사단 강당에서 ‘장애인복지발전 5개년 계획의 이행평가와 과제’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주요 내용을 정리했다.

계획은 무성하나, 예산은 찔끔

먼저 이날 토론회에서는 본격적인 사업이 시행되는 2차년도부터 제2차 장애인복지발전 5개년 계획에 대한 충분한 예산확보를 하지 못해 향후 계획 이행에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라는 지적이 크게 제기됐다.

대진대 박수경(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지난 21일 열린 토론회에서 “제2차 5개년 계획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2004년도의 당초 계획예산은 7천380억원인 반면, 실제 결정된 2004년 예산안은 약 3천036억원으로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치고 있다”며 “향후 더 많은 예산을 필요로 하는 3년 동안 계획하고 있는 5개년 계획을 차질 없이 추진할 수 있을지 의문을 생긴다”고 지적했다.

▲ 기조발제를 하고 있는 대진대 사회복지학과 박수경 교수. <에이블뉴스>
또한 박 교수는 “장애기초연금 도입은 현 정부의 공약사항으로 제2차 5개년 계획에 포함돼 국민연금제도의 사각지대에 있던 장애인에 대한 기초생활보장을 이룰 수 있다는 점에서 현재 국민기초 수급자가 아니면 전혀 혜택을 받을 수 없는 장애수당제도 이외에 새로운 소득보장체계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했으나 시행 예정인 2004년도 예산에 전혀 반영이 되지 않아 사실상 차질을 빚게 됐다”고 지적했다.

특히 박 교수는 “1차 5개년 계획에서 차상위계층 장애인에게 장애수당제도를 확대하고 다양한 수당제도를 도입하겠다고 했으나 5년 동안 전혀 이행하지 않았고, 2차 역시 동일한 계획을 세우고 이유 없이 미루고 있다”며 “이는 1차 계획 이행에 대한 충분한 평가와 이를 토대로 한 현실성 있는 계획이 수립되지 못한 결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 박찬형 장애인정책과장은 “2004년 장애인 관련 예산이 19%나 증가했다”며 “이는 2% 증가한 정부 예산이 가운데 복지 예산은 약 9%가 증가한 것에 비해 상당히 많은 증액으로 예산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처간 연계’ ‘모니터링 체계 구축’ 절실

예산확보 부족 문제와 더불어 이날 토론회에서는 현재 각 부처간 별도로 수립되고 있는 계획들의 연계가 필요하다는 지적과 실효성이 있는 계획 실천을 위해서는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이 절실하다는 제안이 동시에 제기됐다.

부처간 연계에 대해 서울시립대 이성규(사회복지학) 교수는 “보건복지부, 건교부, 정통부, 교육부 등 관련부처의 계획들이 종합적이지 못해 부처 별도로 수립되고 있어 매우 피상적이며 중복된 느낌”이라고 지적하고, “장애인 문제는 어느 한 부처에서만 다룰 사항이 아니며, 부처간 협의 위주로 입체적인 계획을 세우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모니터링 체계구축에 대해 박수경 교수는 “5개년 계획이 현실성 있게 계획되고 추진되려면 5개년 매년마다 중간평가를 실시하고 계획 이행의 문제점과 강화해야 할 점을 점검할 수 있는 모니터링체계를 구축해 정확한 평가가 있을 때 실효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 박찬형 장애인정책과장은 “모니터링을 실시하려면 외부인사들로 구성된 실무조정위원회를 구성해 전체계획부터 성과에 이르기까지 간단한 작업이 아니라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고 답변했다.

방청객, 5개년계획이 놓친 부분 지적

▲ 패널들의 지적들에 대해 답변을 하고 있는 보건복지부 박찬형 장애인정책과장. <에이블뉴스>
이날 토론회 방청석에서는 5개년계획이 간과하고 있는 부분들에 대한 지적과 이에 대한 제안이 제기됐다.

중증요양시설의 원장이라 밝힌 한 방청객은 “5개년 계획에서는 ‘장애 예방’을 강조하고 있는데 우리 시설의 경우 아동이 성인이 되면 다른 성인시설로 이동해야하는데 시설부족으로 갈 곳이 없어 머물러 있다”며 “이로 인해 아동시설이 점점 성인시설로 변화해가고 있으며 다음에 들어와서 혜택을 받아야할 아동들이 혜택을 못 받고 있는 실정”이라고 호소했다. 또한 이 방청객은 “인건비가 타 기관에 비해 평균이하에 머무르고 있는 장애인시설 종사자의 처우 개선도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박 과장은 “내년도 신규시설을 추진하기 위한 예산확보 중에 있으며, 인건비는 이미 18억원의 내년예산이 확보된 상태”라고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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