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23일 복지부 부당인사 압력 반대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가 보건복지가족부 앞에서 낙하산 인사 반대를 촉구하며 벌인 집회 모습. ⓒ에이블뉴스

결국 보건복지가족부의 낙하산 이용흥씨가 한국장애인개발원 신임 원장으로 낙점됐다. 한국장애인개발원 이사회에서 장애인당사자주의는 통하지 않았다.

한국장애인개발원 이사회는 지난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회의를 열어 임원추천위원회에서 신임원장 후보로 추천한 이경혜, 이용흥 후보 중에서 이용흥 후보를 최종 후보로 의결했다.

이제 이용흥 후보는 보건복지가족부 장관의 최종 승인을 받으면 차흥봉씨의 뒤를 이어 한국장애인개발원 신임 원장으로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이 후보는 보건복지가족부 정책홍보관리실장,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원장을 역임한 공무원으로 한국장애인개발원 신임 원장 공모가 결정되기 전부터 '복지부 낙하산'으로 거론됐던 인물이다.

실제 이 후보는 지난 4월 복지부 주요기관장들과 함께 일괄사표를 제출했다가 사표가 수리됨에 따라 임기를 1년 9개월여를 남긴 채 한국보건산업진흥원장에서 물러났다.

때마침 한국장애인개발원이 출범했고, 이 후보는 한국장애인개발원장으로 거론되기 시작했다. 이에 장애인계는 "장애인개발원장에는 전문성 있는 장애인당사자가 선임돼야 한다"며 성명을 쏟아내 복지부의 낙하산 투하 시도에 대해 경계했다.

이후 한국장애인개발원장 후보 추천을 위한 임원추천위원회가 꾸려지고, 공개 모집 절차가 공식적으로 시작됐다. 이 후보는 이미 알려진 대로 응모했고, 장애인계의 예상과 달리 임원추천위원회 심사결과에서 1위를 차지했다.

이 결과를 두고 한국농아인협회 변승일 회장과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권인희 회장은 보건복지가족부 이봉화 차관의 개입 때문이라고 반발했다. 변 회장은 특히 이봉화 차관이 자신에게 전화를 걸어와 이 후보의 지지를 요구했다며 단식농성까지 벌였다.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등 유력 장애인단체들은 한국장애인개발원의 복지부 부당인사 압력 반대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변 회장의 단식을 전폭 지원했고, 복지부 청사까지 찾아가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하지만 장애인계의 모든 노력은 수포로 돌아갔다. 한국장애인개발원 이사회는 장애인당사자주의에 대한 장애인계의 강한 외침에 아랑곳하지 않고 복지부 낙하산 이용흥 후보의 손을 들어줬다.

이번 사태로 인해 장애인당사자주의는 크게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장애인개발원 임원추천위원회, 이사회에 장애인당사자와 장애인계 명망가들이 적지 않게 포진되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장애인당사자주의 원칙을 저버렸기 때문이다.

[토론합시다]장애인개발원과 장애인당사자주의, 어떻게 보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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