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장애인재활협회가 21일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New Beginning, 윤석열 정부에 바란다’라는 주제로 제51회 RIKorea 재활대회를 개최했다. 기획세션 전경ⓒ에이블뉴스

장애계 전문가 및 교수들이 모인 RIKorea가 윤석열 정부에게 앞으로 나아가야 할 장애 정책 방향을 짚었다. 내년부터 추진할 ‘제6차 장애인정책종합계획(2023~27)’의 목표를 ‘기본권 보장’으로 꼽으며, 기본권·장애 감수성·사회 참여 등이 담긴 25개 우선 포함과제를 제언한 것.

특히 발표를 맡은 나운환 RIKorea 전문위원장은 “이번 헌법 개정에 장애인 목소리를 담아내지 못하면 기본권 회복할 시기가 없어진다”면서 헌법 개정과, “공무원은 다 국영수 시험 봐야 하냐‘면서 발달장애인을 위한 사회참여직 신설을 ‘숙원 사업’이라고 강조하며 열변을 토했다.

한국장애인재활협회는 21일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New Beginning, 윤석열 정부에 바란다’라는 주제로 제51회 RIKorea 재활대회를 개최했다.

변용찬 RIKorea 전문위원회 부위원장이 올해 마무리될 제5차 장애인정책종합계획(2018~2022) 이행 정도 평가를 발표하고 있다.ⓒ에이블뉴스

먼저 이날 대회에서 변용찬 RIKorea 전문위원회 부위원장이 올해 마무리될 제5차 장애인정책종합계획(2018~2022) 이행 정도를 평가했다. 이 연구에는 10개 분야 전문가 21명 등이 함께했다.

평가 결과, 전문가 집단은 100점 만점에 63.3점으로 평가한 반면, 100명의 장애인 당사자가 느끼는 정책 만족도는 37.6점으로 훨씬 저조했다.

5대 분야 중에서도 가장 저조했던 과제는 ‘경제적 자립기반 강화’로, 전문가와 당사자 각각 53.3점, 34.8점을 주는 등 소득과 고용 측면이 가장 취약했음을 알 수 있었다. 100점을 받은 과제는 전체 69개 세부과제 중 10.1%인 7개에 불과했으며, 전체적으로 이행수준이 높지 않다는 냉정한 평가가 나왔다.

변 부위원장은 “종합계획의 설계와 이행, 모니터링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정책의제 형성에서 결정과 집행과정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면서 “제6차 계획을 수립할 때 전문가뿐 아니라 당사자를 비롯한 재활상담, 인권전문가 등 다양한 인력이 참여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또한 정책 내실화가 중요하다며 “제5차 계획에서 미흡한 과제는 제6차 계획에 계속사업으로 포함시켜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과제별로 목표치가 명확해야 하고, 소요 예산이 추가돼야 한다고도 짚었다.

대구대학교 직업재활학과 교수인 RIKorea 나운환 전문위원장은 윤석열 정부에 제6차 장애인정책종합계획 우선 포함과제를 제안했다.ⓒ에이블뉴스

그렇다면 RIKorea가 제안하는 윤석열 정부의 ‘제6차 장애인정책종합계획(2023~2027)’ 내용은 어떨까?

대구대학교 직업재활학과 교수인 RIKorea 나운환 전문위원장은 제6차 종합계획 목표를 “국민의 한 사람으로 기본권이 보장되는 사회”라고 정하며, 크게 ▲기본권 보장 ▲장애감수성 ▲사회 참여 ▲연속과제 등 4개 분야, 총 25개의 우선 포함과제를 발표했다.

나운환 위원장은 "이제는 온정주의적 용어나 관점에서 벗어나 국민의 한사람으로 기본권이 강조돼야 한다. 삶의 한 측면보다는 삶의 전체를 주지해야 할 것"이라고 목표 이유를 밝혔다.

먼저 ‘기본권 보장’ 분야에는 ▲기본권 보장을 위한 헌법 개정 ▲단체소송제 도입 및 장차법(장애인차별금지법) 주무부처 법무부 통합 ▲발달 및 감각장애인의 노동기본권 보장 등 3개가 담겼다.

구체적으로 장애감수성이 빈약한 헌법과 법률로 여전히 사회참여 등의 기회가 제한되고 있다며, ▲헌법 제11조 ‘장애 삽입’ ▲헌법 제31조 속 의무교육 대상자에 장애학생 삽입 ▲헌법 제32조 고용 등 특별보호의 대상에 장애를 가진 사람 추가 ▲헌법 제34조 신체장애자를 장애를 가진 사람 전체로 변경 등을 제언했다.

특히 나 위원장은 발달 및 감각장애인의 노동기본권 보장이 RIKorea와 개인적 숙원과제라고 강조하며, 국가공무원법 제2조를 개정해 사회참여직을 새롭게 신설해 기존․필기 면접이 아닌 별도 채용기준 마련과 정원을 신설하고, 노인장기요양법상 재가급여의 방문간호에 안마서비스와 방문재활서비스를 신설하는 방법도 함께 힘주어서 제안했다,

나운환 위원장은 "발달장애인의 단기직, 계약직 이런 것은 일자리가 아니다. 행정직 공무원이 있다면 행정보조 직무를 할 '사회참여직'을 정기적으로 만들어야 한다. 공무원은 다 국영수 시험 봐야 하냐"면서 "민간에게만 발달장애인 채용 의무화라는 것은 공공기관의 갑질"이라면서 열변을 토했다.

RIKorea 나운환 전문위원장은 제6차 장애인정책종합계획 우선 포함과제를 제언했다. 25개 과제 내용.ⓒ한국장애인재활협회

‘장애감수성’ 분야에는 ▲공공영역의 장애감수성 영향평가 실시와 개방형 직위 확대 ▲장애인정책조정위원회의 국가장애위원회 전환 ▲개인예산제도 도입을 위한 시범사업 실시 등 3개가 포함됐다.

나운환 위원장은 "공공영역에서 장애감수성이 해결되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정책을 만들어도 소용 없다. 비장애인은 '우리 회사에 장애인근로자 때문에 내가 힘들다' 라고 하지만, 실제 회사의 골칫거리는 술먹고 지각하는 김대리지, 장애인 근로자가 아니다. 이는 인식과 태도의 문제"라고 꼬집었다.

‘사회참여’ 분야에는 ▲장애아동과 중증장애인을 위한 24시간 돌봄체계 구축 ▲장애인 중심의 의료서비스 체계 구축과 취약지역의 의료접근성 강화 ▲장애인을 위한 감염병 대응체계 구축 ▲고령장애인을 위한 감염병 대응체계 구축 ▲특수교육의 전환서비스 체계 구축과 통합교육, 평생교육 지원 강화 ▲최저임금적용제외제도 폐지, 장애인직업재활시설의 사회적기업 전환을 통한 기본소득 보장 ▲장애포괄 국제개발 협력 이행수준 강화 ▲1983년 국제노동기구 협약 이행과 장애분야 전문인력 양성과 배치 ▲사각지대의 장애가정 청소년 지원체계 구축 등 9개를 담아냈다.

한국장애인재활협회가 21일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New Beginning, 윤석열 정부에 바란다’라는 주제로 제51회 RIKorea 재활대회를 개최했다. 기획세션 전경.ⓒ에이블뉴스

마지막으로 ‘연속과제’로 ▲장애인권리보장 및 지원체계 구축 ▲탈시설 및 주거지원 강화 ▲활동지원 내실화 및 복지서비스 확대 ▲장애인 소득보장 급여개편 ▲고용서비스 및 직업재활지원 강화 ▲장애인 중소벤처기업 지원 ▲재난, 안전지원시스템 강화 ▲여성장애인 지원 강화 ▲이동권 보장 강화 ▲편의증진, 의사소통, 정보격차 지원 강화 등 10개가 꼽혔다.

나 위원장은 “새로운 아젠다를 가질 시기가 아니다. 연속성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연속과제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날 토론자로 자리한 나사렛대학교 인간재활학과 우주형 교수는 "장애인정책종합계획을 제대로 이행하려면 매년 이행을 점검하고 전체 사업을 총괄하면서 조정할 수 있는 컨트롤 타워가 있어야 하는데 현재 정책조정위원회는 그 역할을 못해왔다"면서 제6차 계획할 때는 컨트롤타워를 제대로 할 수 있는 상설기구를 만드는 것을 과제에 포함해야 할 것"이라고 의견을 보탰다.

보건복지부 장애인정책과 박용준 사무관은 "그동안 5차 계획에서 탈시설 로드맵, 장애등급제 폐지 등의 성과가 있었음에도 일부 미흡하거나 실행 지연 부분이 있었다. 6차 계획에서는 기본적으로 수립과정에서 충분한 평가를 거쳐 장애계, 전문가 등의 의견이 잘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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