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의 첫 국정감사가 지난달 31일 사실상 마무리됐다. 전체적으로 ‘적폐 청산’이 주이슈로 떠올랐던 것과 달리, 장애인 관련 공공기관에서는 때 아닌 ‘성파문’이 줄줄이 폭로되며 낯 뜨거운 풍경을 연출했다.

(왼)더불어민주당 한정애 의원(오)한국장애인고용공단 박승규 이사장.ⓒ에이블뉴스DB

■"읽을 수도 없는 수준“ 어록 탄생=먼저 지난달 18일 국회에서 열린 한국장애인고용공단 국정감사에서 신호탄이 터졌다.

“도저히 읽을 수도 없는 수준”이라는 더불어민주당 한정애 의원의 발언도 이날 국감 어록으로 남았다.

“오늘 뭐 드실래요”란 질문에 “너”, 리본이 달린 블라우스를 향해 “풀어보고 싶다”, “어떤 체위로 하냐”, "피임은 하냐”

지난해 7월부터 안 모씨를 포함한 2명의 남성 가해자가 3명의 피해자에게, 올해 3월부터 6월 사이 남성 가해자 박 모씨가 2명의 피해자에게 지속적으로 해온 ‘막말’ 성희롱이다.

특히 가해자 박씨는 윤리의식이 더 많이 요구되는 직업훈련 교사지만, 동기 직원들의 지적에 오히려 화를 내며 큰 소리를 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의원은 “도저히 읽을 수 가 없다”면서도 “피해자가 거부의사를 분명히 밝혔지만 장애인공단은 성과연봉제 하느라고 신경 안 쓴 것이 아니냐”고 질타했다. “송구스럽다”는 박승규 장애인공단 이사장은 곧이어 혼쭐이 났다.

홍영표 환경노동위원장이 “성희롱이 발생하면 기관장이 그만둬야 한다. 송구스럽단 말로 끝날 것이 아니다”고 하자, “잘못된 것은 반성 하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날 장애인공단의 ‘성희롱’ 문제는 여러 언론에 보도되며 “내부 잡음도 잡지 못한 기관”이라는 오명을 썼다.

‘성범죄자가 버젓이 장애인체육계에서 활동하고 있다’고 지적한 자유한국당 곽상도 의원.ⓒ에이블뉴스DB

■체육기관 무능함, 무너진 어린선수 인생=“본인 치부를 드러내면서 신고한 피해자 입장에서 가슴칠 일이 아니냐!”

이어 다음날 대한장애인체육회 국정감사장에서는 ‘성범죄자가 버젓이 장애인체육계에서 활동하고 있다’는 자유한국당 곽상도 의원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올해 2월 미성년자인 제자를 3차례 강간해 영구 제명됐던 인면수심 범죄자가 형사 처벌은 커녕, 지역 장애인체육단체협회장 활동 중이었다. 무능한 3개 소관부처의 허점을 이용한 것이다.

실제로 곽 의원실의 질의에 대한체육회는 ‘관련 법 규정 미비로 수사의뢰를 하지 못했다’, 국민체육진흥공단은 ‘자격증 취소에 대해 체육회에서 통보해야 한다’며 서로 책임을 미뤘다.

장애인체육회도 ‘범죄전력을 확인할 수 없다’는 핑계로 창창한 어린 선수 한 명의 인생을 외면했다.

곽 의원은 “지금이라도 사법당국에 수사의뢰하고, 문화체육관광부 감사 등을 통해 사실관계를 밝혀 관련자들을 징계하는 등 즉각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이에 대한체육회 이기흥 회장은 “알겠다”고 답했다.

(왼)한국장애인개발원 황화성 원장(오)더불어민주당 정춘숙 의원.ⓒ에이블뉴스DB

■때가 어느 땐데…‘여성 품평’ 한심스런 남직원=“여자 25세 이상은 매력이 없다” 현재가 2017년이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의 수준을 보여주는 남직원의 언행은 낯 뜨거움 보다 혀를 차게 했다.

지난달 27일 한국장애인개발원 국정감사에서 터진 더불어민주당 정춘숙 의원의 폭로였다.

지난해 12월 개소한 지역 발달장애인지원센터의 남직원이 피해 직원에게 스타킹, 외모 등은 물론, “혼자 사는 남성과 잘해보라”는 수준 낮은 언행을 일삼았다. 심지어 자신의 아내가 함께 일하고 있는 그 공간 안에서 말이다.

모욕감과 수치심을 느낀 피해자는 센터장에게 알렸지만, 센터장은 더 가관이었다. “당사자 끼리 해결하라”며 피해자의 도움을 거부한 것. 이어 본원 회식자리에서도 여성 여러 명을 상대로 “25세 이상은 매력 없다”는 발언이 터지고 결국 공개사과 하기도 했다.

정춘숙 의원은 “성희롱 문제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개발원은 성희롱 사건이 발생했을 때 고충 상담할 시스템도 없다”며 대책을 주문했다. 이에 황화성 원장은 “구체적 계획을 국감 끝나고 보고 드리겠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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